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을 위한 변신, 박정현 동문을 만나다

 

  23년 가까이 시민운동을 해온 대전 대표 시민운동가 박정현(법학·83학번) 동문은 지난 7월 1일 대전시의원으로서 업무를 시작했다. 시의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그녀는 시민들을 위한 일에 눈을 반짝였다. 그녀가 시민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바로 “측은지심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 역시도 일반 시민들이 겪는 것을 다 겪었기에 어려운 사람들에게 공감할 수 있었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한 것이 시민활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아직 그녀가 시의원이 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다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시민을 위해 정치인으로 변신한 박정현 대전시의원을 만나보자.

  시의원이 되신 후 지금까지 어떤 일들을 하며 지내셨나요?
  박정현 의원(이하‘박’) :
시의원이 된지 이제 100일이 지났네요. 시민단체 때와는 다른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지냈어요. 요즘은 시행정의 4대 위원회인 산업건설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 건설교통이 우리의 생활 환경에 영향을 줄 거라 생각해 들어갔죠. 경제 관련해서는 사회적기업, 커뮤니티 비즈니스와 같은 지역자원으로 지역을 발전시키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민선 5기 시장공약 관련한 분석자료를 냈는데 그 자료가 토론 중에 있어요. 여러모로 보람있게 보내고 있죠. 

  시민단체장으로서의 활동과 시의원으로서의 활동이 어떤 차이가 있나요?
  박 :
전체적으로 활동 범위는 비슷하지만 시민단체는 가치 중심으로 설명을 하는데 시의원은 그 내용을 담으면서도 부드럽게 이야기하는 전달의 기술이 필요한 것 같아요. 또 의회 내에는 여러 가지 가치를 갖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그 분들과 의견을 조정하고 소통을 통해 근접한 방향의 의견을 만드는 것이 필요해요. 자신의 의견만을 내세우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도 존중하는 점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죠.

  시민운동을 하시며 누구보다 시민의 입장을 대변하려 하셨던 것이 현재의 정치관에도 반영이 됐을거라 짐작합니다.
  박 :
정치에 입문하면서 ‘2가지 원칙은 지키자’라고 다짐했어요. 하나는 ‘가치를 상실하지 말자’는 거예요. 시민운동을 하며 제1의 가치로 삼은 민주주의 가치와 환경운동에서 배운 생태적 가치, 또 지역에 살다보니 우리사회가 여전히 수도권 중심이라는 점에서 분권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인권적 가치 또한 시민운동을 통해 배웠죠. 이러한 가치를 중심으로 일을 하고 싶고요. 또 하나는 ‘현장을 놓치지 말자’는 거예요. 자칫하면 현장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현장을 놓치는 순간 그 일은 권력화되고 추상화되기 때문이죠.   

  23년 가까이 시민단체에서 활동하시면서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까지 지내셨는데 갑자기 정치에 입문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박 :
대학시절 선배의 소개로 YMCA 시민중개실 소비자 법률상담원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시민운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 후 오랫동안 시민운동을 하면서 성공과 실패를 맛봤어요. 2년 전부터는 시민운동을 후배들에게 넘겨주고 다른 분야의 시민운동이나 정치운동을 해보는 건 어떨까 고민하고 있었죠. 그러던 중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4당이 연대해 현 정권에게 시민적 요구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그 때 민주당에서는 여당 심판을 위해 시민운동가를 비례후보로 하자는 제안이 있었고 제가 추천을 받아 입당하게 됐어요. 그동안 활동해 온 시민운동 가치를 정치에 피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거죠.

