중국인 전춘매 학우와의 특별한 봄나들이

 게으름을 피우는지 올 것 같지 않던 봄이 유난히 따뜻함을 뽐내던 날, 햇살을 가득 머금은 잔디밭에서 한국말이 능숙한 중국인 전춘매(중문·4)학우와 어설프게 중국어 몇마디를 구사하는 기자와의 특별한 봄나들이가 시작되었다. 
 “니하오” 기자의 첫인사에 춘매학우는 “중문과예요?” 중국어로 물어본다. 어설프게 중국어를 배웠던가? 나름대로 중국어 한다는 기자 “전 한국 사람인데요”라는 엉뚱한 중국말로 대답해 춘매학우와 의 한바탕 웃음으로 인터뷰를 시작한다.
 “한국에는 언제 오셨나요? 오게 된 계기는요?”외국인에게 처음 물어보는 뻔한 질문을 피해갈 순 없다.
 “2001년 7월 중국에서 결혼하고 남편의 나라인 한국으로 귀국해서 살게 되었어요. 보통 국제결혼 하는 사람들은 각 나라에서 결혼식을 하는데 사람들은 결혼식 두 번했다고 하면 결혼 두 번한 줄 알아요”
 중국에서 만난 남편과의 인연으로 지금은 한국 국적을 갖고 한국에서 대학생이 된 춘매학우. 처음에 한국와서 문화 차이 때문에 힘들었을 때도 남편과 가족들이 많이 도움이 됐다며 웃는 그녀에게서 남편과 가족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느낀다.
 한국음식 중에는 칼국수와 전골이 가장 맛있다고 말하는 그녀 또한 매일 가족을 위해 저녁식사를 준비한단다. “TV 요리 프로그램보고 음식을 따라하는데 남편이 좋아해요”라며 수줍은 웃음과 함께 곧 요리자랑이 이어진다. “한국음식 중엔 미역국을 제일 잘 끓여요. 볶음요리도 잘 하구요” 중국요리도 자주 한다는 그녀는 식품점에서 다른 사람이 잘 안사는 중국요리 재료를 자신만 살 때가 있어 멋쩍을 때도 있다고 한다. 
 중국인이 한국에 와서 굳이 중문학을 전공한다? 이것은 한국학생이 미국으로 유학 가 국문학을 전공하는 것과 마찬가지. 춘매학우를 만나기 전 중문과라는 정보를 입수했을 때부터 내내 궁금했던 이 질문을 조심스레 꺼내본다.
 “한국학생들은 중국인이니깐 중문학을 전공한다고 하면 쉬운 줄 알지만 수업은 대부분 한국어로 진행되요. 한국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중국어를 배우지만 저는 거꾸로 한국어를 배우는 셈이죠”
 아. 그제서야 고개가 끄덕여 진다. 중국에 있을 때는 영문학을 3년동안 전공했다고 하니 한국어, 중국어, 영어 3개 국어를 능숙하게 하는 그녀가 사뭇 부러워진다.
 이런 그녀, 하고 싶은 것도 많을 것 같다. 도전하고 싶은 다른 학문이 있냐고 묻자 “너무 많아요”라며 “계속 학교에 다니고 싶어요. 무역학도 배우고 싶고 교육학도 배우고 싶죠” 꿈에 관한 얘기가 나오면 누구에게나 도는 생기가 그녀라고 빠질 순 없다. 하지만 이내 아쉬운 표정을 드러낸다 “교육대학원에 진학하고 쉽지만 한국어로 시험을 봐야 돼 너무 어려워요”  중국인이지만 국적을 한국으로 바꾸었기 때문에 한국어로 어려운 대학원 시험을 치룬다는 건 그녀에겐 너무 큰 벽이다. “귀화인을 배려할 수 있는 제도가 생겼으면 좋겠어요”라며 작은 소망을 들어낸다.
 “대천의 맛조개 장터요”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를 묻자 들뜬 아이처럼 얘기를 이어간다 “소금을 넣으면 맛조개가 올라와서 잡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갯벌을 처음 본다는 그녀는 마냥 신기했던 모양이다. 그녀가 얼마나 즐거웠는지 듣는 이도 덩달아 즐거운 추억을 갖게 된 듯하다.
 그녀의 유난히 낭낭한 목소리와 밝은 웃음은 옆에 활짝 핀 백목련과 너무 잘 어울려 환상의 봄나들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학교엔 춘매학우를 비롯해 중국인 학생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낯선 유학생활이 힘들 수도 있는 중국인 학생들에게 만나면 ‘니하오’ 따뜻한 인사 한마디 건네는 센스~! 이 정도 센스는 가져야 봄날 캠퍼스의 낭만을 더욱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조미선기자 weiwei@cnu.ac.kr
사진 오은교기자 hoanh35@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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