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주차장 문제를 진단한다 - 학교 구성원 모두가 동등한 입장에서 대안을 제시해야

  '충대가 주차장화 되고 있다'과연 이것은 기우인가? 최근 2-3년 들어 갑자기 늘어난 차량은 45만평의 충대 곳곳을 점유해 가고있다. 그러나 이에대한 고민과 대안은 없는 상태이다.
  지난 14일 오전12시. 도서관 주차장 면수는 1백40여면인데 그것을 다 채우고 차량 60여대가 주차장 이외의 공간에 주차되어 있었다. 문과대는 82면에 1백20대가, 경상대는 38면에 70대, 공과대는 1백40면에 2백여대의 차량이, 법대는 16면에 30대의 차량이 주차된 상태였다. 정규 주차장의 한계를 훨씬 넘은 이같은 학내 주차 실태는 곧 통행에 불편과 보행안전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 법과대 학생회장인 박치정(공법ㆍ3)군은 "건물입구를 차가 막고 있어 통행에 어려움이 있다"며 "주차문제의 해결로 안전한 통행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의 연세대학은 2만 5천 학생중 5백여명이 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과거 '사치'의 개념이 아닌 '대중교통 수단'으로 우리학교 정문을 지키는 박희준씨는  "하루에 적어도 6천대 이상이 출입한다"고 밝혔다. 우리학교 전체 주차장 수는 1천5백70면이며, 전체 면수의 1.5배로 학내 주차 차량수를 어림잡아 본다면 2천2백대라는 계산이 나온다. '공과대 차량보유 실태 자료'를 바탕으로 전체 교수 9백여명중 90%가(8백10대), 교직원 9백여명중 50%(4백50대) 차를 소유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2백여대를 외부차량으로 생각해 보자. 나머지를 학생차로 계산한다면 7백여대가 나온다. 결과대로라면 학생과 교수, 교직원 모두가 만만치 않은 차량을 보유한 상태이다, 한정된 공간, 다수 구성원의 보유, 증가하는 차량수는 결국 주차장 문제로 불거져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19일 공과대 행정실은 녹색 페인트로 1백80면의 주차공간에 테두리 선을 그려놓고 바닥에 번호까지 새겨 놓았다. 이에대해 학생회측은 '번호에 따라 각 교수에게 주차장을 배정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제기와 함께 해명을 요구했다. 행정실 실장은 "공과대 특성상 외부인이 많아 교수들이 주차할 공간이 없어 불편을 느끼고 있다"며 "외부인에게 충대인의 주차공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그린것이다"고 밝혔다. 공과대 부학생회장인 신효국(기계공교ㆍ3)군은 "학생들과 사전협의 없이 그려놓은 것은 학생을 학교의 1주체로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주차장 문제에 대해 이승원 학생처장은 "문제성을 느끼고 있으나 주차장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대안이 없는 상태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학생회측 역시 뚜렷한 대안없이 '학생을 학교의 한 주체로 동등한 입장으로 생각하고 주차장 문제를 해결할 것'만을 원칙으로 정한 상태이다.
  학내 주차장 문제는 전국 여러 대학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연세대는 주차료를 징수하고 있으며, 전북대는 총학생회와 총무과가 공동으로 학교발행 '비표'가 없는 차량을 단속하고 학내주차 단속반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학교도 실효성있는 10부제 운영과 주차비 징수, 스티커 발부, 주차단속반 운영, 대형 주차장 건설등의 제안과 함께 장기적 안목에서 건물 신축시 지하 주차장도 만들어 져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앞의 방법들을 연구하고 실시하기 전에 교수, 학생, 교직원 학교 구성원간에 동등한 입장에서 민주적인 합의과정을 전제로 해야한다. 그것은 어떠한 결정에 있어서도 강제력을 부여할 수 있다는 아주 기본적인 논리를 포함하고 있다.
  교수ㆍ학생ㆍ교직원이 서로를 학교의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주차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책을 내놓을 때이다.

 백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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