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 박경철

 

  시골의사, 경제전문가, 라디오 DJ…. ‘박경철’이라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팔방미인 박경철 원장은 최근 또 다른 일을 벌이고 있다. 바로 ‘대학생과의 대화’다. 그는 대학생과 마주하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푹 빠졌다. 특히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강연을 하기로 유명하다. “모든 특권이 서울에 몰려 있잖아요. ‘지방’이라 차별받고 그 때문에 불안한 사람들과 일종의 희망나눔을 하고 싶었어요. 저도 안동에서 의사생활을 하는 ‘시골의사’니까요. 하하.”

  그가 전하는 희망은 이렇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뛰어난 스펙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잉여가 되는 이 사회에 드디어 기회가 왔다는 것. “제 어린 시절 첫 번째 기억이 뭔지 아세요? ‘난 나중에 돈을 많이 벌어 꼭 TV를 사고, 브라보콘을 반드시 사먹고 말겠다.’였어요. 참 어이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정말 절대적인 궁핍의 시기였죠. 때문에 TV회사가 10개든 100개든 어느 하나 망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사람이 궁핍을 느끼지 않게 됐고 많은 회사가 망하죠. 한마디로 큰 경제적 구조가 바뀌었어요. 그게 바로 지금이에요. 살아남기 위해 더 좋은 스펙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렇지 않은 것은 잉여가 되는 잉여의 시대 말이에요. 저는 최근에 또 한 번 경제구조가 바뀌고 있는 것이 보여요. 이 잉여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것을요.” 승자들의 세계에 ‘잉여’가 끼어들 여지는 없었다. 점점 승자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는 걷잡을 수 없이 벌어져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래가 어둡다고 말한다. “최근 20년간 사람들은 ‘미래가 어둡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땐 기회가 폭탄처럼 떨어지고 있습니다. 잉여의 시대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했던 사람들이 지금 승자의 자리에 올라와 있듯 이제 곧 닥칠 새로운 사회에 대비한다면 잉여였던 사람도 승자가 될 수 있겠죠. 그러니 지금이 엄청난 기회에요.”

 


  “ 잉여의 시대는 끝났다. 새로운 시대의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차이’가 아닌 ‘다름’을 준비해야 한다”

  그는 이제 ‘차이’가 아닌 ‘다름’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삼성의 스마트폰과 애플의 아이폰을 보세요. 기능은 삼성 것이 더 좋은데 왜 사람들은 아이폰에 열광할까요? 아이폰이 나오기 이전 많은 전자기기 회사들이 더 좋은 기능들을 붙이기만 했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간파하지 못했어요. 때문에 사람들은 비록 최고의 기능들이 모여 있지 않지만 쓸모 있는 것을 체계적으로 구성한 아이폰에 열광을 하는거죠. 이제 잉여의 시대가 아니라 잉여들을 새로 구축하는 구축의 시대라고 볼 수 있어요.” 획일적인 스펙경쟁은 새로운 시대에 적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는 만약 새로운 시대를 대비할 것이라면 ‘창의성’을 갖추라고 말한다. “‘창의성’은 ‘스펙’으로 평가할 수 없어요. 참신하다는 것은 남과 다르다는 것인데 남과 다르기 위해서는 가장 나다운 것을 찾는 게 중요해요. 앞으로는 ‘내가 어떻게 남과 다른지’를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박경철 원장은 이미 ‘다름’을 실천하고 있다. 그에게 붙는 수식어만 해도 그냥 ‘의사’가 아닌 ‘시골의사’ 혹은 ‘경제전문가 의사’ 등의 수많은 칭호가 붙는다. 그는 대학생들에게도 많은 분야에 관심을 가지라고 말한다. “한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 같이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갖는 사람이 있죠. 물론 하나의 일에서 특출난 재능을 발휘하는 것도 좋지만 저는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어요.”

 


한단아 기자 danazzz@cnu.ac.k
사진/ 문수영 기자 symun@cnu.ac.k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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