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단기 연수를 다녀와서 -

  나는 대한민국이라는 좁은 나라에서 태어났다. 그 중에 나는 충청도에서 났고, 철들기까지 거기서 자라난 나의 가슴은 새가슴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스무살 청년의 때에 삶의 목적과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알게 되었을 때, 세계에 나아가고 싶어하던 나에게 주어진 이번 10박11일의 중국단기연수는 참으로 값지고, 큰 의미가 있었음을 고백한다.
  7월 26일 12:40분, 중국 북방 항공 소속 CJ685기를 탑승하여 서울서 5백50km 거리에 있는 중국 대련에 도착하면서 나의 중국연수는 시작되었다. 나는 중국 연수중 많은 곳을 방문하였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비록 단기간 이었지만 자신을 재조명해 보면서 진로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연변과 백두산에서의 생생했던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우리는 첫째날에 조선족 자치주인 연길시에 도착하였다. 공항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길은 좁고 혼잡하였다. 그러나 어째 오래된 고향에 온 듯한 기쁨을 더하여 주는 시간이 되었으며, 알 수 없는 감회가 밀려왔다. 중국 정부는 56개 민족, 13.7억의 인구로 구성된 나라이니만큼 이를 위해서, '소수민족 우대정책'을 천명하여 왔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연변 조선족 자치주는 1949년 중국 해방이후 1952년 성립되었다고 한다. 그 도시의 시장과 우리 군수에 해당하는 현장은 반드시 조선족이어야 한다니 여기서도 '자기 민족 자치 정치 원리'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연변은 우리와 동일한 말과 글을 쓰고 있는 우리 민족이 자치 정치를 하고 있다는데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하겠다.
  연길에서 이틀째 되던 7월 28일에 우리 민족의 정기가 살아 숨쉬는 백두산을 향해 출발했다. 에어콘없는 버스로 7시간을 비포장도로로 달리었으나 차창밖으로 끝도없이 펼쳐진 넓은 들판과 아름다운 목장 등의 광경에 더위를 잊게 하였다. 광활한 벌판을 달려, 우리는 드디어 오후 1시 40분경에 되어 백두산 입구에 도착하였다. 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영산으로 누구에게나 큰 설렘을 주지만, 나는 더 큰 감명을 받았다. 68m의 장백폭포와 그 양옆을 둘러쌓고 있는 웅장한 산들의 스케일에 탄성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스케일에 놀라는 것도 잠시, 짙은 구름이 하얗게 휘돌고 있는 천지에 올랐다. 천지를 엄호하고 있는 저 깊은 낭떠러지에서 솟구쳐 오르는 강풍이 새가슴인 나를 사정없이 때리며 천지 속으로 몰아 넣을 것만 같은 두려움 마저 심고 지나갔다. 나는 백두산의 스케일과 그 차 오르는 기운에 깊이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백두산을 내 나라가 아닌 중국이라는 타국을 통해서만 갈 수 있다는 현실에 왠지 가슴이 저며들면서 하루바삐 통일이 되어 내 나라를 통해 마음 놓고 백두산에 갈 날이 있기를 기원하였다.
  나는 이번 연수기간 동안 대련시, 백두산, 장춘, 길림대학, 북경, 역사의 고도 서안, 진시황의 무덤을 호위하고 있는 듯한 병마용, 연길시 등을 거쳤다. 이러한 곳을 거치면서 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7월 29일 백두산을 내려와 밤기차로 장춘으로 가던 중 9시간 기차를 타는 동안 나는 4시간을 장춘에 소재한 동북사범대학 3학년인 장길이라는 형과 정담을 나눌 수 있는 은혜를 가졌다. 우리는 한 살이라는 나이차에도 서로 형이라 불렀다. 그는 나보다 나이가 어리니 나에게 형이라 불렀고, 나는 그의 사랑과 식견에 형이라 부르는 것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에 따르면 중국의 현재 대학생들은 오직 돈버는 것에만 관심을 쏟는다고 한다. 즉 그의 친구들은 사범대생이므로 의무적으로 선생님이 되어야 하겠지만, 저임금의 교직보다는 대부분의 많은 이들이 장사를 하려고 마음먹는다 한다. 그와 대화하면서 중국 지성인들도 황금만능 사상에 깊이 물들어 간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장길의 말에서 나는 큰 위로를 얻고, 감사하게 되었다. 그는 졸업후 연변대학교에 나아가기로 되어 있다. 그의 말이 나의 생각과 꼭 일치하여서 더욱 기뻤으며, 마음에 겸손한 마음과 따뜻한 포용력을 가진 청년임을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지난 8월 5일 나는 상해를 마지막으로 10박 11일의 연수 일정을 마치고, 서울에 도착하였다. 10일 동안의 짧은 기간은 어리고, 좁게만 살아온 나에게 큰 충격을 주는 충분한 시간이 되었다.
  중국은 광활한 땅이다. 이제 나도 광활한 삶을 구체적으로 계획해야겠다. 어린 소년처럼 마음에 원하는 대로 규모 없이 살지 아니하고 학생으로서의 주어진 나의 자리를 책임지며 나아가야겠다. 그리고 이번 연수가 광활한 땅 중국을 향한 나의 첫발이었음을 깊이 인식하고 오랫동안 기억하여야 겠다.

 박경원(공법ㆍ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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