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디를 가든지 카페를 쉽게 발견하곤 한다. 길마다 특색없는 카페들이 줄을 잇지만,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는 슬로건을 내건 특별한 곳이 있다. 바로 대전시청에 위치한 건강카페다. 장애인 복지와 일자리 창출의 희망과 포부를 안고 실천하는 건강카페의 장운석 한울타리 대표를 만나보았다.

   
 

  착한소비문화가 일어나는 카페
  건강카페는 지난 해 10월, 염홍철 시장이 일본 삿포로 시를 방문했을 때 시청 로비에 설치된 카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추진된 사업이다. 이 사업을 맡은 장애인 사회적 기업 1호 한울타리는 현재 1급에서 3급까지 다양한 증세를 가진 중증 장애인들을 고용했다. 장운석 대표는 “100만원의 월급을 받으면 그만큼의 일을 해야 한다는 신념하에 장애인들이 일하게끔 하고 있다. 스스로 설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키워주는 것이 진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업을 맡은 이유를 밝혔다.
  이런 진정성이 통한 것일까. 하루 평균 250여명의 사람들이 이곳의 커피를 찾는다. 저렴한 커피를 마시면서 무의식중에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사람들의 발길을 이끈 주요 요인이었다. 사회적 약자를 돕자는 착한 소비문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착한 소비문화는 사랑나누기로 이어진다.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에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으로 자신이 알지 못하는 3명의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고, 그들에게도 각자 3명에게 친절을 베푸는 ‘사랑나누기’를 제시한 바 있다. 여기 건강카페에서도 사랑나누기가 실천되고 있었다. 장애인 모두를 고용 할 수 없기 때문에 여기서 도움을 받아 일을 하는 장애인들이 일할 수 없는 장애인을 도와주도록 하고 있다. 자원봉사나 기부를 통해서 자신이 일해서 받은 것에 감사하고 베풀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장애인 자신들이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보람과 행복을 느끼고, 감정치료 또한 하는 선순환 구조인 것이다.

   
 

  직장 이상의 가치 
  총 100명의 장애인을 일하게 해주고 싶다는 그는 이 일을 하면서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고 했다. 특히 그는 교육과 훈련을 통해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건강카페에 대한 그의 애정은 대단하다. 일정이 많아 바쁠 때는 양복에 넥타이까지 맨 상태로 커피를 만들기도 한다. 그에게 이곳은 단순한 직장이 아닌 더 큰 가치를 지닌 곳이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가게를 찾아오는 단골 장애인들과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에서 회사의 대표가 아니라 그들과 진정으로 소통하는 친구로 느껴졌다. 건강카페는 올해 10호점까지 체인을 낼 예정이다. 은은하고 쌉쌀한 커피향과 함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주는 훈훈한 사랑이 널리 퍼졌으면 한다.

이현지 기자  hyunjida13@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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