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철 총장 취임 특별 인터뷰

 지난 한 해는 유독 소통이란 단어의 언급이 잦았던 해였다. 우리학교 역시 법인화, 대학통합 등 거대한 변혁을 앞두고 난립하는 의견을 한 데 모으지 못해 골머리를 앓았다. 구성원들은 불통(不通) 속에서 혼란스러워 했다. 이런 시기에 지상과제를 ‘충남대 가족공동체 복원’으로 삼고 소통하려는 총장의 등장은 필연인 듯싶다. 소통은 대상과 교감할 때야 비로소 이뤄진다는 정상철 신임 총장과 앞으로의 4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tition1st@cnu.ac.kr

  임기 내내 소통과 화합을 관철시키겠다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불통의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며 향후 어떻게 개선하실 계획이십니까?

  소통과 화합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학의 중요한 정책들이 추진된 결과, 학교 발전의 기틀인 내실화가 다져지지 않았다고 봅니다. 그 대표 격으로 대학의 주체인 교수회와의 소통단절 현상이 있다고 봅니다. 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우리학교가 진정한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고 봅니다.
  그래서 먼저 대내적으로 학교 운영의 투명성을 추진할 것입니다. 학내의 모든 정보를 대학구성원들이 공유하여 학교를 정확히 진단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구성원간의 충분한 소통을 통한 정책 결정을 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수직적인 양방향 소통은 물론 횡적인 소통을 강화하여 여러 기구간의 간극을 없애고, 학교 발전을 위한 훌륭한 정책들이 현실화 되도록 할 것입니다.

  횡적인 소통 강화를 위해 학내신문, 방송, 온라인 외에 또 다른 소통창구를 만드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다른 것보다도 대면 접촉이 가장 효과적인 소통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소통은 피부의 온도가 전달돼야 해요. 손도 잡고, 어깨도 잡고 하면서 교감을 해야 정말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고 봐요. 기회가 있는 대로 구성원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일이 너무 많다보니 그러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고안한 게 부총장 제도입니다. 부총장 제도가 잘만 안착되면 제 소통방식이 더 힘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소통은 교감이라고 하셨는데, 학생들과 교감하시다보면 취업 문제를 간과하실 수 없을 겁니다. 취업률 제고를 위한 대책이 있으신가요?

  취업률 증가를 위해 학교가 쏟아 부을 수 있는 예산 및 행정상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기존에 인력개발원에서 다루던 취업을 대학본부에서 직접 다룰 겁니다. 본부조직으로 재편해서 학생처장이 직접 나선다면 확실히 달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일자리를 창조할 수 있게끔 지원할 겁니다. 벤처창업에 투자한다든가, 해외취업에 눈을 돌릴 수 있도록 큰 야망을 심어준다든가 하는 방법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개척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큰 야망, 포부 정말 좋습니다. 그런데 우리학교 학생들은 서울권에 비해 유명인사들의 강연을 접할 기회가 적습니다. 기회를 만들어주실 수 있나요?

  이건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전적으로 공감하고, 학생들에게 큰 포부를 심어주기 위해 강연을 계획하겠습니다.

  대화를 나누다보니 정말 적극적이시고 열정이 넘치시는데, 학생 때는 어떤 모습이셨나요?

  군대 가기 전까지만 해도 저는 존재도 없는 학생이었습니다.(웃음) 아주 내성적이고 세상에 대해서 감히 도전적 의사도 못 내미는 그런 학생이었죠. 그런데 입대 후 성격이 변했습니다. 입대 전까지만 해도 두 발이 땅 위에 떠 있는 느낌이었는데 제대하고 나니 현실세계에 발을 디디고 있다는 걸 처음 깨달았죠. 그때부터 굉장히 적극적이고 끈질기고 실패를 겁내지 않는 성격으로 탈바꿈해갔습니다.
  저는 대학졸업 후 만 4년 만에 강단에 섰는데, 그동안 대기업, 중소기업, 자영업, 학원강사, 컴퓨터 기술자 등 열 가지 직업을 가졌습니다. 뭐든 일단 도전해봤습니다. 아니다 싶으면 과감히 포기했고요. 상당히 무모했지만 많이 실수하고 실패해봤던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학생들도 그런 자세로 학생 때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 이후 교수생활을 30년 간 하셨습니다. 이젠 총장이 되셨는데 감회가 새로울 것 같습니다.

