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싸움 비화된 '충청도 핫바지론'전모

  지난 6월 27일에 실시된 지방자치단체장선거가 끝난지 두달이 넘어섰다. 대전을 포함한 충청권에서는 자유민주연합(이하 자민련)소속으로 선출된 기초단체장 및 광역의원들은 대전에서 기초단체장 5명중 4명, 광역의원 23명중 23명이다. 충남에서도 이는 비슷한 양상을 보여 기초단체장 15명중 15명, 광역의원 43명중 43명이 자민련소속 후보자로 당선되었다. 자민련이 지역당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창당했기 때문에 예상되었던 일이지만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그리고 이와같은 결과에는 "충청도 핫바지론"이라는 이유가 큰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충청도 핫바지'라는 말은 충청도권 시민들의 지역갈등을 겉을 표출시키는 요인으로 충분했다. 이는 곧 지역감정의 유발요인으로 작용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불거지고 있는 '충청도 핫바지론'이 왜 대두되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현 민자당 대표인 김윤환씨는 지난 1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김대표가 탈당후 신당을 만들 경우 '동병상련'의 TK와 연계될 수도 있냐"라는 질문에 "신당이 대구경북 지역당으로 나간다면 모를까 충청도의 핫바지가 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라고 대답했다. 1월 21일 이 기사를 부산지역의 국제신문사가 게재했다. 그리고 2월 6일 이 보도를 접한 대전광역시 의원들은 분개했고 이 발언에 관련하여 응징의 차원에서 범충청권 결의대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기자간담회를 요청했다. 사태에 대하여 대전일보, 대전매일신문, 중도일보등 지역언론들은 이 내용을 2월 7일자 신문에 1면 톱기사로 실었다. "충청도 핫바지"와 관련한 기사는 여론을 형성시켜 지역감정을 유발하기에 충분했고 결국에는 자민련측에서 이 내용을 선거에 이용해 충청권에서 압승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이와 같은 일련의 내용을 볼때 문제점은 몇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김윤환 대표의 의도를 언론사들이 오보를 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 언론사들은 김윤환총장 발언을 앞뒤말을 제외한 "충청도 핫바지"만을 부각시켜 충청도가 핫바지라고 해석하게끔 의도했다는 것이다. 또 이 기사를 대전매일신문, 대전일보, 중도일보 등에서 오보해 내용을 결정적으로 악용했다는 것이다. 둘째, 이는 선거에서 자민련이 '충청도 핫바지'를 들고나와 지역감정을 유발시켜 충청권에서 자민련의 열풍을 몰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셋째, 대전광역시 의원들이 발언의 진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채 행동을 하려 했다는 점이다. 넷째, 언론사와 정치권과의 관계에 있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바른언론을 위한 대전시민연합의 오세민 집행위원장은 "충청도 핫바지라는 것을 부각시켜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대전매일과 자민련과의 연계 의혹 역시 제기된다."고 말했다.
  한때 이 문제는 김윤환대표와 언론사간의 법정사건으로까지 비화되었지만 현재는 각 언론사들이 오보를 시인하고 정정보도를 낸 상태이다. 이번 '충청도 핫바지론'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는 정치권과 연계된 언론사의 의혹이 여전히 잔재하고 있다는 것과 이를 이용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특히 주지해야 할 사실은 자민련측에서 '충청도 핫바지론'을 들고 나와 아직도 지역 감정에 의지한 정치세력확장을 꾀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앞으로 자민련이 의정활동을 해 나감에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볼 일이다.

 이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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