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비평상을 받은 진희정(언론정보·4), 김보경(언론정보·4) 양

 

  지난 24일, 문화방송과 방송문화진흥회가 주최하는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 시상식이 있었다.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은 방영 중인 방송 프로그램을 비평하는 대회다. 올해 시민의 비평상에는 178편이 접수됐고 그 중 38편이 뽑혔다. 웬만한 실력으로는 입상할 수 없다는 비평상에 우리학교 학생 진희정(언론정보·4) 양과 김보경(언론정보·4) 양이 이름을 올렸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단비>를 비평한 진희정 양은 최우수상을 받았고 <감성다큐 미지수>를 비평한 김보경 양은 가작에 당선됐다. 
  “수상에 대해서는 손톱만큼의 기대도 정말 하지 않았다.”며 수줍게 웃는 두 사람을 만나봤다.

  기자: 수상 축하드려요! 어떻게 여기에 글을 내게 됐나요?
  김보경(이하 김): 저희 둘 다 계절학기에 ‘미디어비평’ 수업을 들었거든요. 이 수업에서 비평문을 쓰는데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 접수 시기와 맞았어요. 그래서 손병우 교수님이 제출을 해보자고 하셨고 이를 계기로 해서 내게 됐어요.

  기자: 그런데 정말 수상을 예상하지 못하셨나요?
  진희정(이하 진): 전혀 못했어요. 시간이 촉박해 글을 엉망으로 해서 냈거든요.
  김: 저도 마찬가지에요. 우리 둘 다 접수 기간을 잘 못 알아서 초고를 냈으니까요.

  기자: 초고를 냈지만 상 받은 것을 보면 글을 잘 쓰시나 봐요.
  김: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비평문을 쓰는 것이 처음이라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했어요. 일단 이전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 수상집을 봤어요. 그런데 예능, 다큐, 드라마에 대한 비평문이 주를 이루더군요. 저는 교양 프로그램 비평문을 쓰려고 했는데 말이죠. 이렇다보니 제대로 된 형식도 없고, 거기다가 처음 계획했던 대로 글이 써지지도 않더라고요. 당혹스러웠어요.
  진: 생전 안 써보던 비평문을 쓰려니 난감했어요. 또 하고 싶은 말은 분명한데 글 정리가 되지 않아 애를 먹었죠.

  기자: 그럼 어떻게 비평문의 가닥을 잡으셨나요?
  김: 일단 문화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비평해야 되니까 우선 문화에 관한 책들을 읽는데 많은 시간을 쏟았어요. 그러면서 나름대로의 문화에 대한 고민도 해보구요. 그 외에는 다른 사람들의 비평문도 보고 비평문 작성법에 대한 책을 보면서 써나갔죠.
  진: 저는 다른 비평문들의 양식을 참고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노력을 기울일 틈이 없었어요. 2주 동안의 시간이 있었는데 대부분 글의 주제와 방향을 잡는 데 투자하고 마지막 3~4일 정도만 글을 썼어요. 제가 평소에 TV를 자주 보는데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는 훈련을 한 점도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기자: TV를 자주 보는 편인가 봐요?
  진: 어릴 때부터 TV를 좋아했어요. 지금은 휴식을 위해서가 아니라 배우기 위해 자주 봐요. TV는 쉽게 우리 주변의 일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매체잖아요. 내가 어떤 사람들 속에 살고 있는지 알 수 있죠. 그래서 매일 하루 편성표를 보고 특집 다큐 등 정규 외의 방송이 있으면 꼭 챙겨요. 시사프로그램도 자주 보고요. 물론 재미있어서 보는 프로그램도 있어요. TV를 주체적으로 활용한다면 다양한 사고를 이끌어내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다양하게 시청하려고 노력중이에요.
 
  기자: <단비>, <감성다큐 미지수>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진: 예전부터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를 좋아했어요. 그런데 요즘 계속 침체기잖아요? <단비>를 맡은 김영희 PD에 대한 기대도 있었는데 예전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느꼈어요. 이렇게 최근 <일밤>에 문제점이 너무 많아 지적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일밤>은 계속 공익 예능을 추구하고 있는데 그 공익성에 갇혀 예능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공익성에 침식되지 않고 버라이어티하게 즉,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예능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공익 속에서 예능의 본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말했어요.
  김: 진로도 문화와 관련된 쪽으로 생각할 정도로 문화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문화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찾아 봤는데 이 같은 프로그램들의 일관성을 발견했어요. 거의 예술, 연극, 영화 등 인정받는 문화, 작품·작가 위주의 문화들을 방송하더라고요. 그런데 <감성다큐 미지수>는 ‘당신이 셀카를 찍는 이유’, ‘대한민국, 딸과 사랑에 빠지다.’와 같이 생활에 일고 있는 현상에 대해 다루더군요.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선택했고 비평문에서 앞으로 문화를 내용으로 하는 프로그램들도 <감성다큐 미지수>처럼 다양한 문화를 다뤄야 한다고 했죠.    
 
  기자: 마지막으로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에 참가하려하는 학우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진: 글 쓰는 과정은 너무 힘들었어요. 이렇게 치열하게, 많은 고민을 하며 쓴 적이 없었거든요. 힘들고 지루했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 낸 글을 보니 매우 기분이 좋아요. TV를 볼 때 자기 생각을 갖고 분석하고 비판하면서 본다면 도움이 될 거예요.
  김: 비평문도 처음 써보고 끊임없이 생각하는 과정 등 쉽지 않은 글쓰기였지만 시도를 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고 봐요.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좋은 기회였고 뿌듯해요.

김자연 기자 hyaline1198@cnu.ac.kr
 사진/ 문수영 기자 symun@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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