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Table made by 한경수

 수강신청 기간이 되면 우리는 백마게시판을 보며 ‘그 분’을 기다린다. ‘군대 갔다는데?’, ‘학교 다닌다는데?’ ‘이번에도 올릴까?’ 등 무성한 소문이 돌았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수강신청 기간에 맞춰 그 분이 찾아왔다.
우리의 ‘그 분’은 바로 ‘시간표 짜는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한경수(고고·휴학) 군이다. 현재 한 군은 충남 보령시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다. 개강 전 수소문 끝에 그와 연락이 닿았지만 훈련으로 면회는 불가능한 상황! 다행히도 휴가가 얼마 남지 않아 이에 맞춰 충대신문과 만남을 가졌다. 

 

 군 복무 중에도 학교 생각
 작년 3월에 입대한 그는 이제 작대기 세 개를 달았다. 지난 휴가가 수강신청 기간과 겹쳐 프로그램을 올릴 수 있었다는 그에게 ‘수강신청에 맞춰 휴가를 나왔냐’고 묻자 그는 ‘우연’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그러나 ‘우연이 아닌 것 같다’는 기자의 짓궂은 질문에 결국 “군대에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여기서 수강신청 기간을 보고 비슷한 시기에 휴가를 냈다”고 자백했다. 그는 “예전에는 학교에 관심이 없었는데 입대를 하고 나니 학교 생각이 많이 난다”며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면 매번 학교 홈페이지와 학과 커뮤니티를 방문한다”고 말했다.

 한 달에 걸쳐 만든 프로그램
 그는 일일이 종이에 써가며 시간표를 짜야 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꼈다. 그러던 중 다른 학교에는 편리하게 시간표를 짤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평소에 이런 것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한 달에 걸쳐 우리학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완성 후 처음에는 개인적으로만 사용했지만 작년부터 이것을 백마게시판에 올려 학우들과 공유했다. 한 군은 “프로그램을 올리자 많은 학우들이 게시판은 물론이고 미니홈피와 이메일에까지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 한 군의 게시물을 높은 조횟수와 많은 댓글이 달려있다.    

 충대 커뮤니티 만들고 싶어
 그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전역을 하면 ‘고파스’ 같이 활성화된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고파스(www.koreapas.net)는 고려대 재학생들의 커뮤니티로 자유게시판, 강의정보, 맛집소개 등 대학생활 전반에 대해 소통하는 곳이다. 그는 “학교 게시판이 있지만 이보다 더 자유롭고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며 “총학생회에서 이런 계획이 있다면 나도 꼭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난 후 새내기들을 만나러 간다는 한경수 군. 입대를 하고 나니 학교 다닐 때 학점관리를 소홀히 했던 것과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고 말한다. 그는 새내기들에게 이 둘의 중요성을 마음에 새기고 대학생활을 할 것을 당부한다.   
 ‘다음 수강신청 때도 휴가 나오실 거죠’라는 장난스런 질문에 그는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오효진 기자
 ohhappy@cnu.ac.kr
 사진  이기복 기자
 lkb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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