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정권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대구 경북대학교에서는 한국대학총학생회 연합(이하 한총련)출범식이 있었다.
  이번 한총련 출범식을 통해 본 대구의 민심은 4ㆍ28대구 지하철 가스폭팔 참사이후 역대의 정권가를 배출시킨 도시답지않게 현 정권에 대해 많은 불신을 갖고 있었다. 더욱이 이러한 참사가 언론에 의해 축소 보도되고 프로야구 등을 확대해 여론을 다른 곳으로 형성하려는 김영삼 정부에 대해서 많은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음이 역력히 나타나고 있었다.
  6일 오후2시, 뜨거운 날씨에도 5만여명이나 되는 많은 학생들이 대구 시민 선전전을 위한 가두행진을 벌였다. 경북대 정문 앞에서 몇년째 핫도그를 파신다는 한 아주머니는 "뉴스 볼 때 마다 눈물이 나지예"라면서 "바다에서 임금이 나오면 나라가 망한다는 옛말이 꼭 맞데이"라고 말했다.
  해방이후 단 한번의 정권 교체도 없이 옛 '왕조시대'처럼 정권을 세습하면서 살고 있는 우리나라. 그러나 여당의 아성(?)으로 불리던 경상도 지방에서조차도 이제는 정권을 불신하고 있다. 비록 한총련 출범식 중 가두행진이 많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지는 못하였다 하더라도 뜨거운 날씨 속에서 학생들에게 시원한 물 한모금을 나누어 주고 "수고 하세요"라면서 박수를 보내주던 시민들을 보면서 이나라의 장래가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라고 확신했다.
  올해는 통일원년, 해방 50년, 지방자치 단체장 선거, 그리고 민주노총 건설의 의미있는 해이다. 이번 한총련 출범식을 통해 대구 시민들을 보면서 변화 발전할 그 무언가가 뚜렷이 느껴져 비록 몸은 피곤하고 날씨는 뜨거웠지만 마음만은 가벼웠다.
  그리고 아직도 생각난다.
  바다에서 임금이 나오면 나라가 망한다면서 울먹이던 한 아주머니의 얼굴이.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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