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pco45 소속 이기범(체육교육ㆍ08졸) 동문 

  하얀 얼굴과 큰 키보다 인상 깊은 것은 그의 온화한 눈빛이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기범 선수는 경기장의 파워 넘치는 모습과는 무척 달랐다. 이기범 선수는 Kepco45 팀에 입단해 1년 1개월째 뛰고 있다. 엊그제 신입 선수 셋이 들어왔지만 아직 팀에서는 막내 급이다. 막내지만 누구보다도 뛰어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지난 시즌, 1위 팀을 이겼던 경기에서 그는 가장 빛난 ‘오늘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어떻게 지내나.
  시즌이 시작되어 3일에 1번 꼴로 경기가 있다. 지금까진 매 경기에 출전했다. 자리를 비웠던 나와 같은 포지션의 선수가 얼마 전 들어왔기 때문에 앞으로의 출전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욕심내지 말자’는 게 신조다. 결과만을 욕심내고 좀 잘했다고 자만하다가는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니까. 그래서 지금도 욕심을 버리고 연습에만 충실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보다 잘해야 눈에 띄고 인기의 정도나 평가로 결과가 돌아오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

  -인기? 혹시 팬클럽도 있나.
  있다. 회원수는 많지 않지만. 경기 후 기사 사진을 보면 다 안티팬들이 찍은 것 같은데(웃음) 팬클럽 분들은 잘 찍어주신다. 인기는 보통 미니홈피 하루 방문자 수와 비례한다. 많을 때는 5백 명이 넘어가기도 한다. 시즌이 아닐 때는 잠잠하지만…. 지금은 1백 명 정도 된다.

  -우리 학교 출신의 최초 프로 배구선수가 되었는데.
  배구는 중학교 때 특별 활동으로 시작했다. 선수가 될 줄은 몰랐다. 체육교사가 되기 위해 체육교육과에 왔다. 그런데 다들 “넌 운동해야 된다.”고 하더라. 교수님의 권유로 신인 드래프트에 나간 건데 운이 좋았다. 우리학교는 2부 리그라서 눈길을 받기가 어려운데 나를 보던 분이 계셨나 보다. 2부 리그 출신이다 보니 좋은 대접을 받고 팀에 오지는 못했다. 하지만 와서 열심히 하다보니 1년에 한번 있는 평가에서 팀 선수 중 가장 큰 폭으로 향상됐다. 올해도 우리학교에서 한 명 나왔는데. 나운이(김나운 선수)와 내가 열심히 하면 우리학교 출신 선수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프로선수를 뽑는 감독님들이 2부 리그에도 시선을 줄 테니.
  지금은 시즌 중이라 학교에 가지 못하지만 이기범 선수는 종종 학교에 와서 배구부 후배들과 운동을 같이 하기도 한다. 대학원(스포츠과학)은 1학기를 마치고 휴학 중이다. 선수 생활 후에는 교육자의 길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트리플크라운*’. 아깝게 놓쳤는데 이번 시즌에는 꼭 하고 싶다.

*트리플크라운: 한 경기에 서브에이스, 블로킹, 백어택을 각 셋 이상 넣은 선수가 차지하는 것.

오소영 기자
ohsori@cnu.ac.kr
<사진/Kepco45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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