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헌혈 장학생, 노혜원 양을 만나다

 

  우리학교 헌혈의 집에서는 1년에 두 번 헌혈 장학생을 뽑는다. 별다른 기준은 없으며 1학년 때부터의 헌혈 횟수로 제일 많이 헌혈을 한 사람을 학기마다 선발한다. 그래서 헌혈에서 부적격 판정을 당할 확률이 높은 여학생의 경우 헌혈 장학생에 들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번 학기에는 여학생이 헌혈 장학생에 들었다. 바로 노혜원(영문·4) 양이다. 비록 남학생들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녀는 47장의 헌혈증을 가지고 있다. “헌혈을 많이 해 왼팔엔 주사바늘 자국으로 구멍이 나 있어요.”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그녀에게 주사바늘 자국은 영광의 흔적이었다.  

  시작은 미미했지만…
   “고등학교 때 학교로 헌혈차가 왔는데 헌혈을 하면 과자를 준다고 해서 친구들끼리 하러 갔죠.” 노혜원 양의 첫 헌혈이다. 대학을 왔고 1학년 때 평소 헌혈을 자주 하던 남자친구를 만나며 그녀도 헌혈을 하게 됐다. 남자친구와 헌혈을 하고 받은 영화표로 영화 보러 가는 재미도 헌혈의 이유 중 하나였다. 사랑과 함께 시작한 헌혈이었지만 어느새 스스로 헌혈의 차에 갔고 헌혈의 집 간호사들과 친해지는 것은 물론 헌혈은 그녀의 생활이 돼버렸다. “헌혈한 날은 몸도 가볍고 기분도 좋아져요.”라고 해맑게 웃는 그녀다.
 그녀는 KBS1 TV의 특별 생방송인 ‘헌혈! 이웃에게 사랑을’이라는 프로그램에 재연배우로 출연한 적도 있다. 헌혈의 집 간호사와 헌혈을 하러 오는 남자가 결혼해 첫 헌혈 커플이 탄생한 실화를 소재로 한 홍보영상에서 헌혈의 집 간호사 역할을 맡은 것이다. 그녀에게 헌혈은 영화를 보는 것이든 홍보영상을 찍는 것이든 항상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헌혈, 두려워하지 마세요
  지금이야 덜하지만 헌혈에 대해 부정적인 말들도 있고 혹시 모를 우려나, 단순히 주사바늘을 무서워해 헌혈을 안 하려는 사람도 있다. 노혜원 양은 “저는 고등학교 때 헌혈 주사바늘보다도 헌혈하기 전 피검사 하는 것이 무서워 맨 마지막으로 헌혈했을 정도였어요.”라며 “대학교에 오니 이런 무서움은 자연스럽게 없어지더라고요. 더구나 주사바늘이 들어가는 그 1초만 참으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몸에 이상이 생길까봐 헌혈을 기피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을 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헌혈을 47번해도 이렇게 멀쩡하게 지내고 있다.”며 “헌혈이 절대 안전하다는 믿음을 갖고 하시길 바란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일반적으로 봉사라고 하면 금전적인 지출 혹은 장시간 투자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러나 헌혈은 빠른 시간 안에 나눌 수 있는 가장 좋은 봉사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헌혈의 집 허은미 간호사는 “헌혈은 건강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라며 “여학생들도 헌혈에 많이 참여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혜원 양은 건강관리 비법에 대해 “4년 동안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다녔다.”며 “하지만 잘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라고 말한다.
  그녀는 이미 골수기증도 신청했다. 그녀는 “다 내려놓고 가야죠.”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인터뷰가 끝난 후 헌혈을 하러 가는 그녀의 발걸음은 보는 사람도 헌혈의 집으로 이끄는 힘이 있었다.


김자연 기자 hyaline1198@cnu.ac.kr   
사진/문수영 기자 symun@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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