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사학자 신상구(교육대학원ㆍ79)동문

  “아우내 장터에서 낭독한 독립선언서가 지역에서 자체 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금까지 아우내 장터에서 낭독된 독립선언서는 서울에서 가져온 3.1독립선언서 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향토사학자 신상구 씨가 ‘아우내 장터 독립선언서’ 전문을 발견하면서 이에 대한 지역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우내 독립선언서 원본 찾아야
  현재 ‘아우내 장터 독립선언서’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신 씨는 항일독립투사인 이백하 선생의 공적서에서 독립선언서의 전문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것의 원본을 찾지 못했고 이를 만든 구국동지회의 실체를 밝히지 못했다. 그는 “이 두 가지를 밝히는 것이 나의 과제”라며 “충대 교직원들과 학생들도 지역문제에 관심을 갖고 앞장서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에서 나온 독립선언서가 너무 길고 한자가 많아 이백하 선생이 우리지역의 특색을 살려 이를 자체 제작했다”며 “아우내 장터 독립선언서는 지역의 정체성을 밝히는데 중요한 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전국적으로 원본 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향토사학 지원과 인재육성 필요
  신 씨는 “향토사학을 하면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이런 이유로 향토사학의 맥이 끊겨 현재 40세 이하의 사학자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충북에서 활동하던 동료 사학자가 교통사고로 죽었을 때 동료를 잃은 슬픔과 이를 이어나갈 사람이 없다는 현실에 마음이 아팠다.
  신 씨는 “한·중·일의 역사 전쟁이 시작된 지금, 제대로 된 국사를 쓰려면 지역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시에서 향토사학에 대한 지원과 인재육성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비를 털어 연구할 수밖에 없는 향토사학자들의 열악한 상황을 이야기하며 이 일을 하는 자신을 ‘미련한 사람’이라고 칭했다. 그는 “향토사학자들은 자식들에게 절대 이 일을 하지 말라고 한다”며 “이 일은 우리 같이 미련한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학생, 지역사에 관심 가져야
  그는 지역학생들이 지역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중학교 사회 교사인 신 씨는 “수업을 맡고 있는 반에 가서 지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면 학생들은 ‘이거 시험에 나옵니까’부터 물어본다”며 “학생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아도 꿋꿋이 이야기하지만 입시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한계는 있다”고 말했다.
  또 “교사로서 늦게까지 야간 자율 학습을  하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필요한 인재는 단편적 지식을 습득한 사람이 아니라 상상력, 창의력, 분석력, 종합력 그리고 도덕심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논술이 현 교육의 병폐를 개혁할 수 있다”며 “지금의 논술은 대학입시의 수단으로 사교육을 조장하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지만 논술은 상상력과 비판적 사고 그리고 토론력을 키울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신상구 씨의 목표는 지역사를 지역 문화로 만드는 것이다. 현재 신 씨는 정년퇴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잠을 줄이며 공부를 하고 있다. 그는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해 지방문화가 없어지고 있다”며 “지금 내가 이것을 하지 않으면 지역사는 영원히 묻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모든 것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며 “자료만 베끼는 학자가 아닌 발로 뛰는 학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오효진 기자 ohhappy@cnu.ac.kr/
 사진 문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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