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8시, 충대인들을 깨워주는 소리가 있다. 바로 충남대학교 방송국 CNUBS다. 하루 110분 방송과 1학생회관의 음악 감상실을 책임지는 그들의 하루는 방송국 일로 가득차 있다. “일단 여기 들어오면 멈출 수 없어요. 제 삶에서 이만큼 빠져서 며칠 밤을 새면서까지 열정적으로 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방송국원들. 스피커를 통해 귀로만 들었던 그들의 이야기, 이번에는 글로 만나보자.
 
  기자 : 요즘 일하는 거 어때요?
  방송국 : 요즘은 방송제가 얼마 남지 않아서 리허설 하느라 정신없죠. 방학 때부터 방송제를 준비했는데 1 년에 한 번 하는 큰 행사이다 보니까 친구도 못 만날 만큼 바쁘게 연습하고 있어요.

  기자 : 학과 공부하랴 방송국 하랴 정신없겠어요.
  방송국 : 원래 학교 공부가 우선이 되어야 하는데 방송국 일이 우선이 되고 있어요. 멘트를 다 쓰고 나서야 과제를 시작해서 밤을 새는 일도 많죠. 그러면 안 되는데... 수업은 늦어도 방송은 늦으면 방송 사고니까 택시타고 오기도 하고요. 방송국에 들어온 이후로 이곳 중심으로 생활이 많이 변한 거 같아요. 그래도 기술적, 이론적인 측면을 비롯해서 다양한 분야를 배울 수 있고 좋은 인간관계도 덤으로 얻어가기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것에 후회는 없어요.
 
  기자 : 국원들끼리 안 친해질 수가 없을 거 같아요.
  방송국 : 처음에는 선후배간의 위계질서가 있어서 힘들었지만 아무래도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같이 먹고 자기 때문에 친해질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매일 리허설을 하니까 시간과 밥값을 아끼려고 같이 밥을 해먹는 덕분에 정이 깊어지죠.

  기자 :방송하면서 사건 사고도 많았겠어요.
  방송국 :작년에는 방송국이 시끄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한 번은 아침 방송 할 때 모 교수님이 시끄럽다고 방송부스에 들어와서 방송사고가 난 적도 있어요. 무엇보다 방송을 하는 중 웃음 참기가 가장 힘들어요. 성악과 학생회장과 방송했을 때는 노래 한 곡 해달라고 했더니 동요를 성악으로 부르시더라고요. 웃음이 났지만 국원들이 웃으면 아나운서들이 지장을 받기 때문에 참느라 고생했죠.

  기자 : 준비한 만큼 방송으로 보여주지 못해 아쉬운 점도 있을 거 같아요.
  방송국 : 멘트를 쓰거나 방송을 준비하는 과정은 무척 긴데 방송은 길어야 20~30분이고 한 번 나간 멘트는 다시 쓸 수가 없어요. 근데 주변 학우들이 수업 있어서, 길에 스피커가 없어서 방송을 잘 못 듣는다고 하니까 속상하죠. 또 학우들과 피드백이 되어야 하는데 온오프라인상으로 반응이 오고갈 곳이 없는 것이 아쉬워요. 그래도 방송제를 통해서 학우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기자 : 매년 방송제를 하던데 방송제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방송국 : 방송제는 30여 년 동안 이어져오고 있는데 처음에는 음악다방 DJ처럼 꾸미고 다른 대학 방송국에서 와서 잘된 점과 고칠 점도 모니터해줬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라디오 방송이 주가 되는 방송국이 1 년 동안 방송한 결과물을 영상과 공연으로 학우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방송제가 그 해의 첫 대면이니까 그동안 스피커로만 들었던 우리를 알릴 수도 있고요. 

  기자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방송국 : 일단은 이번 학기에 시작한 프로그램들을 계속 방송할 예정이에요. 지금 오디오방송이 나가는데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말이 많아서 영상방송을 추진하고 있었어요. 근데 등록금이 동결되고 예산 상황이 어려워지다 보니 자꾸 미뤄지네요. 아무래도 영상방송은 오디오방송보다 규모도 커지고 준비할 것도 많죠. 그래도 영상 방송으로 계속 추진할 계획이에요. 학우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신입생들이 더 많이 지원서를 써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방송제는 오는 15일 6시 30분 정심화문화회관에서 있을 예정이다. 주제는 ‘동행’으로 34년째 내려오는 방송국의 역사를 전달하면서도 영상과 공연도 주제와 결부해 현재를 바라볼 수 있게 준비했다. 또한 초대가수로는 먼데이키즈가 온다. 오지혜 방송국장은 “학우들과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준비했기에 와서 보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passion@cnu.ac.kr
사진/ 문수영 기자 symun@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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