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대행진단 활동기 - 평화로 한마음, 통일로 한걸음

 8월2일부터 보름동안 조국의 동쪽과 서쪽을 나누어 돌며 통일의 불바람을 일으킨, 삼천리 대행진단의 삶을 편지와 일기 형식으로 재구성하였다.   -편집자주-

 사진 : 김재중 기자
 글 : 김재중, 송기선 기자

 조국동쪽의 통일길라잡이, 한라단

 백두단에게
  오늘 한라단은 삼복 더위에 녹아 물렁거리는 아스팔트에 발자국을 찍으며 대구 시내를 뛰었어. 백두단원이 뛰고있는 곳도 이곳 대구만큼 덥겠지. 이 더위에 지지않고 시민들을 만나며 통일 바람을 일으키고 있을 백두단원들의 모습을 그려보니 나도 힘이 솟는 것 같아.
  우리도 매일 거리 선전전을 통해 시민들을 만나면서 우리가 할일이 많다는 생각을 해. 우리들이 다가서면 무관심하게 지나쳐가는 시민들, 낯설지만 끝까지 따라가며 통일에 대해 설명하는 우리 대원들, 둘의 모습을 보면 통일이 언제쯤 이루어질까? 궁금해진다. 아직도 반공이 최선이라는 시민들도 제법 있어. 백두단이 뛰고있는 그곳도 그래? 간혹 쓸데 없는 짓 하지말고 공부나 하라고 호통치는 시민을 대하면 주눅이 들기도 해.
  오늘도 대구 백화점 앞에서 그런 시민을 만났어. 하지만 한참을 통일에 대해 말씀드렸더니 고개를 끄덕이시며 옳은 일이긴 한데 학생들이 고생한다며 더위에 몸조심 하라 하셨어. 많은 시민들이 통일을 이루고 싶어 하시지만 그 구체적인 것은 잘 모르셔. 그저 정부가 하는 일이 최선인 줄 알고 계실뿐이지. 그러니 학생들은 공부나 하라는 거야.
  하지만 우리는 현정권이 말로만 통일을 얘기하는 기만적인 정권임을 알잖아. 그리고 진정 올바른 통일 조국에 대해서도. 우리가 할일은 그것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이 아닐까? 그일을 하고 있기에 이 더위도 참을 수 있겠지. 시민의 말처럼 학생들이 공부만 해도 좋을 그런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백두단에게
  여기가 강원도 원주이고 서울 입성 전야니까 백두단도 경기도 어디쯤에서 입성전야를 맞고 있겠군.
  벌써 서울 입성이라니 잘 믿기지 않아. 그동안 우리가 달려 온 길은 모두 얼마나 될까? 우리가 한반도 남단의 동쪽을 책임지고 통일의 바람을 일으키며 이곳 원주까지 오는 동안 정말 힘겨운 일정이 아니었나 싶어.
  매일 뛰어다는 거리는 내가 한 10년 걸어 다닌 정도의 거리는 되는 것같고, 매일 마셔댄 물은 한 1년치, 흘린 땀은 한5년치 같아. 그런데 잠잔 것은 평소대로라면 한3일치정도 밖에 되지 못한 것 같아. 아침 6시에 기상하여 선전전을 치뤄 내고 투쟁을 벌이고, 환영식에 참여하고, 결의 대회를 갖고 총화하고 새벽 3-4시쯤 취침까지, 정말 힘든 일정이었어.
  우리가 그 힘든 일정 속에서 이룬 것은 무얼까? 노래도 하고 춤도 추면서 시민들에게 통일을 들려 주고, 현정권의 무력적인 압력을 뚫고, 그들의 잘못을 강도높게 비판도 하였지. 전경에게 맞기도 하면서 우리의 할 바를 해내지 않았나 싶어. 그러기에 배운 것도 많아. 그중에서도 힘든 일정을 이루어 내도록 나를 이끌어 준 것은 한라단의 함께하는 모습이었다. 아침부터 새벽까지 개인의 편함보다 옆의 동지를 생각해 주며 서로 챙겨주는 모습. 대장님을 중심으로 하루를 총화하고 내일의 일들을 합의하고 다음날, 합의한 바를 지켜내고 언제나 웃는 모습을 보이려 애쓰는 모습. 그런 모습들을 통해 나도 어느덧 조금씩 바뀌어 감을 느꼈어. 그랬기에 몸은 힘들었어도 늘 힘차게 생활할 수 있었어.
  드디어 내일 너희 백두단원을 만나는군. 무척 반가울 거야. 우리 지금까지처럼 힘차게 만나보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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