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와 지역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조선그루브

  매주 금요일 밤 궁동에서 길거리 공연이 열리면 그 곳은 아예 자리를 잡고 공연을 구경하는 사람, 지나가면서 힐끔 보는 사람 등으로 북적인다. 아마 우리학교 학생들이라면 궁동을 돌아다니다 한번쯤은 본 익숙한 풍경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행사를 진행하고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은 한없이 생소하고 낯설기만 하다.

 

   이 길거리 공연 뒤에는 “지역 대학로 또한 서울처럼 다양한 문화와 즐길 거리를 보여줄 수 있다.”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조선그루브가 있다. 조선그루브는 현재 우리학교 이수관(선박해양공학·4) 군과 한남대학교 전영국(경제·3) 군이 꾸려나가고 있는 문화기획단체이다. 지난 4일, 조선그루브의 대표 이수관 군을 만났다.
  그는 조선그루브를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문화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이 같이 놀고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단체’라고 소개했다.
  그들은 궁동의 길거리 공연뿐만 아니라 궁민대잔치, 대흥동립만세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 활동을 기획했다. 특히 그들은 현재 대전에서 활동하고 있는 힙합 동아리, 프리마켓 단체, 인디밴드 등 다양한 소규모 단체들을 지역축제나 문화프로그램에 배치시켜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우리학교 동아리 ‘트레콤’에서 2년 정도 밴드생활을 했다. 그는 “공연을 하고 싶어서 아무리 연습을 해도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나 장소는 마땅치 않다는 점이 무척 불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I’m 궁’ 활동에 참여하면서 ‘우리가 직접 지역문화를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특히 그는 자신이 밴드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문제들을 직접 해결해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듯 문화 사업에 집중하고 싶었던 그는 결국 ‘I’m 궁’을 나와 2010년 10월 7일 조선그루브라는 단체를 만들게 된다. 
  그들은 욧골공원과 궁동을 홍대 놀이터처럼 누구라도 자유롭게 공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충남대, 한밭대, 목원대 총동아리연합회, 유승헌(기계설계·3), 조현상(메카트로닉스·3) 군과 함께 궁동 길거리 공연 ‘버스킹’을 기획했다. 버스킹은 통기타 하나만 달랑 메고 길거리에서 공연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특히 궁동에도 다양한 문화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그들은 충남대 총동아리 연합회, 대전 힙합동아리 청춘파운데이션, 그리고 궁동의 라이브클럽 ‘끝’의 최호진 사장과 함께 ‘궁민대잔치’를 기획해 진행했다. 그들은 재즈와 어쿠스틱 밴드의 공연부터 음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 사업을 선보였다.

 


 

  "내가 하고 싶은 것에 과감히 도전해볼 열정만 있다면 자신이 꿈꾸고 바라는 대로 바뀌어 간다"

 


 


  심지어 그들은 욧골공원에서 라면대회와 로스팅 체험과 같은 ‘실험적인 프로그램’도 시도했다. 하루는 궁동의 술집을 빌려서 클럽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대전에서 공연을 보는 사람들은 팔짱을 끼고 박수도 잘 안친다. 근데 클럽을 진행해보니 모든 사람들이 실내에서 소리를 지르고 뛰어 놀더라.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조선그루브는 올해 4회째를 맞은 대흥동립만세라는 대흥동 지역 축제도 참가하고 지역 마을축제도 기획하고 있다. 이번 11월에 대전에서 열리는 락페스티벌의 기획 과정에도 참여한다.
  이수관 군은 졸업 후에도 이 일에 집중을 할 생각이다. 이 군은 “자신이 하고 싶은 걸 과감히 도전해볼 열정만 있다면 자신이 꿈꾸고 바라는 대로 바뀌어간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같이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려고 한다. 이 군은 “행위자와 그걸 느끼는 대중들이 같이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는 문화적 컨텐츠를 상상하고 행위자와 대중의 경계가 없어지고 누구나 당당히 무대에 올라오는 문화상을 꿈꾼다.”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글/최민지 기자 minji905@cnu.ac.kr
  사진/정병연 기자 tition1st@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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