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공학과 장동순 교수는 몇 년 전부터 교양 과목으로 ‘동양자연사상의 환경 응용’을 가르치고 있다. 사실 공대 교수에게 동양사상은 과학문명이나 환경공학만큼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장 교수는 동양사상을 뒷받침할 근거를 수학, 물리학에서 찾아 복잡계 문제(질병, 기상, 주가 변동)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제시한다. 장 교수는 “요즘에는 다른 학과에서도 수시로 찾아와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내가 동양자연사상으로부터 큰 도움을 얻었듯 학생들에게도 그만한 가르침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 중간 중간 기자에게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는가?”, “몸이 차갑지는 않은가?” 등의 질문을 하는 장동순 교수에게서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온전히 우리 것인 동양사상
  장동순 교수가 동양자연사상에 매력을 느낀 것은 20년 전이다. 병원에서도 원인을 파악하지 못 하는 병 때문에 고생하던 그를 동양의학을 공부하는 한 지인이 치료해 준 것이다. 그가 치료법으로 택한 것은 약도 주사도 아닌 몸이 원하는 음식이었다. 장 교수는 “서양의학이나 한의학은 약으로 병을 고치려고 하는데 동양의학에서는 좋은 음식이 곧 약”이라며 “자연스러운 인체의 순환을 통해 병의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도 동양자연사상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동양자연사상의 중심은 ‘역’이다. 장 교수는 “세상에는 두 가지 학문이 있는데 하나는 수학, 물리학 같은 과학적 학문이고, 또 다른 하나는 주기적인 순환에 따라 생태계의 변화를 설명하고 예측하는 역학”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즘 대학생들이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도 안 되는 것들이 많은데 사회가 요구하는 스펙을 갖추고도 취업할 수 없는 현실이 그것”이라며 “현대 과학 문명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을 역학으로 풀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역학은 태양과 달을 음양으로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을 오행으로 보고 60년 주기 속에 인간의 모든 기가 순환한다고 보는 것이다. 전국에서 이같은 동양사상을 연구해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교수는 장동순 교수뿐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전공과 겸하는 것이라 이 학문만을 온전히 전담한다고 할 수는 없다. 장 교수는 “동양사상이 비제도권 안에서 소외되고 어려운 자들이 공부하는 것으로만 여겨지는데 요즘은 서양에서도 풍수 이론, 주역 등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며 “아무리 짧아도 2년 정도는 공부를 해야 하는 학문인데, 현실적인 여건이 안 돼 아쉽다. 교양 과목으로라도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과학적인 미래 예측
  장동순 교수는 몇 년 전부터 한해 날씨를 음양오행에 따라 예측해 기상달력을 만들고 있다. 2003년에는 한 대기업에서 사업상 문제로 장 교수에게 그해 날씨가 어떨지를 자문 해 왔는데 그때 장 교수는 기업 인사들과 기자들이 보는 자리에서 경인년 한 해 날씨를 자세하게 예측했다. 그리고 그해 황사가 심할 것이라는 장 교수의 예상은 적중했다. 기상을 정확하게 예측하다보니 언론에도 많이 알려져 기상청에서는 경고장을 보내기도 했다. 그래도 꾸준히 기상 달력을 냈던 장 교수는 올해의 기상 달력은 아직 완성하지 못 했다. 그는 “몇 년째 꾸준히 기상달력을 제작했었는데 이번 기상달력 제작은 유난히 힘들다.”며 “온도 변화가 심할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한 편에서는 동양자연사상을 점을 보는 것 정도로만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장교수는 “사주풀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부정적이고 왜곡돼 있기도 한데 무조건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다.”라며 “동양자연사상은 과학적으로도 충분한 근거가 있기 때문에 이에 입각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선택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요즘 학생들은 서양 과학에 많이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확실한 증거가 없고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지 않으면 학생들한테서 신뢰를 얻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 진로에 방향을 제시하다
  상담 요청을 하러 많은 학생들이 찾아오는데 장 교수는 그 중에서도 잊을 수 없는 학생들이 있다고 했다. “3년 전이었는데,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제자가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하고 싶다는 거예요. 근데 그 학생을 보니까 공부 쪽보다는 공무원 같은 일을 하면 딱 좋겠거든. 그때 마지막으로 7급 공무원 시험을 보러 갔는데 시험 치르고 오더니 수험표를 찢는 거예요. 한 명 뽑는 데 1백 3명이 지원을 한 거죠.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학생 주역을 풀어 보면 공무원을 하면 분명 잘 될 거였거든요. 근데 결국 붙었어요. 1백3 대 1인데 한 번에 붙어 버린 거지. 한 번은 학교를 졸업하고 십 몇 년째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던 제자가 교수님을 찾아왔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되니까 속상해서 나를 찾아왔는데 이 학생을 보니까 시험 운이 다음 해에 있는 거예요. 포기하지 말고 한 번만 더 보라고 했는데 딱 된 거에요. 지금은 대전에서 변리사 사무실을 하고 있어요.” 장동순 교수는 요즘, 시험을 어느 방향에서 보러 가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지를 조언해 준다. 음양오행에 따라 시험을 보러 출발하는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시험의 결과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동양사상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는 장동순 교수. 그는 자신의 조언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은 후로 미래 설계 상담을 할 때도 동양사상에 입각해 학생들의 진로를 함께 고민 해준다. 그는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미래를 점치거나 결정된 운명을 따르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며 “본인이 어느 순간에 어떤 노력을 얼마만큼 해야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 옆에서 조언을 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장애리 기자 sam2408@cnu.ac.kr
사진/문수영 기자 symun@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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