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를 통해 사랑을 말하고 봉사로 실천하는 그 사람. 우리학교 수화 봉사동아리 ‘손울림’ 최장 김관형(회계 · 2)군을 만난다.

 우리학교 수화봉사 동아리 ‘손울림’ 회장 김관형군을 만나러 가는 날. 기자의 발걸음은 한층 가볍다. 2년 전 대학생활에 대한 부푼 기대와 꿈을 안고 참가한 새터(새내기새로배움터)에서 귀에 익숙한 가요를 수화로 멋지게 표현해 냈던 손울림. 그들의 모습이 진한 기억으로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노래 중간에 섞인 랩도 빠른 손놀림으로 멋지게 표현한 그들이 마냥 놀랍고 신기하기만 했던 기억. 이 좋은 기분 때문이었는지 2학생회관 2층 휴게실에서 만난 그도 친근한 느낌 그대로였다.

 2005년을 이끌어 갈 새로운 회장이 되었는데 기분은 어떤가?
 막상 새내기들을 가르치고 이끌어야 될 입장이 되니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기수의 회장, 부회장, 총무, 봉사부장 등의 임원진과 동기들과 함께 1년을 꾸려나갈 생각을 하니 무지 설렌다.
 작년 새내기였을 때 ‘손울림’에는 어떻게 들어가게 되었나?
 처음에 대학에 들어 올 때부터 봉사활동을 하고 싶었다. 형식적인 봉사가 아니라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봉사를 원했다. ‘손울림’은 활동도 굉장히 활발해 보이고 동아리 분위기도 너무 좋아 보여서 가입하게 되었다.
 ‘손울림’은 활동하는 회원들이 매우 많은 것 같다.
 사실 다른 인기 동아리에 비해 새내기가 많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인원수가 많은 것은 처음 함께 한 인원들이 끝까지 함께 하기 때문이다.

 “봉사활동에서 뜻깊은 대학생활의 의미를 찾고싶었다”는 그에게 ‘손울림’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끝까지 함께 하는 동기들의 이야기를 하는 그의 모습에서 동아리에 대한 뿌듯함과 자부심이 한껏 묻어나 보인다.
 
 처음 들어오는 새내기들은 수화를 잘 모를텐데?
 전혀 모르고 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주일에 다섯 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인문대학 강의실에서 수화 교육한다. 1학기 때는 초급 수화교재로 2학기 때는 중급 수화교재로 선후배가 함께 교육하고 연습하다보면 모두들 금방 배운다.       
 수화가 어렵지는 않나?
 생각보다 굉장히 쉽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수화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것 같은데 수화는 제2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다. 소통을 위한 조금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수화는 제2외국어가 아니에요”라는 말을 하는 그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으례 것 가지고 있는 농아인에 대한 편견이 수화를 대하는 데에 있어서도 드러나기 때문이리라는 생각에 수화 배우는 것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이 멋쩍어진다. 그 만큼이나 봉사활동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도 열성적이다.

 봉사활동 내용은 어떤가?
한 달에 2번 격주로 ‘천성원’을 찾아간다. ‘천성원’에는 1급 지체 장애아들이 있는 ‘평강의 집’과 치매노인들이 계시는 ‘다비다의 집’ 그리고 농아인들이 있는 ‘정화원’이 있다. 이곳에서 우리는 청소와 빨래 등의 일을 돕는다.
봉사활동이 무엇보다 기쁜 것은 바깥 세상과 괴리되어 있는 그들에게 절친한 벗이 되어준다는 것이다. 매년 같은 곳을 꾸준히 가다보니 서로 매우 친한 사이가 되기도 한다. 특히 ‘정화원’은 수화를 통해 봉사를 하는 공간으로 ‘손울림’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매우 보람을 느낀다.
이 활동 이외에도 여름 방학 때면 대전 농아인 협회에서 주관하는 ‘까치캠프’와 ‘평강의 집’ 지체아들을 위한 ‘햇빛보기’ 활동에 참가한다. ‘햇빛보기’ 활동은 항상 실내에만 있는 지체아들에게 야외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의미있는 일이다. 
 ‘손울림’은 학교에서 하는 공연들도 많은 것 같다.
 일년 동안 여러 가지 활동을 한다. 매년 초에는 새내기 새로 배움터에 가서 찬조공연을 한다. 올해에도 농과대학, 사과대학 등의 새터에 참가했다. 그리고 학교 축제 기간에는 2틀 동안 민주광장과 백마상 앞에서 ‘거리 수화제’를 연다. 또한 매년 11월에 열리는 ‘수화 발표제’는 우리 동아리의 가장 큰 행사다. 우리 선배님들은 물론이고 한남대학교와 배제대학교의 수화동아리 친구들도 초청해 노래수화공연, 수화연습 등의 공연을 한다. 이러한 학내 공연들은 학우들에게 수화에 대한 친밀감 주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해 나갈 생각이다.

 김관현군의 말을 듣고 있자니 수화 공연에서 봉사활동까지 1년 동안의 일정이 너무나 바쁘게만 들린다. “너무 바쁜 거 아니에요? 힘들지 않아요?” 라는 기자의 걱정어린 질문에 그는 대답에 앞서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정말 바쁘다. 그렇지만 ‘손울림’ 활동을 통해 느끼는 뿌듯한 감정과 행복은 말로 다 표현되지 않는다. 우리들에게는 연습과정과 공연, 봉사활동 그 자체가 노는 것이다. 특히 공연 뒤에 느껴지는 환희와 자부심은 다음 공연을 더 즐겁게 만들어 준다. 

 “대학에 들어와 무언가 뜻깊고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 같다”는 그의 말은 동아리 ‘손울림’을 알리는 100가지 이야기들보다 더 큰 의미를 남긴다. 수화를 통해 사랑을 말하고 봉사로 실천하는 그 사람. 김관현군과의 만남은 따듯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씨앗 하나를 가슴속에 남겨 주었다. 

권아름기자 cutegirl@cnu.ac.kr
사진 오은교기자 hoanh35@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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