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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풍속도이상적인 '공론장' 염원하며
이소영 기자 | 승인 1995.04.03 00:00|(741호)

  '공론장'이라는 말이있다.
  사회제반의 문제들을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자유스럽게 토의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사회적 장을 일컫는 말이다.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기도 하고 문제의 해결책을 공동의 힘으로 모색한다는 의미에서 '민주주의의 실현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일컬어지는 공론장이란 개념은 고대 서구사회에서 비롯되어 그 범위나 형식은 많이 바뀌었지만 현대에도 사회의 개방성과 성숙도를 알아보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대학을 소사회로 규정한다면 역시 그 대학의 발전도도 '자유스러운 공론장의 존재여부'에 달려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학생이라는 특수한 지위와 역할 때문에 혹은 대학이라는 사회ㆍ역사적 정통성 때문에 그 어느곳보다 활발한 의사개진과 넉넉한 사고방식이 풍미하는 곳이 한국사회에서 '대학'이 점하는 위치가 아닌가 한다. 그리고 이것을 현실화시키는 공론장이 있다면 바로 각 대학의 '학보사'라는 합법적 공간일게다.
  그런게 바로 며칠전 대전지역의 모대학 학보사가 습격(?)당한 어처구나 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유인즉슨 ROTC의 규범체계에 대한 비판의 글이 학보에 실린데 불만을 갖은 학군단 소속 학생들이 학보사에 들어와 집기를 부수며 난동을 부린 것이다. 그리고 이를 저지하던 학생이 학군단 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해 근처 병원에 입원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런 일련의 사건을 접하면서 필자의 머리속에는 '대학'이라는 공간과 '군(軍)'이라는 집단과 '언론'이라는 개념이 불협화음되고 충돌하여 피흘리고 찢기는 모습이 연상돼 오싹했다.
  한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같지않은건 당연하다. 다만 표현방식이 얼마나 성숙한가가 중요한 문제다. 의사소통의 통로는 잘 마련되어 있는지 구성원들은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함에 있어 형식이나 내용이 얼마나 능숙한지 또한 그 의견에 스스럼없이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풍토가 갖춰졌는지 그리고 이러한 '공론'을 반영할 현실적 제도가 있는지 하는등의 문제다.
  이 과정중에 한 부분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그 사회는 파행적으로 흐르든지 혹은 문제를 안은채 곪아터지든지 하는 양상을 보일것이다.
  이런 점을 염두한다면 이번 사건이 다분히 격한 감정탓으로 돌릴수만도 없다. 좀더 고질적이고 내재된 '의사소통 불능증'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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