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풍경

  풍경Ⅰ : 직장 초년생때였으니까 제법 오래전의 일이다. 덤벙거리다가 노크도 없이 화장실문을 벌컥 열어 버리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화장실에서 용무를 보던 직장의 상사는 물론이었고, 문을 열었던 본인도 당황해서 어쩔줄을 몰랐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가끔 연구실을 노크없이 불쑥 열어버리는 학생을 볼때는 그때의 일을 생각하며, "제발 화장실문은 '노크를 해야한다'특히 문고리가 걸려있지 않을때는 말이다."하는 말을 해주곤 했다.

  풍경Ⅱ : 현대인이란 자기만을 생각하도록 되어있어서 주변을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그렇지만 이것쯤은 생각해보자. 엄연히 주차위치표시를 보면서 두개의 자리를 차지하면서 삐딱하게 세워놓을 경우이거나, 더 심하면 빈자리가 많은데도 자기편의대로 길 한가운데 턱하니 세우는 경우를 보게된다. 이런 경우 주차위반의 딱지보다는 '너 잘났다'라고 종이에 크게 써서 붙여주는 것이 어떨까.

  풍경Ⅲ : 참 좋은 계절이다. 책보기에도, 일하기에도 그리고 놀기에도 말이다. 어떻게 놀아도 멋진때이고, 또 누가 머라할 것도 없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꼭 이맘때 꼴불견은 주막거리를 만드는 일이다. 뭐 별다른 특색도 없는 주막을 가지가지 학과에서 다투어 판을 벌여야 한다는 말인가.
  대학생활의 낭만, 그 낭만을 즐기는 젊음ㅡ역시 느낌좋은 말이다. 이러한 아우성속에 조용하고 뭔가 목소리를 가다듬어 보려는 행사는 파묻혀버리고 만다는 것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행사전체가 기획적으로 조정되고 행사장의 위치선정과 효과적 공간배치가 조화롭게 이루어져서 상대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을줄 아는 여유가 필요하다. 

  풍경Ⅳ : 젊음만으로도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뭔가 더이상의 치장이 필요하단 말인가. 건강하고 산뜻해서 그로 충분하다. 차림색나 화장에서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것을 아는가. 더구나 색채의 현란함은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천박해 보일수도 있다. 여러분은 젊음 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건강한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더라고.

 김진(산미ㆍ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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