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맞고 자라는 6만 학도

  "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때 나는 자유이다. 피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자유라고 말할 수 있으랴!만인을 위해 내가 몸부림 할 때 나는 자유이다...(중략)"
  한낮 부슬부슬 내리던 빗줄기는 그 굵기를 더했고, 깊어가는 어둠속에 젖어들었다. 내린 꽃히는 빗줄기를 당당한 얼굴로, 닦아내는 일조차 없이 2천여명의 대전지역 각대학 학우들은 정면을 응시하며 팔을 높이 치켜들었다.
  제7차 남북고위급회담이 이틀째 열리고 있던 지난7일 오후4시, 한남대학교 노천극장에서는 제6기 대전지역대표자협의회(이하 대전대협)해오름식이 진행되었다. 비를 맞으면 대나무가 더욱 곧게 잘 자란다고 하더니 대전지역 6만학도들이 그런듯하다.
  이날 대전대협 의장으로 선출된 한남대학교 총학생회장 이병구(법학ㆍ4)군은 "지난 한해는 학우들과 시민이 하나되는, 대중적 기반을 다지는 한해였고 올해는 백골단으로부터 자체방어력을 가질 때이다. 이에 3ㆍ4월의 결의를 모아 5월달에는 5월선봉대를 조직하여 5월의 거리에서 투쟁에 앞장 설 것이다"라고 말하고 5월선봉대 결성식을 아울러 가졌다. 구국의 선봉으로 애국의 선봉으로 우뚝 선 5월선봉대 대원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듯했다.
  축하차 자리한 전대협의장 태재준(서울대ㆍ총학생회장)군은 "민심이 흉흉할때 날씨조차 기이하다"며 "노태우 민자당일당이 부정을 은폐시키고, 국민을 기만하여, 국민의 원성이 높아지고, 그 눈물이 비가 되어 내리는 것이니 모두가 노태우의 죄"라고 얘기하며, "기필코 92ㆍ93년에는 민자당을 해체시키고, 95년 자주ㆍ민주 통일을 이루어 민주정부를 수립해 나가자"고 말했다.
  학우들의 결의는 식을 줄 모르고, 빗줄기는 계속 흩뿌렸다.

  <애>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