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벤예가(컴퓨터공학·1)와 카림(컴퓨터공학·1)을 만나다

 

  공부를 위해 가장 멀리 온 학생은 누구 일까. 제주도, 중국도 아닌 바로 가나에서 온 아그벤예가(컴퓨터공학·1)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카림(컴퓨터공학·1)이다. 그들의 고향과는 사뭇 다른 꽃샘추위 탓으로 아직은 쌀쌀한 오후에 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왼쪽부터 아그벤예가, 카림

  이햇님기자 (이하 기자):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어요?
  카림: 발전되고 좋은 나라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한국은 제 고향과 날씨가 달라서 처음에 무척이나 추웠어요. 그런데 지금은 익숙해져서 추위에도 끄떡없어요. 사실 아프가니스탄에도 눈이 오긴 하는데 제가 살았던 지역은 눈이 오질 않았어요. 그래서 한국에 와서 눈을 처음으로 봤는데 정말 신기했어요.
  아그벤예가: 저는 처음에 음식 맛이 달라서 힘들었어요. 또한 고향보다 어른들이 많아서 뭔가 색달랐어요.

  기자: 한국에 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인가요?
  아그벤예가: 저는 가장 먼저 한국어 공부를 하기 위해 학원에 등록했어요. 그 다음에는 기타, 피아노를 배웠어요. 배우는 것이 어려웠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배운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카림: 저는 제일 중요한 은행계좌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사람들하고 연락을 위해서 핸드폰을 구입했죠.

  기자: 공부를 하기 위해서 한국까지 오고 현재 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카림: 제 형은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현재 영남대학교 교수로 있는데 형의 추천으로 국립국제교육원(NIIED) 장학생을 신청해 한국에 오게 됐어요. 한국어 공부와 컴퓨터 공부를 해 빌게이츠처럼 세상에서 가장 멋진 컴퓨터 박사가 되고 싶어요.
  아그벤예가: 저는 아버지의 권유로 국립국제교육원(NIIED) 장학생을 신청해 한국에 오게 됐어요. 처음에는 대구에 있는 계명대학교에서 공부를 하다가 올해에 충남대학교로 오게 됐어요. 그리고 원래부터 IT에 관심이 많아서 이쪽 분야를 선택하게 됐어요.

  기자: 한국어가 서툴어서 겪었던 재미있는 경험이 있나요?
  카림: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땐 한국어를 잘 몰랐어요. 장을 보기위해 마트에 갔는데 나이가 많은 아주머니에게 “고기가 어디있어?”라고 말했어요. 그러니깐 아주머니가 크게 웃으면서 “어른들에게는 ‘어디있어요?’라고 해야지”라고 알려줬어요.
  아그벤예가: 저는 지하철에서 아주머니들 사이에 앉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이 아주머니들이 저하고 얘기를 하고 싶으셨는지 자꾸 말을 거셨는데 제가 한국말을 할 줄 몰라서 어쩔줄 몰라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기자: 한국에서 당황하거나 신기했던 경험이 있나요?
  아그벤예가: 제 고향에서는 친구들과 항상 같이 밥을 먹지 않아요. 개인적으로 각자 알아서 먹죠. 그런데 한국에선 점심시간이나 저녁마다 다 같이 모여서 밥을 먹는데 처음에 그게 어색했어요. 그러나 오히려 지금은 혼자 먹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여기 문화에 익숙해졌어요. 그리고 한국에서는 남녀가 손을 잡고 걸으면 연인이라고 생각하는데 가나에서는 그냥 친구들끼리도 손을 잡고 다녀요. 그래서 한국에서 손잡고 다니는 연인들을 볼 때 단순한 친구로 착각할 때도 있었어요.
  카림: 제 고향에선 여자에게 윙크를 하거나 손을 흔드는 것은 강한 호감표시에요. 그래서 한국에 왔을 때 친구들이 인사로 손을 흔들 때마다 정말 부끄러웠어요. 그러나 금세 적응되어 지금은 제가 먼저 손을 흔들곤 해요.

  기자: 어떤 꿈이 있나요?
  카림: 저는 빌게이츠보다 뛰어난 컴퓨터 박사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많은 돈을 벌어 가난한 나라에 많은 돈을 기부하고 싶어요.
  아그벤예가: 저는 제 고향을 IT가 가장 발전된 나라로 바꾸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한국 친구들과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경험을 만들어야겠죠.

  자신의 꿈을 위해 먼 나라 한국까지 온 그들은 “다른 나라에서 공부를 하다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이 생긴다.”며 한국 친구들도 다른 나라에서 공부할 것을 권한다.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그들은 11학번 새내기 중 가장 멋진 새내기가 아닐까.

사진/글 이햇님기자 sunsoul422@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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