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뒤안길로, 궁동 헌동네

 
  1993년 우리학교에서 술을 마시는 장소는 궁동의 새동네, 헌동네, 교내 잔디밭 및 운동장 등으로 나눌 수 있었다. 관광특구지정으로 영업시간에 제한이 없어 24시간 불야성을 이루는 곳을 새동네, 정문 옆에 식당이 몇 개 붙어있던 곳을 헌동네라고 불렀다. 새동네는 온갖 네온사인이 휘황찬란하게 빛나 소주방, 분식집, 비디오방, 당구장 등이 넘쳐나는 반면 헌동네는 6~70년대 흔히 볼 수 있었던 선술집 분위기의 업소들이 3~4개 있을 뿐이었다. 헌동네의 주력상품은 소주와 막걸리였으며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다 같이 젓가락 두들기며 노래하며 술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헌동네는 단순히 술 마시는 술집으로서만이 아닌 당시 우리학교 학생들의 애환과 갈등, 그리고 추억이 얽혀있는 곳이었다. 2012년 현재, 헌동네는 상업주의로 무장한 채 날로 번성해가는 새동네의 위력에 눌려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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