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OEIC Basic'의 저자 이상철 교수를 만나다.

 대한민국은 공인영어시험 열풍으로 뜨겁다. 진학과 취업 시에 공인영어시험 성적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서점에도 공인영어시험 서적들이 즐비하다. 수많은 공인영어시험 수험서 저자 중에 익숙한 이름이 눈에 띈다. 바로 우리학교 영문과 이상철 교수다. STAR TOEIC Basic’의 저자 이며 우리학교 언어교육원장인 이상철 교수가 말하는 영어공부란 무엇인지 알아보자.

 문법기초 탄탄히 다져야
 고등학교 영어교육은 수학능력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독해의 비중이 높고 문법이나 발음의 비중은 낮다. 영어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문법의 기초를 탄탄히 다져야하는데 이것이 부족하다보니 학생들은 제대로 된 영어를 구사하지 못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대학교에서는 수능식 문제풀이방법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문법을 제대로 배우지 않은 채 대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대학생들이 흔히 보는 TOEIC이나 TEPS 같은 공인영어시험의 경우 문법지식을 요하는 문제들이 많다. 우리학교에서 1987년도부터 영문법 강의를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했는데 그 당시 학생들과 현재의 학생들을 비교하면 요즘학생들의 영어실력이 오히려 떨어진다. 엄밀히 말하면 요즘 학생들은 지문을 해석하고 글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잘 하는데 문장구조를 파악하거나 작문과 같은 전반적인 영어구사능력은 과거의 학생들보다 뒤처지는 것이다. 이는 중·고등학교 때 문법공부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학생들 중에는 공인영어시험 점수 향상을 위해 사설 학원에 다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어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학원만 쫓아다니면 일정 수준이상 점수를 올리기 힘들다. 학원에서는 시험 보는 요령만 콕콕 집어내 가르치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영어공부를 위해서는 기초부터 탄탄히 해야 한다. 요령은 그 후에 배워도 된다. 기초 없는 유형위주의 공부는 쉽게 무너질 뿐 아니라 유형이 다른 시험에서는 좋은 성적을 얻기 어렵다.

 기초 다진 후 토익 공부해야
 저학년 때부터 토익, 토플 공부를 하려는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저학년 때는 영어에 대한 포괄적인 그림을 그린다는 기분으로 기초를 튼튼히 하는 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기초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영어의 기본이 되는 어휘와 문법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회화도 겸하는 것을 추천한다.
 고학년 때는 저학년 때 다진 기초를 토대로 공인영어시험 수험서를 보면 된다. 기초가 잡혀있기 때문에 이해도 빠르고 시험성적도 빠르게 상승한다.

 문법공부 딱딱한 건 맞습니다
 학생들은 영어의 기초라 할 수 있는 문법공부를 딱딱하게 생각해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문법은 규칙들을 모아놓은 것이기 때문에 딱딱한 것은 사실이다. 문법공부가 딱딱하긴 해도 빠뜨려서는 안 된다. 문법의 기초가 없는 영어는 철근 없이 콘크리트로만으로 지은 고층빌딩과 같다. 문법공부를 잘 하려면 ‘내가 대학생이니까 이정도 책은 봐야지’라는 고정관념은 버리고 자기 수준에 맞는 교재를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해서 보는 것이 좋다. 이런 식으로 난이도를 높여가며 3권정도 보면 영어문법에는 도사가 될 것이다. 한국어로 된 문법책은 설명에 어려운 감이 있어 원서로 된 문법책을 추천한다. 문법공부만 하기에는 지루하니까 영어로 된 쉬운 책들도 읽어가며 공부하는게 좋다. 페이퍼백으로 된 얇은 영어소설도 좋고 어느 정도 실력이 된다면 News week나 Reader’s digest같은 잡지도 좋다.

 무작정 해외로?
 올해는 많이 줄었지만 예년만 해도 많은 학생들이 해외어학연수를 나갔다. 일부 학생들은 이루고자 하던 바를 이뤘지만 무작정 해외로 떠난 많은 학생들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영어공부를 위해 무작정 해외어학연수를 나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성공적인 해외어학연수를 위해서는 좋은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은 흔히 규모가 큰 대학의 어학연수프로그램이 좋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사실은 아니다. 규모가 작은 대학이 훨씬 더 탄탄하고 체계적인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대도시나 규모가 큰 대학의 경우 한국인들이 많아서 비싼 돈 들여 해외어학연수 갔다가 영어는 한 번도 쓰지 않고 오는 경우도 흔하다.
 성공적인 해외어학연수를 위해 좋은 어학연수 프로그램 선정과 더불어 명심해야할 것이 또 하나 있다. 언어는 문화의 일부라는 것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언어습득을 위해서는 문화도 함께 배워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지인들과 함께 부딪치며 생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해외어학연수를 가서 한국인들과 어울리는 것은 득이 안 된다.
 해외에 나가지 않더라도 의지만 있다면 영어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영어공부를 잘 하려면 영어와 친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어에 노출되는 빈도를 늘려야 한다. 외국영화를 자막 없이 반복해서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소 지루하더라도 반복해서 보다보면 귀가 뚫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영어공부의 왕도
 영어공부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단 10분이라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몰아서 하는 공부 방식은 영어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무슨 과목이든 재미가 있어야 공부도 잘된다. 영어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영어를 즐겨야한다.
 나 같은 경우는 무식하게 공부한 세대이다. 한번은 사전을 A~Z까지 몇 달에 걸쳐 다 외우기도 했다. 시대에 뒤쳐진다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영어공부를 제대로 하고자 한다면 전자사전보다는 종이사전을 추천한다. 종이사전을 사용하면 찾는 단어 뿐 아니라 주변에 있는 단어들도 더불어 습득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종이사전은 전자사전보다 설명이 풍부하다.
 요즘 학생들은 영어공부가 어렵다고들 하는데 너무 편하게 영어공부를 하려다보니 실력이 늘지 않는 것이다. 영어는 편하게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요즘은 책들도 너무 편하게 돼있다. 편집이 잘된 책은 오히려 영어공부에 방해가 된다. 직접 사전을 뒤져 단어도 찾아보고 문장구조가 어떤가 살펴보기도 하면서 공부를 해야 영어실력이 빠르게 향상될 수 있다.

 오랜 세월 강의를 하다 보니 ‘문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나름대로의 사고가 확립됐다. 나는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문법은 외우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전한다. 영어공부 어렵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 ‘영어 까짓것 별거 아닌 게 될 것’이다.

 정재훈 기자
 jjh303@naver.com
 사진/ 문수영 기자
 symun@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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