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산타 준비위원장 이영훈 씨(대학원·사회학·2)


  여자는 자신의 길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팔아 남편의 시계에 매달 금시계줄을 산다. 남편은 자신의 금시계를 팔아 아내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에 꽂을 머리핀을 산다. 오 헨리의 단편 ‘크리스마스 선물’에서는 선물보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 돋보인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려는 이가 있다. 몰래산타 준비위원장 이영훈(대학원·사회학· 2) 씨를 만났다.

  몰래산타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나눔과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선물한다. 이영훈 씨는 “저소득층 아이들은 어려운 환경에 우울한 연말을 보내는 반면 많은 20대는 연인이나 친구들과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죠. 크리스마스를 가장 기다리고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연결지어준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라고 말했다. 산타 모집을 시작한지 열흘이 지난 지금(25일) 벌써 백여 명이 신청했다. 모집기간은 다음달 5일까지로 2백명을 모집하는 게 목표다.  


  “자기 혼자  출세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사회를  위해  환원하는 인성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청자들은 12월 12일과 18일, 산타학교에서 교육을 받는다. 선물을 줄 아이들의 정보를 파악하고 아이들이 어떤 착한 일을 했는지도 알아야 한다. 선물전달 뿐 아니라 노래·마술 등 아이들을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공연도 할 예정이다.
  대전에서 몰래산타는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시행된다. 작년에는 백여 명의 산타가 70여 명의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참여한 사람들도 보람있어했고 선물을 받은 아이들도 좋아했어요. 모두에게 즐거운 크리스마스였죠.” 
  이영훈 씨는 ‘쏘링(Soaring)’이라는 청년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다. 몰래산타도 쏘링에서 시행하는 사업 중 하나다. ‘취직과 공부로 바쁜 와중에 의미있는 일을 하자’는 것이 이 목임의 목표다. 의미 없이 지나가는 대학생활에서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는 것보다 주변을 둘러보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쏘링에서는 그동안 강연회, 농활, 자전거 여행, 책 읽는 모임, 다큐멘터리 보는 모임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해왔다. “아직 출발이라는 작은 단계에 있지만 규모 보다는 열의와 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씨는 고려대에서 수학교육을 전공했다. 명문대를 나와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을 수있었지만 그 길은 포기했다. “원래는 교사가 되는 게 꿈이었지만 혼자만 잘 되겠다고 경쟁하는 입시제도 속에서 나 혼자 좋은 선생님이 된다고 해서 교육문제를 해결 하는 건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자기 혼자 출세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사회를 위해 환원하는 인성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교육에 대해 고민하게 됐고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가져 학생운동에 참여하게 됐다. 그런 이유에서 수학을 전공했지만 대학원에서는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다.

  이영훈 씨는 대학생들에게 어렵고 힘든 일이 있다면 혼자 안고 고민하기 보다는 주변사람과 고민을 나눌 것을 당부했다. “대학생들 모두가 사는 게 힘들다고 말해요.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거예요. 힘들고 어렵다면 혼자 안고 고민하기 보다는 주변의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고민을 나누고 표현하는 방법을 찾다보면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글, 사진/ 문수영 기자
symun@cnu.ac.kr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