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여성 마초 논란을 부른 모 여성 웹툰 작가의 그림
  최근 한 여성 웹툰 작가가 자신이 그리는 웹툰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그대로 게재해 논란이 일었다. 네티즌들에게 이른바 ‘여성마초’로 불리는 이 작가는 자신의 웹툰에 본인을 ‘화장을 거의 하지 않으며, 대충 있는 샴푸로 머리를 감고, 7천 원짜리 티를 입고 생수를 들고 다니는’ 모습으로 묘사했다. 그리고 “세상에는 ‘생각 없고, 특권의식과 사치에 찌든 여자들’만 있는 건 아니다”라는 발언을 그대로 게재했다. 이에 네티즌들이 비난을 퍼붓자 그녀는 곧바로 해명글을 올렸으나 그래도 비난이 잦아들지 않자 결국 웹툰 연재를 중단했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여성 혐오의 주체를 일부 잘못된 인식을 가진 남성이라고 가르쳐왔다. 하지만 우리사회에 이 여성 웹툰작가를 비롯한 이른바 여성마초들이 생겨나면서 여성 혐오 현상을 일부 잘못된 인식을 가진 남성들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게 되었다.
  여성마초는 말 그대로 ‘마초 같은 행동을 하는 여성’을 말한다. 일부 여성마초들은 남성들이 주축이 되는 사이트에서 활동하거나 “나도 여자지만 이런 여자는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여성에 대한 비방글을 올리기도 한다. 그리고 그 비방들은 일반적인 여성 혐오 사례에서 보여지듯 무리한 일반화와 과장 일색이다. 이에 대해 대다수 여성들은 “같은 여성이면서 여성을 욕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비난한다.
  우에노 치즈코는 이런 현상을 자신의 저서 좬여성 혐오를 혐오한다좭에서 명쾌히 설명하고 있다. 그녀는 여성 혐오의 주체가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도 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성별 이원제의 질서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은 누구도 여성 혐오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한다. 즉, 우에노의 주장에 따르면 대부분의 여성 또한 스스로에 대한 자기혐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녀는 ‘낙오전략’에 대해 언급하면서 여성마초처럼 자신이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여성이라고 생각하는 것 또한 여성 혐오의 일부라고 못 박았다. 그녀는 많은 여성들이 ‘난 이런 여자는 아니지’라는 예외적 발상을 통해 ‘평범한 여성’들에 대한 여성 혐오를 재생산한다고 주장했다.
  즉, 우리가 최근 인터넷에 게시되는 수많은 OO녀들을 보면서 “난 저런 여자는 아니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도 여성마초 대열에 합류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녀는  어머니가 “너는 절대 나처럼 되지 마라”라고 말하는 것을 딸이 들으면서 여성 혐오에 대해서 학습한다고 주장했다. 그녀의 의견에 얼마만큼 동의하는가를 떠나서 여성이 여성 혐오를 생산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충격에 빠트린다.
  그간 학교와 사회는 여성이 남성에 의해 부당한 대우를 받는 모습을 끊임없이 주지시키면서 여성을 남성의 하위개체로 보는 일부 남성들의 잘못된 인식이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가르쳐왔다. 물론 여성 혐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부 마초 남성들의 인식개선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녀는 여성 혐오가 생겨나고 오래도록 지속되는 것은 남성들의 잘못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라고 밝히고 있다.  “나는 여성 혐오가 너무나도 깊이 박혀있는 세계에서 나고 자란 탓에 그것이 없는 세계를 상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그녀의 저서 속 이 한 문장은 지금의 여성 혐오 세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송송이  수습기자 song00130@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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