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육상 3관왕 김민균(체육교육ㆍ1)군을 만나다

 지난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 전라남도 여수 일원에서 제89회 전국체전이 열렸다. 우리학교도 대전 대표로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중 육상 단거리에 출전한 김민균 군은 100m, 200m, 400m 계주에서 1위에 오르며 3관왕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군은 지난 달 전국대학교대항육상경기 100m에서 10초 48로 종전 대회 기록을 0.02초 당겨 대회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대학 육상 단거리의 무서운 신예로 불리고 있는 김민균(체육교육·1) 군과 북부운동장에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금메달과 학업
 기자가 축하의 말과 함께 음료수를 건네자 쑥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이는 그. “체전 준비할 때는 2주 정도는 오전 수업만 하고 오후 2시부터는 연습을 했다”며 체전 이야기를 시작했다. 연습할 때 달리는 것만 하냐는 질문에 “달리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 외에 여러 가지 보강되는 것들이 필요하다”는 김 군은 “웨이트 트레이닝과 체력보강을 위한 허들 점프 등으로 체력을 쌓는다”고 이야기한다.
 기자의 조금은 엉뚱한 질문에도 친절히 대답해 주는 김 군은 기록에 대한 욕심도 있다. “경기 전날은 항상 잠을 못 잔다”며 이번 체전에서는 수면제를 먹고 잠을 자기도 했단다. 이번 성적에 대해 “열심히 한만큼 달렸고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그는 순하게 생긴 인상과는 달리 승부욕이 강한 성격인 듯했다.
 인터뷰 약속을 잡으려 전화를 했을 때 아직 시험이 남았다는 말을 했던 김 군이다. 시험이 끝났냐고 묻자 “아직이요 다음주에 끝나요”라며 금세 시무룩한 표정이 된다. 각종 대회 출전 준비를 하면 학업에는 어떻게 신경을 쓸까. “대전 육상연맹에서 12월까지 저녁 7시부터 다양한 과목들을 공부하는 프로그램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그는 학업에도 열의를 보인다. “아침 7시 40분까지 육상부가 모여 교육학 공부를 하고 있다”며 “그런데 집이 멀어 아침에 일찍 오기 힘들다”고 살짝 투정어린 말을 덧붙였다.

 육상과의 인연
 초등학교 3학년 때 친구의 권유로 청백계주에 나갔는데 그 때 체육선생님이 좋게 봐줘서 취미로 육상을 시작하게 됐단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그는 말한다. 그렇게 맺은 육상과의 인연으로 그는 대전체육고등학교에 들어갔다. 김 군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전국체전에서 은메달을 기록했다. “3학년 때는 21년간 지속된 기록을 0.01초 차이로 깨고 1등을 했다”고 말하는 그에게 탄성을 보낸 것도 잠시, “한 달 뒤에 한 친구한테 그 기록이 0.01초 차이로 깨졌다”는 말에 웃음바다가 됐다.
 승승장구하는 그에게도 힘들 때는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때는 훈련 중에 허리를 다쳐 결국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기도 했다. 그 후로 재활치료도 열심히 하고 부모님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이겨냈지만 “다른 것도 해보고 싶고 오래하다 보니 지겨울 때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그때마다 시합들을 생각하며 이겨낸다고 한다.
 초반에 지고 있다가 추월을 해 어느 정도 거리가 벌어져 ‘아 내가 1등이구나’란 생각이 들때가 달리면서 가장 기분이 좋다고 말하는 그는 진정 승부사다.

 미래 그리고 그
 고등학교 때 기록들을 보면 운동부가 특성화 돼 있는 대학을 선택했을 것 같은데 의외다. “나중에 장래를 위해서다”라는 그는 공부를 더 열심히 해 체육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처음에는 한국체육대학교를 가려 했는데 그 곳은 너무 운동 위주다”며 “미래를 위해 체육교육과가 있는 대학을 선택했다”고 말한다. “조금 더 욕심을 내면 임용고시를 통과하고 국가 대표로 뛸 수 있으면 좋겠다”는 그는 지금 운동과 공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래도 기록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 없는지 “한국 기록인 10초 34를 깨는 것도 목표다”고 말하는 모습이 다부져 보인다. 9초 대의 기록은 어려울 것 같냐는 기자의 짓궂은 질문에 “어려울 것 같지만 자만하지 않고 계속 열심히 하면 기록이 좋아지지 않겠냐”며 천진한 웃음을 지었다.
  
 안 찍었으면 좋겠다는 것을 설득해 신문에 실을 사진을 찍으려 하니 ‘왼쪽에서 찍어주세요’라며 수줍게 말하는 그. 인터뷰 내내 웃음이 가득 했던 그. 기자에게 넉살 좋게 누나라고 바로 말하는 그. 한국 육상에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고 말하는 그. 그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앞날을 기대해 본다.

 권민지 기자
 ariarirang@cnu.ac.kr
 사진 문수영 기자
 symun@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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