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 못했던 직책…국민의 사랑을 받는 독립기념관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

  늦은 밤 TV를 켰다. 9시 뉴스에 우리학교 교수님이 체크무늬 양복을 입고 등장했다. 광복절 기념행사 보도에 독립기념관장으로서 출연한 우리학교 김능진 경영학과 교수였다. 그로부터 1주일이 지나 광복절의 열기가 가고 가을이 성큼 다가온 어느 날 맑은 하늘 아래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TV에서 비쳤던 카리스마를 벗어던지고 인자한 교수님의 모습으로 기자를 맞이했다.

  김 교수는 지난 8월 1일 제 9대 독립기념관장에 취임한 신임 관장이다. 사실 독립기념관장 자리는 김 교수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자리였다. 김 교수가 관장 직에 지원을 한 것이 아니라 기념관 측에서 먼저 연락을 해온 것이기 때문이다. 기념관 측은 독립운동가 김병우 선생의 손자이자 학내에서 기획처장까지 지낸 인물인 김 교수를 적임자로 판단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학교 일만 해왔지 독립기념관 운영에 대해선 잘 몰랐다. 친구들과 ‘우리한테 관장 직을 맡기면 잘 운영할 수 있을 텐데….’하고 농담 삼아 얘기했던 것이 실제로 이뤄지니 좀 놀랍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런 놀라움을 뒤로하고 그는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독립기념관의 최대 명절이라 할 수 있는 광복절을 맞이해 바쁜 3주를 보냈다. 김 교수는 취임 후 보름간 지상파TV는 물론이고 라디오 인터뷰, 불교TV 인터뷰까지 약 20여 개의 인터뷰를 소화했다. 하지만 김 ㅔ교수는 바쁜 일정 속에서 더욱 책임감을 느꼈다. 김 교수는 “나를 소개할 때 ‘독립기념관 김능진 관장’이라고 소개하지 않고 ‘독립기념관장 충남대학교 김능진 교수’라고 소개하기 때문에 우리학교에 누가 되지 않으려면 더욱 성실하게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관장으로서 첫 3주를 지내는 동안 독립기념관이 하는 일에 대해 보다 명확히 이해하게 됐다. 김 교수는 “독립기념관은 국민을 위해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독립기념관이 하는 일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묻자 김 교수는 “독립기념관은 25년 전 일본 역사왜곡에 대항하여 국민들의 성금으로 건립됐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기념관은 역사왜곡에 대항하여 독립 운동사를 연구하고 전시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독립기념관이 하는 일은 전시에 그치는 것일까. 김 교수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일반 박물관은 전시해두면 그만이지만 애국심은 체험을 통해 고취된다. 그래서 어린이들을 위해 태극기를 만드는 등의 체험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능진 교수는 현재의 독립기념관 운영 뿐 아니라 앞으로 3년 간 관장으로서 독립기념관을 운영할 정책도 그리고 있었다. 그는 첫째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독립기념관이 되겠다고 했다. 독립기념관은 최근 5년간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로 예전보다 훨씬 좋은 첨단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관람객 수가 많지 않아 홍보를 통해 관람객 수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둘째로 소규모 독립운동 박물관을 통합·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안중근·김구·윤봉길·유관순 등의 독립운동가 박물관이 20여 곳 있는데 규모가 작아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관리도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를 통합 관리해서 수준을 높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해외에 남아있는 독립운동 유적에 대한 정책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중국 전역에 있는 독립운동 유적들을 빠른 시일 내에 관리·보존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독립기념관 운영으로 바빠 교수직을 휴직한 상태이지만 여전히 우리학교 학우들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충신열사의 고장인 충남에 독립기념관이 위치해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학교 학생들은 독립운동사에 별로 관심이 없어 안타깝다. 우리학교 학생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대학에서 한평생 일했고, 앞으로 독립기념관을 위해 성실히 일할 생각으로 가득 찬 김능진 교수. 그가 뜻한 바를 이루기 바란다.
  글/서아름 수습기자 enejwl0103@cnu.ac.kr
  사진/정병연 수습기자 tition1st@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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