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주체는 대다수 민중

 <글 싣는 순서>
 1. 역사란?
 2. 제주4ㆍ3항쟁
 3. 한국전쟁
 4. 60-70년대 정치상황
 5. 87년 '노동자대투쟁'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 가끔 하늘을 쳐다보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이 어렵듯이 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의 총체적 산실이라고도 볼 수 있는 '역사'에 대해서 한번쯤 회의를 해보는 것도 그 자체로써 적지않은 의미를 가져다 주리라 확신한다. 왜냐하면 그간의 우리역사를 돌이켜보면 그야말로 왜곡과 허울로 점철되어온 껍데기뿐이었기에 더욱 그러하다. 누구든지 '역사란 이러이러해야 한다'라고 원칙을 말하지만 실상 수없이 복잡한 역사적 인과관계 속에서 정치역학에 따라서 즉 힘의 논리에 의해서 역사적 사건들이 태동되었고 역사적 기술 또한 그러한 제반 논리에 의해서 형성되어 왔음을 부인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본 역사기획에 드러감에, 몇가지 현대사의 획을 긋는 역사적 사건들을 중심으로 역사를 재조명해봄으로써 그동안 왜곡되어온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올바로 공유해보고 또 알려지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진실을 밝혀내고 토로함으로써 단연코 '역사적사실'로서의 존재가치를 부여하고자 한다.
  역사란 무엇인가? 단재 선생은 역사를 '민족정신의 얼의 발현과정'으로 보았으며, 토인비는 '도전과 응전의 산물'이라 했으며 일찌기 헤겔은 역사를 '자유의 실현을 향한 변증법적 발전'으로 묘사한바 있다. 그외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하여 살펴보면, 관념론적 역사 철학자로서 칸트와 헤겔이 있었고, 꽁트의 실증주의, 맑스의 사회변혁지향의 역사적 유물론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다양하다. 여기서 한가지 분명히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은 역사라고 하는 것은 단연코 역사적 사실의 나열이 아닌 우리민족의 정도 즉 '진보'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으로 보아야하며 그 주체는 총체적 개념으로서의 대다수 민중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지난 시기 정치, 경제, 문화를 돌이켜보면 정치ㆍ경제적 역학관계에 따라서 정권과 기득권의 논리가 그대로 반영되어 왔으며, 아직까지도 상당부분 그 논리는 계속되고 있다.
  반공이데올로기로 대표되는 거대한 체제의 강요와 외압속에 대부분의 주장은 반민주적, 반민족적으로 간주되었으며, 반민중적 독재정권과 그 정권의 배후를 합리화하였으며, 이로인해 민족분단을 강요한 외세와 그에 앞장선 반민족세력의 행위가 민족을 위한 행위로 포장되었고, '민주주의'나 '민중', '통일'이라는 용어의 사용조차 금기시되는 형편이었다. 철저하게 뒤틀린 인식의 도착과 허위의식이 지배하고 강요된 인식부재의 시대였다.
  현대에 급증하고 있는 사회문제, 패륜범죄, 비양심, 비도덕등 이러한 것들은 과거의 올곧지 못한 역사가 남겨준 유산이라고 밖에 달리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란 과거의 산물이며 현재의 결과적 산물이 미래라고 볼 때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근원적으로 과거의 역사적 뿌리에서 연유한다고 본다. 즉 다시말하면 우리의 미래는 과거의 우리 역사를 바로 잡고 또한 근원적인 반성과 혁신이 없이는 결코 기대할 수 없다. 이에 현대사의 큰 줄기속에서 몇가지 역사적 사건들과 함께 공유해보는 장을 통해서 좁게는 과거에 대한 역사인식을 넘어서 현실인식에까지 접근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 첫째로 제주 4.3항쟁을 통해 계급ㆍ계층간 내외적 갈등 문제를 포함한 해방전후사에 대한 제반의식의 문제를, 둘째로 그 동안의 이데올로기 문제가 강하게 개입된 단편적 사실로써가 아닌 또한 국제ㆍ정치적 시각에 앞서 계급ㆍ계층간 본질적인 내적 모순을 통찰함으로써 '한국전쟁'에 대해서 재조명해보며, 셋째로 '박정희를 중심으로 하는 60-70년대 정치상황'을 통해 한국 현대사가 점진적으로 굴절되어가는 과정을, 마지막으로 87년의 '노동자대투쟁'을 끝으로 미비하지만 한국 현대사의 전체 연속선상에서 앞서 제시한 역사적 사건들의 의의를 재음미해 봄으로써 지양해야할 과거의 유산을 과감히 청산하고자 한다.
  모든 것은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결국엔 진실앞에 굴복하게 된다. 지닌시기 제도권의 철저한 힘의 논리에 의해 점철되어온 우리의 역사적 현실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조심스럽게 제언해본다. 그것은 바로 '민중'과 '변혁'이라는 전망을 향한 관점이 아닐까 한다.
  끝으로 이 글을 정리하면서 앞서 이야기한 역사에 대한 문제의식과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만큼의 역사적 전진은 한두명의 선각자가 아닌 이땅을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의 '혼'을 딛고 또한 살아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딛고 이루어진 산물임을 분명히 밝혀두며, 앞으로의 역사적 정의에 대한 몫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각자의 몫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박정우(사법ㆍ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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