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 안목으로 미래성장분야 선택바람직

  ◇91년 하반기 취업전망

  내년 2월 졸어을 앞둔 4학년 학생들에게는 지금까지의 어떤 선택보다도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놓여있다. 즉 자기의 평생직장을 어디로 결정해야 할 것인가하는 문제이다.
  그러나 올 하반기의 취업전망은 한마디로 말해 사상 최악의 상태라고 보아도 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어둡다. 내년 2월에 대학을 졸업할 예정자는 약 18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여기에 취업재수생및 기졸어자까지 합치면 2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반면에 50대 그룹, 30대 정부투자기관 및 출자기관, 그리고 60개 금융기관 등에서 필요로 하는 인적자원은 2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와 같은 인력자원에 대한 엄청난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올 졸업예정자들은 과거 어느 해보다도 좁아진 취업의 문을 통과해야할 전망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최근의 경기침체와 기업경쟁력 저하의 어려움을 감량경영을 통해 극복하려는 기업의 몸부림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몇몇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하여 인턴사원제를 도입하여 이미 서울권에 있는 소위명문대학 인기학과의 경우는 취업이 사전에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올해 인턴사원제도를 통해 이미 선발한 인원은 4천여명에 이름)지방대학 졸업예정자의 실질적인 취업기회는 10:1이라는 산술평균 이상의 어려움을 안게 될 전망이다. 또한 인문사회계보다 이공계 전공자를 선호하기 있기 때문에 인문사회계 졸업예정자의 취업문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여진다.
  내년 2월에 졸업할 예정으로 있는 여대생들은 6만 3천명으로 전체 졸업예정자들의 3분의 1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대생들을 필요로 하는 인력수요는 전체인력의 5~10%에 머물고 있고, 취업가능 분야도 상당히 제약을 받고 있어서 취업하기란 하늘의 별다기와 같이 어렵다 할 수 있다.

  ◇분야별 전망
  ■제조업 분야

  인력수요의 가장 큰 시장이라 할 수 있는 국내 30대 그룹이 올 하반기에 채용하고자 하는 대졸사원은 1만여명 수준으로 지난해의 1만1천2백명보다 평균 10% 이상 줄어든 숫자이다. 현대와 삼성이 작년보다 10~15% 줄여 뽑으려 하고, 럭키금성은 무려 40%를 줄여 잡고 있으며, 기타 다른 그룹들도 10% 이상 줄여 뽑을 계획이다.
  석유화학업종의 경우 작년에는 스카우트 바람이 불 정도로 인력을 필요로 했으나 올해는 대부분의 기업이 아예 안 뽑거나 줄일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유화업체의 설비확장과 삼성ㆍ현대 등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 돼 인력수요를 크게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전업계는 90년 이후 수출과 내수가 부진하여 조직개편을 통해 인력의 재배치와 자연감축을 유도하고 있다. 올들어 사무직을 판매직이나 생산현장으로 전환배치하는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철강부문도 올해 유례없이 취업문이 좁아질 전망이다. 포항제철의 경우 올해 광양4기 완공으로 설비확장이 일단락 돼 오히려 인력감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철강 관련 10개업체 정도가 신규채용이 가능하나 올해는 대폭적으로 축소돘다.
  자동차5사는 성장이 둔화되고 판매경쟁이 심화돼 수익성이 떨어지자 인력채용의 방향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사원채용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으며, 다만 판매망 확충에 따라 영업직사원을 늘려갈 것으로 보여진다.
  건설업종의 경우 주택물량 할당제 등으로 건축규제가 강화되고 부동산 경기가 안정됨에 따라 채용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분야

  금융당국이 은행이 경영합리화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은행의 겨쟁이 심화되고 금유시장의 단계적 개방이 이루어짐에 따라 경비절감이 최대의 과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에 대부분의 은행들이 채용인원을 줄이거나 아예 뽑지 않을 계획이다.
  이른바 5대 시중은행의 겨우 9월중순 현재 제일은행을 제회하고는 대졸행원을 한명도 뽑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이들과 함께 6대 시중은행이라 할 수 있는 외환은행만이 작년과 비슷한 1백5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국책은행 역시도 작년보다 채용인원을 줄이거나 아직 채용계획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후발은행이나 신설은행들은 조직을 늘려가고 있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인원을 보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 보험업계에서 충원하고자 하는 신입사원은 2천3백명이다. 생명보험회사는 지난해 1천6백50명의 대졸인력을 흡수한데 이어 올해도 2천1백명 정도를 뽑을 예정으로 있다. 그러나 경영여건이 어려워진 손해보험회사들은 신입사원채용을 크게 줄여잡고 있거나 아예 계획자체를 갖고 있지 않다.
  올해 증권업계의 취업문은 작년보다 훨씬 좁아질 전망이다. 지난 3년반에 걸친 증시침체의 늪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감량경영과 함께 채용규모를 줄이고 있다. 올해 31개증권사 대를 신입사원 채용규모는 지난 상반기에 이미 뽑은 3백여명을 포함 6백60명에 그칠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 지잔해의 1천1백명선보다 40%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기타

  어느 분야보다 기회균등과 공정성을 중요시하는 공무원사회는 최근들어 직업안정 및 임금수준의 개선등으로 인기직종의 하나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때문에 최근 몇년새 하위직인 7ㆍ9급 공무원 시험에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들이 대거 몰려 100:1 이상의 경쟁을 보이고 있다.
  직장의 안정성, 높은 급여수준, 지역별 차이가 없는 공개채용 등으로 정부투자기관에 대한 선호도는 대기업을 앞지르고 있다. 더구나 정부가 권장하고 있는 지방대생 채용할당제는 지방대생들에게 취업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그리하여 지방에 소재한 도로공사ㆍ수자원공사ㆍ조폐공사ㆍ담배인삼공사 등은 70% 이상의 지방대생을 채용한 바 있고 올해도 이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올해 벌어지고 있는 취업난은 우리나라 경제의 장기적인 침체와 이로 인한 인력에 대한 구조적인 수급불균형 상태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대책이 있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무책이 상책일수 없기에 몇가지 대책을 제시하여 보고자 한다.
  첫째, 대학 4년동안 전공과 관련하여 튼튼한 준비가 필요하다. 서류전형으로 끝나는 경우는 물론이거니와 공채의 경우에도 4년간의 전공성적과 입사시험 성적은 선발의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 전공에 관한 지식도 중요하지만 영어실력 역시도 매우 중요하다. 거의 모든 기업이 영어시험을 치르고 있으며, 영어시험만으로 필기시험을 치르는 곳도 많다. 대표적 영어시험 유형은 TOEFL, TOEIC, G-Telp 등의 형식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셋째로, 면접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예상되는 질문을 준비하고, 지원회사의 실태와 면접방식을 알아둘 필요가 있으며, 질문에는 경박한 표현은 금물이며 핵심만 간결하게 제시하도록 한다.
  넷째로, 취업에 과련하여 다양한 정보를 숙지할 필요가 있다. 분야별 인력 수요현황, 각 기업체가 요구하는 능력과 자질 등에 대해 미리 알고 있어야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선택하려는 직장은  자기 삶의 상당한 부분을 보내야 할 곳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각에서, 그리고 전문적인 능력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분야이어야 한다. 내년에 졸업할 대학생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할 시기는 21세기가 될 것이다. 따라서 당장의 안일과 급여수준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미래의 성장분야에 뛰어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다가오는 사회는 전문가가 지배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능력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직장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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