  지난 8월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 전면 중단을 촉구하는 릴레이 단식투쟁에 참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시의원으로서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어떠한 의견을 갖고 계신가요?
  박 :
시민운동을 했을 당시 금강운하백지화행동 상임위원을 한 적이 있고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릴레이 단식투쟁에 하루 참가했어요. 금강이 대전에 인접해있는 것도 이유가 됐지만 국민 60~70%가 반대하는 것을 강행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침해라 느꼈어요.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배추값 상승요인이 4대강사업에 책임이 있다고 드러났죠. 그래서 저는 지금의 4대강 사업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지방자치단체들이 한결같이 재정난에 봉착해있고 그 전망이 어둡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전시는 어떤 고민을 해야할까요?
  박 : 지방재정이 취약한 것은 두가지 측면에 이유가 있어요. 첫째로 지방재정측면에서 현 정권의 부자감세정책 때문에 지역으로 오는 교부금이 줄었어요. 약 8천억 정도 줄었는데 이는 큰 액수죠. 경기가 나쁘면 지역경기도 나빠지는 게 당연하죠. 세금도 덜 걷히고 교부금은 줄어든 상황에서 적은 돈을 적절한 곳에 사용하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제대로 된 재정정책을 펴야한다고 생각해요. 
  또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무상급식과 같은 복지 강화 여부가 최대이슈였죠. 이는 국민들의 복지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것을 보여줘요. 복지 및 환경에 신경쓰는 일꾼을 뽑는 것이 시민들의 바람이기에, 지방정부의 역할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일이예요. 그 한 예로 대전시가 토목사업에 재정을 많이 투입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해요.  

  요즘 대학생들은 시의원님 세대보다 정치에 관심이 적고 직접 참여하지 않으려고 해요. 시의원님은 요즘 대학생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박 : 제가 대학 다닐 때와는 달리 취업이 너무 어렵다보니 자신의 삶 외에 관심 갖기가 힘들어서 참여도가 낮아진 거 같아요. 그렇지만 저는 거꾸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려움 속에서 변화가 없다면 그 어려움은 지속되기 마련이죠. 더 복잡한 사회적 과제가 있는 지금 우리 사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6.2 지방선거 때 대학생들의 투표율에서 희망을 봤어요. 이렇게 젊은 사람들의 참여와 이해를 바탕으로 변화를 위한 목소리를 높이고,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를 모두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러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선 나 자신이 주인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역사의식과 사회의식을 겸비해야겠죠.

  시의원님의 좌우명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시의원님에게 힘을 실어주는 사람도 궁금합니다.
  박 : 제 좌우명은 ‘창조적으로 살자.’에요. 창조적 삶이란 끊임없이 자기 일을 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일정부분 성장하면 그 이후부터는 새로운 성장에 도전을 하기가 힘든 것 같아요. 솔직히 제 나이가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적합한 나이는 아닐 수도 있어요. 그러나 저는 죽는 날까지 도전하고 체화하는 것을 실현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그런 삶을 살기 위한 원동력은 창조적 삶에 대한 열정인 거 같아요.
 무엇보다 제 아이들이 제게는 큰 힘이에요. 시민운동 때부터 엄마가 하는 일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자신들이 먼저 바르게 살려는 노력을 해줘서 항상 힘이 돼요.

  앞으로 시의원님의 행보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박 : 우선 4년 동안 비례대표 시의원으로서 역할을 열심히 하고 싶어요. 지역의 긍정적 변화를 위해서 어떤 역할이 됐든 열심히 하려 해요. 정당에 소속된 만큼 제가 속한 정당이 열심히 일하도록 노력할거예요. 또한 앞으로 대학생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지역인재와 청년실업률에 대한 토론도 하고 싶어요.

  정치일을 할 때는 여장부의 면모를 여과없이 발휘하는 그녀지만 사무실을 찾아온 딸에게 이것저것 묻는 모습은 우리시대의 평범한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딸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모습처럼 그녀는 시민의 소리도 따뜻하게 들어 줄 준비가 돼있는 것처럼 보였다. “시민운동을 하며 느꼈던 것을 잃지 않고 시의원 활동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제가 대전지역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거예요.”

이정아 기자 cameron@cnu.ac.kr
사진/ 이햇님 기자 sunsoul422@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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