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터키, 너의 정체가 뭐야

 
  터키 앙카라 대학교 학생으로 앙카라에 머무른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교환학생으로서 터키에 체류할 자격을 얻기 위해 바쁘게 뛰어다녀야 했던 많은 절차들과 세계 3대 요리로 손꼽히는 터키 음식들 그리고 무뚝뚝하면서도 친절해 저를 헷갈리게 만드는 터키 사람들까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새로운 나라, 새로운 학교에 와서 적응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참으로 빨리 지나갔고 많은 좋은 사람들 속에서 저는 어느새 터키 앙카라에 익숙해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터키에서는 하루에 다섯 번씩 이슬람 사원의 기도 알림 소리(에잔)가 도시 전체에 울려 퍼집니다. 기숙사 안까지 들릴 정도로 크게 울리는 소리에 잠을 깨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한국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곳에서는 익숙한 소리입니다. 전 국민의 99%가 이슬람교도인 이곳 터키에서 가끔은 에잔 소리에 맞춰 길 위에서 기도하고 있는 터키인들의 모습을 보며 놀람과 함께 신기함을 느낍니다. 아직 앙카라에서 사원에 들어가보지 않았는데 이슬람 종교와 사원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어서 조만간 머리 수건을 두르고 가볼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터키를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세계 3대 요리로 손꼽히는 터키의 다채로운 음식 문화입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터키의 케밥을 비롯해 다양한 음식들이 있어서 제 교환학생 생활에 또 다른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0.50리라(약 300원)면 깨가 듬뿍 올려진 고소한 빵인 ‘시미트’를 맛볼 수 있고, 한 가지 종류만 있는 줄 알았던 케밥은 빵 안에 야채와 고기를 듬뿍 넣어주는 도네르 케밥부터 시작해 꼬치와 함께 밥이 나오는 케밥까지 종류가 다양합니다. 또한 식사 후 터키인들은 늘 차 한잔의 시간을 갖는데, 아직 터키에서 생활한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매일 식후 마시는 차는 이제 우리나라에서 매일 마시던 아메리카노처럼 다가옵니다.
  한편 저는 앙카라 대학교와 연계된 터키어 학원에서 매일 오전 4시간씩 터키어 수업을 듣습니다. 운 좋게도 터키어 수업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무료로 포함되어 있어 부담 없이 들을 수 있습니다. 제2외국어를 배워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타국에서 직접 그 나라의 언어를 익히는 것은 처음인데 정말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전에 터키어 수업에서 배운 인사말과 단어들을 오후에 일상생활 속에서 직접 사용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나라의 전혀 다른 언어를 익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앞으로 현지인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즐겁게 터키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동시에 터키 안에서의 여행도 시작하였습니다. 교환학생 준비를 시작하면서부터 터키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교차점이기에 멋진 여행지가 많은 터키 여행을 기대했었습니다. 그 시작으로 지난 주말에는 앙카라 대학교 교환학생 친구들과 함께 터키의 카파도키아에 다녀왔습니다. 카파도키아는 백만 년 전에 있었다는 화산 폭발, 홍수, 풍화작용으로 독특한 지형이 완성된 곳인데 그 지하에는 오랜 세월 동안 은신하기 위해 만든 거대한 지하도시가 있어 더욱 신비롭게 느껴지는 곳입니다.
  카파도키아를 여행하면서 이곳 여행의 핵심인 일출 장면을 보기 위해 교환학생 친구들과 동이 틀 무렵 같이 언덕에 올라갔습니다. 정상에 오르니 신비로운 카파도키아의 괴레메 마을을 배경으로 수많은 열기구가 떠 있는 장관에 절로 탄성이 나왔습니다. 다음주부터는 수강신청과 함께 본격적으로 학기가 시작하는데, 개강 전 여행으로 앞으로 함께 지낼 친구들과 많이 친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막 시작한 저의 교환학생 생활은 매일 매일이 너무나 새롭고 즐겁게만 느껴집니다.

김지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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