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육상경기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운 이준(체육교육·3)

  지난 1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600m 계주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3분04초05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 육상 남자대표팀이 1600m 계주에서 13년 만에 한국 신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1600M 남자 대표 팀에는 우리 학교 학생 이준도 포함돼 있다. “나는 인터뷰할 만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겸손하게 말하는 그를 만나봤다.

 

   육상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중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충남권 육상 대회에 나가게 됐어요. 어릴 때 수영도 잠깐 했기 때문에 운동에 흥미가 있었어요. 보다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대전 체육고등학교로 진학했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배웠어요. 

  육상선수 진로에 대한 부모님의 반대는 없으셨나요?
  수영할 때 제가 힘들어하는 것을 보셨기 때문에 처음엔 아버지께서 무척 반대 하셨어요. 하지만 나중에는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운동에 대한 직언도 많이 하시고 시합 때 와서는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어요.

  대표 팀으로 선발되기까지의 과정은 어땠나요?
  대한 육상 경기 연맹은 1년 동안 뛴 시합 기록을 보고 국가 대표 팀으로 선발을 해요. 저는 체고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잘 못 뛰었어요. 시간이 조금 지나고 첫 1학년 시합을 뛰었는데 거기서 일등을 하게 되고, 고등학교 2학년 때는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발탁 됐어요. 그러다 드디어 고등학교 3학년 말에 국가 대표 팀으로 선발이 됐죠. 

  대표 팀이 되려면 훈련양도 상당하겠네요?
  고등학교 때는 오전과 오후, 야간에도 운동을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대학생이 되면서 방학 기간에는 오전 오후 2시간씩 운동하고, 학기 중에는 수업이 없는 오후에 2시간씩 운동을해요.
  학교에 다니지 않는 실업팀에 비하면 운동량이 부족한 편이죠. 부족한 것은 개인 훈련으로 보강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예요. 

  1600M 계주에는 어떻게 발탁됐나요?
  원래 저는 400M 선수예요. 1600M 계주 선수는 400M 선수 최종 엔트리를 뽑아서 이뤄져요. 최종적으로 5명이 선발 됐어요. 결국엔 1600M 계주는 400M를 잘 뛰어야 뽑힐 수 있는 거죠. 저는 400M에서 47.3초의 기록이 나왔어요.

  다른 종목과 달리 1600M 계주에 필요한 훈련이나 능력이 있다면?
  일단 계주는 바톤 연습을 주로 해요. 바톤을 주고받는 것에 따라 시간 차이가 많이 나거든요. 100M, 200M 단거리는 체력보다는 스피드를 많이 요구하지만 400M나 1600M는 스피드는 물론, 근지구력도 있어야 해요. 따라서 스피드 훈련과 함께 근지구력이나 체력을 키우는 훈련을 많이 하는 편이예요.
  또 1600M는 400M계주보다 출발이 중요하지 않아요. 하지만 긴 구간을 달려야 해서 마지막 100M에서는 속도가 많이 줄어들기도 하지요. 여기서 승부가 갈려요.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잘 달리는 것이 필요하죠.

  계주에서 속도조절의 노하우가 있다면?
  처음부터 전력으로 뛰지는 않아요. 구간마다 자기의 페이스가 있어서 그것에 맞춰 뛰죠. 욕심을 너무 많이 부리면 오버페이스가 돼 나중에 힘들어져요. 그렇다고 자신감이 부족해서도 안 돼요. 자신감이 부족하면 기록이 부진하게 나오거든요. 욕심 부리지 않는 적당한 자신감이 노하우라면 노하우예요.

  같은 팀이었던 선수들과의 팀워크는 어땠나요?
  계주는 팀워크가 중요한데 같은 팀이었던 선수들은 후보 선수 시절이나 다른 대회에서 이미 안면이 조금은 있는 상태였어요. 딱히 팀워크에 문제가 있지는 않았어요.

  대구 스타디움에 들어갔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일단 환경이 무척 달랐어요. 한국이었지만 관중이 그렇게 많았던 적이 없었거든요. 꽉 차있는 관중석을 보니 소름이 돋았죠. 또 세계적인 선수들을 직접 보고 같이 뛰어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무척 설레기도 했어요.

  한국기록을 세웠을 때의 기분은?
  육상을 하면서 가장 기쁘던 순간이었어요. 1학년 때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좋았죠. 사실 남자 1600M계주는 기대 종목이 아니였거든요. 게다가 저는 명단 발표가 다른 선수보다 늦어져서 훈련을 충분히 못하고 대구에 가게 됐어요. 그래서 다들 제가 못 뛸 것이라고 생각 했어요.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13년 만에 한국 신기록을 깨서 너무 기뻤죠.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나요?
  이번 10월 8일에 전국체전이 열리는데 400M 개인전, 400M계주, 1600M계주에 나갈 예정이에요. 거기에서 최종적으로 금메달을 따고 기록을 단축하는 것이 저의 일차적 목표에요. 더 나아가서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다시 1600M계주 선발이 돼서 한국기록을 깨는 것을 기대하고 있어요. 서양 선수들하고는 신체조건이 달라서 그들을 이기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아요. 하지만 런던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2014년 아시안 게임에서는 금메달도 노려볼만하죠. 

  윤미로 수습기자  201100707@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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