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협동조합이란?

 최근 많은 대학에서 식당 및 구판장, 매점, 자판기의 운영 실태와 문제점이 다각도로 제기되면서 학내복지에 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각 대학에서 일고 있는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운동'은 실제로 '소비자협동조합(이하 소협)'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대학인 복지 향상을 위한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존의 학내복지 시설들이 학교측과 상인들이 임대계약을 맺고 운영되던것에서 이제는 점차 학교에서 이러한 복지시설을 운영, 학내 재투자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생협은 본질적으로 수익금의 학외유출을 막고 효율적인 학내 재투자를 위한 구체적인 복지 정책의 하나이다. 대학 생협은 대학 구성원인 조합원이 출자한 자본으로 물품을 대량 구매하여 값싸게 분배하는것을  목적으로 한다. 생협의 활동영역을 보면 지금까지의 여타 복지 관련사업과는 달리 생필품을 비롯한 구판장, 자판기, 서점관리 이외에도 스포츠용품, 자동차 교습학원, 여행 알선까지 도맡아 해결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포괄적인 사업방식을 취한다고 볼 수 있겠다. 또한 조합원들의 친밀한 공동체적 관계를 이용한 공제사업으로 강연회, 체육대회등과 대학문화관, 대학 세미나관 설립운동등 일련의 대학 문화 운동을 이끌어 나가는 선구자적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다. 즉 대학 생협은 일반 상인들처럼 이윤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의 생활향상을 목적으로 성장ㆍ발전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운영사업의 이익금을 통해 하이킹, 여름캠프, 각종 스포츠 대회, 예술제 개최, 취업강좌, 해외교류 등 조합원의 여러 요구에 부합되는 프로그램들을 마련, 조합원들간의 교류, 친목, 연대의 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기존의 소협과 생협을 비교해 보면 소협이 식당, 매점, 자판기 등을 대상으로 하던 것과는 달리 생협은 각종 임대업 위탁업까지도 포함한다. 또 소협이 관료주의적 운영으로 현상유지에 급급해 오던 것에 비해 생협은 소비주체가 운영에 참여하므로 민주적, 자주적, 역동적이며 집단적인 힘으로 업자와 계약하므로 경영합리화도 용이하다.
 일부 대학은 부분적이나마 학내 복지 시설에 대한 직영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학의 직영형태는 소협의 형태를 띠고는 있으나 엄밀한 의미에서는 소협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는 '조합'에 가입된 조합원의 개인출자에 의해 이뤄져야 하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각 대학에서 추진하고 있는 생협은 직영을 하는 등 협동조합에 접근하고 있기는 하나 출자를 둘러싸고 대학의 구성원인 교수, 교직원, 학생들의 입장이 각기 달라 출항조차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생협의 역사가 길 뿐만 아니라 조정단체의 역할이 매우 크게 공통적으로 작용해 생협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의 겨우 1948년 동경대학에서 처음으로 생협이 조직된 이후 국립대학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되어 1958년에 '전국대학생활협동조합 연합회'가 조직되었다. 생협이 있는 일본 대학의 경우 조합원으로 교수, 교직원, 학생이 모두 가입하여 공동체적 생활복지를 위해 함께 애쓰고 있다. 또한 '조합원의, 조합원에 의한, 조합원을 위한'이란 원칙하에 학문환경의 개선과 평화적 소비자 운동의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일정액을 출자해야 하며 학생은 졸업시에 돌려받게 되어있다.
 외국처럼 '대학생협'이 건설되려면 우선 대학 구성원들간의 입장을 통일 시켜야 하며 전반적인 복지문제가 광범위하게 재점검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생협의 설립을 통해 대학인의 복지와 문화창달이 기대되어 진다. 이에 우리학교도 보다 발전적인 공동체적 복지 환경의 창달을 위해 생협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김수진 기자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