  무대에 올라온 느낌입니다. 그간 학교 안팎에서 다양한 보직을 맡아 경영관리를 해서 실무적으로 익숙하지만 이 자리는 또 다른 무대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책임감의 무게가 다르죠. 가령 학장, 원장, 소장은 책임의 범위가 한정돼 있는데 총장은 그렇지 않아요. 무한책임이죠. 제가 잘못 결정하면 우리학교 전체에 충격이 너무 큽니다. 이런 부분은 짐으로, 경우에 따라선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다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이를 슬기롭게 헤쳐 갈 것입니다.

  올해 구조개혁 중점추진대학에 선정되느냐 안 되느냐에 구성원들의 모든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핵심은 총장 직선제 폐지 여부인데, 고통스러운 결정의 향방은 어떻게 됩니까?

  사실 평가 결과는 대학 간 차이가 별로 없고, 선진화 지표 중 재정 건전성 부분은 대부분의 대학이 이미 제도를 정비하여 운영 중이기 때문에 이 점에서도 대학 간 차이가 별로 없습니다. 결국 중점추진대학에의 포함 여부는 총장 직선제의 폐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총장 직선제 폐지 문제는 구성원의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난제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제 개인 의견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려운 문제일수록 의사결정의 기준은 간단해야 한다고 봅니다. 즉, ‘학교 발전을 위하여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 무엇이냐’가 제일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 총장 직선제 문제도 대학 발전을 위하여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를 기준으로 구성원의 총의를 모아 대처할 계획입니다.

  기성회비 문제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국립대들이 기성회비를 부당하게 사용해왔다는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와 향후 대책은 어떤가요?

  대학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볼 때 해마다 관리 운영비, 새로운 사업, 도서 구입비나 학생들의 복지를 위한 비용 등을 감안한다면 그 나름대로 대학 운영에 애로사항이 많이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보다 양질의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는 첨단 교육환경 개선이라든지 물가가 오른 만큼 비용 증대에 따른 최소 경비는 있어야 합니다. 물론 국립대학은 정부의 부족한 예산을 기성회비로 충당해 왔기 때문에 그 시작 자체가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대학 운영상 가장 중요한 예산임에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앞으로 정부가 그 부족분을 지원해 준다면 어느 정도 기성회비에 대한 논란은 사라질 것으로 봅니다.
  또한 우리 대학교는 교직원 3명, 학생 3명 및 외부전문가 1명 등 전체 7명으로 구성된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번에 5.2%의 등록금을 인하하기로 결정하게 됐습니다. 등록금심의위원회 위원 구성의 면면에서 볼 때 우리 대학처럼 민주적이면서 학생 참여적으로 대학등록금 결정을 하는 대학은 많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도 대학등록금 결정은 학생들의 참여 속에 결정될 수 있도록 민주적으로 운영해 불신을 해소할 예정입니다.

  기성회비 논란으로부터 촉발된 등록금 문제 역시 이슈입니다. 등록금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과 1:1 멘토링제 운영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인가요?

  멘토링제는 발전기금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자 하는 분과 수혜 학생을 연결시켜, 이들을 멘토와 멘티 관계로 맺는 것이 골자입니다. 멘토 본인이 직접 멘티 학생을 지정하여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는 장학멘토링 사업을 시작으로, 학교를 다니는 동안 학업과 진로 상담으로 이어지는 선후배상담멘토링으로 연결고리를 만들고, 더 나아가서는 취업까지 도움을 주는 취업멘토링으로 확대하여, 궁극적으로는 멘티 학생이 취업 후 자신이 받은 고마움을 또 다른 후배를 위하여 돌려주는 은혜갚기멘토링까지 연결되는 선순환형 발전기금 모금 방식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지속적인 모금활동이 되어 1회성 모금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학교 재정에 큰 도움이 됨은 물론 수혜자가 장학금을 기탁하는 분에게 갖는 감사의 마음이 깊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것이 다시 후배 사랑과 새로운 발전기금 기탁으로 연결되게 됩니다. 등록금 문제 역시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객관적인 시선으로 폭넓게 학교 일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보통 사람들은 자신에게 직접 미치는 것들에만 관심을 갖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러 변수가 빠지게 되고, 추후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관심을 좀 더 넓게 가져주시고 의견을 내 주신다면 민주적인 절차를 거쳤을 때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할 예정이니 모든 구성원들이 학교에 더 큰 관심을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편집국장 rkdldk22@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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