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80년대에만 해도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목적의 대부분은 '학비조달'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은 등록금을 집안에서 전담하기 어려운 사람들이었고 그 수도 얼마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아르바이트 학생'에 대한 주위의 시선도 따뜻하기 그지 없었고, 사회 인식의 전반도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는 대학생활의 대명사중 하나로 아르바이트가 꼽힐만큼 대다수의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또 목적도 '학비조달'이라는 절박한 이유에서 벗어났다.
  지난 13일 충대인 160명(남자 74명, 여자 8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이런 현상을 잘 증명해 주었다.
  우선 대학에 들어와서 아르바이트를 해보았다는 사람이 전체의 69%를 차지했고, 아르바이트를 한 목적도 용돈을 벌기 위해서나(67%)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서도(27%)로 나타났다.
  이렇듯 아르바이트의 목적이 '용돈'이나 '경험'에 있다면 그 목적의 결과물 또한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학생들이 한 아르바이트 직종은 남자들의 경우 술집, 커피숍등에서의 일이나 막노동이 53%를 차지했고, 여자의 경우 과외가 70%를 차지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제공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특히나 학과공부에 도움도 되고 돈도 벌 수 있는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식의 아르바이트는 포기한지 오래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얻은 돈의 대부분은 어디에 쓰십니까?'라는 질문에 남자의 경우 유흥비로, 여자의 경우는 옷을 사거나 필요한 물품구입을 하는데 쓰고 있어 '용돈'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함을 나타내 주고 있다.
  요즘 소위 '신세대 패션전문점'이라는 곳은 단지 여대생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즉석으로 신용카드를 발급해 주고 있어 여대생의 충동구매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과외'처럼 한달 수입이 안정적이면서 다른 직종보다 고가인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은 3개월이나 6개월 할부로 값비싼 옷이나 물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과외'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믿고.
  이와 관련해 김영신(국문ㆍ2)양은 "실제로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싶어도 한달이면 어김없이 날아오는 카드대금서가 눈앞에 어른거리고, 또 일정하게 들어오던 수입이 없으면 생활하기가 불편하니까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계속하게 된다."라고 밝혀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 주고 있다.
  아르바이트가 '목적'이 될 수 없다. 그것은 대학생활을 좀 더 풍요롭게ㅡ정신적, 또 물질적으로ㅡ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당장 아르바이트 시간때문에 동아리 생활도 제대로 하기 힘들고 과 행사에도 들러볼 수 없다. 자, 이때 당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박은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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