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미스코리아 선(善) 박다영 (무용·1) 양을 만나다

 

   172cm, 53kg, 35-25-35. 이 나무랄 데 없는 몸매의 주인공은 대전·충남 미스코리아 예선 대회에서 당당히 ‘선’을 거머쥔 박다영(무용·1) 양이다. 멀리 서 있는 뒷모습만 봐도 한 눈에 ‘와!’소리가 나오는 그녀는 놀랍게도 올해 스무 살. 다영 양은 “추억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임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며 제 나이에 맞게 해맑은 웃음을 짓는다. 이토록 아름다운 그녀와 궁동의 한 카페 테라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지나가는 남성들의 뜨거운 시선을 피할 길 없었다. 덕분에 이날 날씨만큼이나 푸근한 인터뷰가 진행됐다.

  14일 예선 대회 이후 일주일이 흘렀지만 그녀는 “예선을 통과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다영 양은 흔히들 말하는 ‘미용실 원장님’의 권유를 계기로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하지만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어머니다. 그녀는 “어머니는 제일 가까이서 제게 오랫동안 본보기가 돼 주시는 분”이라며 “예선 통과 후에도 딸과 친구처럼 지내며 ‘겸손함을 항상 잊지 말고 어른을 공경할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조언해주시는 인생의 멘토”라고 말했다.
  결과에 가장 기뻐한 이들은 역시 그녀의 가족들. “작년 9월 입대 이후 면회 오라는 소리는 한 번도 안 하던 친오빠가 ‘이 참에 동생 덕 좀 보자. 띠 두르고 와~’하면서 장난을 치더라고요.” 현재 해군인 아버지와는 전화 통화로만 그 기쁨을 나눴다. 천안함 사건 발생 이후 집에 오실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모교인 성모여고도 찾았다. 평소 수녀님들이 미스코리아 대회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싫어하시면 어쩌나’ 걱정하기도 했다고. “수녀님들께서 오히려 더 반겨주고 격려도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후배들은 ‘성모여고에 미인이 없다고들 하는데 선배님 덕분에 자신감이 생긴다.’고 농담도 던지면서 축하해 주더라고요.”


예선 합격 후알아보는 분들이 많아행동, 말투 하나하나가조심스러워져요




  그녀는 대회 전후 “정말, 정말 많은 것이 변했다.”고 했다. “우선 내면적으로 성숙한 게 제일 커요.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아 몸가짐도 더 조심스러워지고 말 하는 것 하나하나도 신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미스코리아는 외모만큼이나 태도와 생각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몸가짐과 마음가짐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었다. 다영 양은 주변의 관심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크고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잘 하는 것이 고마운 분들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미스코리아 대회는 그녀에게 있어서 하나의 과정이고 추억이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은 전공인 현대무용을 살려 공연 무대를 기획하는 일을 맡는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발레를 했던 다영 양은 자연스러운 멋이 살아 있는 현대무용을 배우고자 우리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그녀는“대회가 겹치는 바람에 학교에 나가지 못하는 날이 많아 아쉽기도 하고 교수님들께 죄송하기도 하다.”며 “지금도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본선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학업에 열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간간히 학교생활을 해 온 그녀지만 학교에 갖는 애정만큼은 누구보다 크다. “처음에는 캠퍼스가 매우 커서 ‘스쿠터를 사야하나’하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익숙해졌다.”며 “넓고 예쁜 학교가 정말 좋다.”고 말했다. 그녀가 예대만큼 자주 가는 곳은 제 3학생회관 식당. “거기 육개장 드셔보셨어요? 정말 싸고 맛있는 것 같아요. 자판기 캔커피도 5백 원밖에 안 하다니 진짜 좋은 것 같아요.”라며 학교 예찬을 늘어놓는다. 신입생인 만큼 이것저것 호기심도 많다. “막걸리를 마시는 동산이 있다는데 그게 사실이에요?”, “충좋사에 저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고 해서 되게 신기했어요. 원래 그런 글들이 올라오는 건가요?” 이 상큼한 신입생의 질문에 대한 학우들의 답변이 필요하다.
  7월 시작되는 합숙에 앞서 걱정되는 것도 많을 터. “들은 얘기로는 합숙 때 참가자들 간에 마찰도 많다고 하던데, 사실 전혀 걱정이 되지 않는 건 아녜요. 좋은 추억을 만들고자 했는데 상처만 입고 돌아올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미스코리아 대회에 대한 그녀의 생각이 궁금해진다. 다영 양은 “보시는 관점에 따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안 좋게 보실 수도 있는데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좋지 않을까 한다.”며 “요즘에는 선발 기준이 외모 중심이 아니라 마음씨, 행동 가짐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고기온이 28도까지 올라 옅게 한 화장도 지워지고, 결막염 때문에 빨개진 왼쪽 눈에서 눈물도 계속 흘렀지만 싫은 기색 하나 없이 인터뷰에 응해준 다영 양. “예선 통과 후 처음 갖는 인터뷰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친척 언니와 얘기하는 것처럼 편하게 임했다.”며 웃는 그녀에게서 자신감과 긍정의 힘이 느껴졌다. 앞으로 있을 크고 작은 일들도 분명 잘 견뎌낼 그녀의 밝은 미래를 응원해 주자.

장애리 기자 sam0110@naver.com
사진/ 문수영 기자 symun@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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