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와 VJ(?)

  한 아버지와 아들이 있었다.
  어느날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얘야, 너는 JP와 DJ중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니?" 아들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VJ가 되었으면 좋겠는데요" 기가막힌 아버지는 다시 물었다 "얘, 니가 생각하는 JP, DJ, VJ 의미를 말해줄 수 있겠니?" 그러자 아들은 "JP는 잘 모르겠고 DJ는 디스키 쟈키로 알아 들었구요, VJ는 비디오 쟈키를 말한거에요"라고 대답했다.
  이 우스갯 소리는 정치에 너무나도 무관심한 현 시대 젊은이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얘기이다.
  우리는 세계화를 내세우며 오직 '경쟁만이 살길이다'고 말하는 나라에 살고 있다. 이러한 '경쟁'이란 압박하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기주의나 개인주의의 틀 속에 갇혀 함께하기 보다는 홀로이기를 고집하고 있다. 비단 이러한 여러 사회문제는 '경쟁'으로 생계를 이어가며 좋은 기획거리를 찾고 판매실적을 올리려는 사회인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깨끗하며 가장 순수해야할, 불의를 보면 두 주먹 불끈 쥐고 일어서야할, 학생들마저도 이젠 자신만의 안락을 추구하며 취업 준비만을 일삼는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방이후 우리나라는 많은 역사적 변화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피를 흘린 민중의 투쟁덕에 대학의 총장,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었고 어느정도 쉬쉬 하지 않으며 현 정권을 비판할 수도 있게 되었다. 이런 역사 앞에서 자기살기에 바쁜 다른 사회인들은 제쳐 두고서라도 우리 학생만은 지나간 역사속의 피맺힌 외침들을 잊어서는 안된다. 아무리 정권이 세계화를 외치며 적자생존의 논리를 아무렇지 않게 펴더라도 우리 학생들만은 현혹되지 말고 역사를 알아 지나간 그분들의 넋을 기리며 계승해야 한다. 그러나 어떠한가. 지난 군사 정권에 대항해 민주화를 부르짖으며 일어선 4ㆍ19학생 의거 마저도 아무런 기념 행사없이 지나쳐 버렸다. 또한 2천여명의 무고한 피를 불러 일으킨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은 어떠한가. 자신의 권력을 위해 무고한 생명들을 앗아간 책임자들이 버젓이 살아있는 이때에 무관심한 학생들이 귀찮은듯 쳐다보는 틈속에서 소수의 학생들만의 '책임자 기소, 책임자 처벌'이라는 작은 외침만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 이렇듯 조금씩 잊혀져 가고 있는 것이다. 아니 아예 지워질 지도 모른다. JP를, DJ를 제대로 알지 못하며 이 나라 정치에, 역사에 무관심한 젊은이들 앞에서, 그리고 역사 앞에 떳떳이 나서지 못하면서 경쟁만을 외치며 이기주의 개인주의를 조장하는 정권 앞에서 말이다.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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