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조직사건이 현재 진행중이다(?)

  올 해 한총련 출범식을 지켜보았던 사람은 하나같이 '한총련의 투쟁 방식이 변했다'라고 말하고 있다. 정치적 구호를 남발하던 이전의 모습에서 너와 내가 하나 될 수 있는 어울림의 자리를 마련했다라는 점에서 1백만 대중과 함께하는 한총련으로 자리 매김했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대중과 함께 하는 한총련으로 거듭나기 위한 변화와 혁신의 모습들은 지난 대의원 대회의 경선 과정이나 출범식 공간에서 펼쳐졌던 부문 계열 행사, 수많은 대자보와 전시물의 모습에서 나타났다.
  작년 한총련은 출범식을 치르면서 출범 선언문이나 북한 관련 전시물의 내용에 있어서 정권에 의해 탄압의 빌미를 제공하여 용공, 이적 단체로 매도당한 바 있다. 그 해 한총련 의장을 비롯한 각 지역 총련 의장등 10여명이 당일로 수배당해 얼마 지나지 않아 구속되며 한 해 사업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8월에는 주사파 파동으로 정권은 국민에게 레드컴플렉스를 자극하여 교수, 학생, 시민등 수많은 인권을 짓밟은 바 있다. 학생운동 세력을 주사파로 몰고가며 출범식 이후의 탄압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이다.
  95년, 한총련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5월 첫째주를 맞았다.
  몇 일전 각 일간지는 고려대 졸업생을 포함한 재학생 7명을 국가보안법으로 지난 15일 새벽 서울 시경에 의해 연행되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법대 출신 학생 4명과 타 단대 학생 3명이 서울시경 보안국 대공 분실에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군복무중인 3명과 사회인 1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가보안법으로 연행된 학생들 대부분이 한총련 의장이 재학 중인 과라는 것이 이 사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한다. 학생운동  세력에 또 다른 조사사건이 있을 것임을 알리기 때문이다. 한총련 의장이 고려대 법대 재학생임을 감안한다면 의장도 이에 연루되어 빨갱이로 수배령이 떨어질 것이며 한총련은 주사파의 사주를 받은 이적 단체로 조작되어 탄압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작년 여름 공안 정국의 소용돌이속에 고려대에서는 '김일성주의 청년 동맹(이하 김청동)이라는 조직 사건이 터지면서 학생운동은 시련을 겪었다. 이 조직 사건은 정부의 조작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듯 구속자 전원이 무거운 형벌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모두 집행유예로 풀려나 있다. 김청동사건은 쌀 수입 개방으로 흔들린 정권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조작 사건 이었음을 말해 주었다.
  선거 때면 항상 있어 왔던 조직 사건이 올해는 지자체 선거를 한 달 앞두고 되풀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영삼 정권은 이번 선거가 중간 평가라는 시점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를위해 한총련등 민족 민주 세력을 탄압하면서 국민에게 '보수와 안정'을 외침으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쇼를 벌일 것이다. 우리는 느끼고 알아야만 한다. 근거 없는 이적, 용공 단체로의 새로운 매도가 우리에게 준비되고 있다는 것과 하지만 그것은 허구적, 기만적인 작태이며 자신의 수치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임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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