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정신을 실천합시다”

  지난 10월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그랜드 호텔에는 세계 각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1백 명의 한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올해로 14회째인 ‘세계 한인 차세대 대회’에 선정된 인물들이다. 한인동포재단과 외교통상부는 매년 전 세계 정치·경제·문화·법조 등 각 분야에서 활약 중인 재외동포 차세대 리더들을 초청해 그들 간의 네트워크 자리를 형성하는 자리를 마련해 왔다. 이 자리에서는 우리학교 동문이자 현재 북미주 시애틀 퍼시픽대학교에서 의류학과 부교수 겸 의류학 전공의 프로그램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이재일(의류·88) 교수도 만날 수 있었다.

  안두희 기자(이하 기자) : 세계 한인 차세대 지도자 100인에 선정된 소감이 어떤지
  이재일 동문 (이하 이) :
정말 감사하고 기쁘다. 이번 계기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많은 한인들이  훌륭하게 자신의 일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또 그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가져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며 나를 더욱 발전시키는 기회가 됐다. 이번 기회를 통해 미래에 대한 안목이 넓어진 것 같아 뿌듯하다.

  기자 : 어떤 점으로 세계 한인 차세대 지도자 100인에 선정된 것 같나
  이:
평소 나눔에 큰 뜻을 가지고 있어 사회 봉사활동을 꾸준히 한 것이 큰 점수를 차지한 것 같다. 지난 해 10월부터 12월에는 월드비젼에서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삶의 근원인 물을 구할 수 있는 우물을 만드는 봉사활동에 주변 지인들과 기금을 모아 기부한 적이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물이 흔하지 않아 항상 멀리까지 나가 물을 떠오곤 한다. 그러나 그런 일은 보통 어린 여자아이가 맡고 있고 그 아이들이 자유롭게 공부하며 뛰어놀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물이 필요하다. 우리는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1천5백만 원이 넘는 금액을 기부했다.
  한번은 한국을 방문 했을 때 주로 무료급식으로 끼니를 해결하시는 노인들을 위해 사랑의 떡 나누기 행사를 한 적이 있다. 그들은 평일에는 무료급식을 받을 수 있지만 주말에는 급식이 지원되지 않아 끼니를 해결하시기 어렵다. 우리는 주말에 서울 시립노인회관을 찾아가 약 750명이 넘는 노인들에게 떡을 전달했다.

  기자 : 봉사활동을 하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이:
나눌 수 있는 기쁨을 얻을 수 있어 감사하다. 나눔이란 더 큰 사랑과 더 큰 행복을 선물해 주는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 요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돌아 볼 여유 없이 바쁘게 사는 것 같다. 그러한 바쁨에 치여 봉사 활동으로 나눔의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있어 안타깝다. 그러나 조금만 시간을 내어 주변을 둘러본다면 얼마든지 나눔의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실천하길 바란다.             

  기자 : 미국의 생활은 힘들지 않았나
  이:
충남대 의류학과 학사, 석사 과정을 마치고 공부를 더 하기 위해 1년 후인 1995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로 향했다. 충남대 재학시절 친구 아버님이 자주 미국으로 연구활동을 다녀오셨는데, 그 때 나도 미국에 가보고 싶은 도전 정신이 생긴것 같다. 이후 그 곳에서 의류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학생 시절 한국어와 영어간의 언어차로 의류학을 수월하게 공부하기 어려웠다. 같은 의류학을 공부하더라도 한국어로 공부하던 것을 영어로 배우려하니 그것의 뜻부터 외우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 마다 신앙심으로 포기하지 않고 교단에 서겠다는 꿈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교수가 되고 싶었던 것은 젊은 친구들에게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해 주고 싶었기에 선택하게 됐다.
  결국 2000년 2월 시애틀 퍼시픽대학교 조교수로 임용됐고 현재 시애틀 퍼시픽대학에서 부교수로 의류학 전공의 프로그램 디렉터를 맡고 있다.

  기자 : 2005년 펴낸  『나는 날마다 꿈을 디자인한다』라는 자서전이 큰 인기를 얻었다고 들었다
  이:
이 책은 기독교 서적이다. 내가 미국에서 너무 힘들었을 때 주변에서 도움을 주며 삶을 나눈 기억들에 감동을 받아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러한 경험들을 묶은 것이다. 내가 힘들 때는 주변에서의 도움이 작을지라도 큰 힘이 된다. 이렇게 감사하고 고마운 기적들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책이 출판된 이후 지치고 힘든 분들이 책을 읽고 도움이 됐다는 내용의 메일을 많이 받았다. 한번은 북한 탈북 청년에게서 큰 힘을 얻었다고 메일을 받은 적도 있었다.

  기자 : 평소 어떤 인생관을 갖고 살아가나
  이 :
각자의 인생에는 맡은 바 책임과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령 어떤 이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소명이라면 그것을 이뤘을 때 가장 기쁠 것이다.  이처럼 인생은 주어진 소명을 이루면서 기쁨을 누리며 살아가는 것이다.
  기자 :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
충남대가 지방대라고 제한을 두지 말았으면 한다. 항상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세계 무대에 나가서 성공의 뜻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우리학교 학생들이 세계로 진출하여 더 많은 기회를 누리길 기대해본다. 또한 그 기회가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기회로까지 확장될 수 있기를 바란다.
  안두희 기자 doohee1010@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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