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 충대人 Season2 - 송영덕 동문(정밀기계공학ㆍ75학번)

  지난해 여름 미국 서부지역을 방문해 동문들의 소식을 전했던 ‘세계속 충대人’. 올해는 10박 11일 일정으로 캐나다의 밴쿠버와 토론토를 방문해 그곳에 살고 있는 동문들을 만나고 돌아왔다. 완전히 새로운 환경 속에 적응하고 뿌리내리기까지,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그들의 삶. 지구 반대편에서 선배들이 전하는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자.

 기자 일행은 벤쿠버에서 3박4일 동안 인터뷰와 견학 등의 모든 일정을 마친 후 토론토로 이동했다. 토론토에 짐을 풀은 지 이틀째, 오전 일정을 마친 기자들을 한인식당 ‘부엉이’에서, 재 토론토 충남대 동문회의 동문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동문회의 회장직을 2년째 맡고 있는 송영덕 동문을 만나봤다.

 이민에서 정착까지
 송영덕 동문이 캐나다에 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이다. 대학 졸업 후 계속해서 근무해오던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을 그만두고 2001년 3월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을 왔다. 대기업에서의 부족할 것 없는 생활을 마다하고 이민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제가 서른둘에 결혼을 해서 아이가 늦어졌어요. 이민을 올 때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이었는데, 이민은 나이에 따라 제한이 있기 때문에 더 늦어지면 어려울 것 같아 결국 오게 됐습니다”. 국토개발연구원에 다니던 부인도 아이를 위해 일을 그만뒀다.
 하지만 캐나다에서의 생활에 바로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 송 동문 가족이 이사한 곳은 오로라(Aurora)라는, 토론토에서도 백인들이 주로 살고 있는 지역이었다. 그것 또한 이왕이면 아이가 이민자가 적은 지역에서 영어 사용에 익숙하도록 하려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처음에는 우리같이 유색인종이 오니까 아이들 간에도 차별같은 게 있었다”고 말한다. 계란을 집에 던진다든지 하는 사례도 종종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다행히 오래 지나고 나니 이제는 그런 게 거의 없어졌다고(그렇게 자란 아이가 이제 공대로 유명한 명문 워털루 대학교 3학년이다).


 동문회의 회장으로서

 이민을 처음 왔을 때부터 7년 동안 꾸준히 재 토론토 충남대 동문회 행사에 참여해온 송 동문은 2년 전부터는 회장직을 맡고 있다. 토론토 충남대 동문회는 캐나다의 각 지역 동문회 중에서도 꽤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직으로 손꼽힌다. 명단은 22가족 정도 되는데, 행사 때마다 보통 15가족 정도가 모인다.
 정기 모임으로는 연초 2월 즈음 한 번 모이고, 8월에는 하계 바비큐모임이 있다. 또 중간에 골프대회를 열거나 해서 1년에 3번 정도 모임을 갖는다(이주 토요일 기자 일행도 함께 바비큐 파티에 참석했다).
 그런데 요새는 더 이상 이민을 오지 않는지 새로 동문회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한국에서도 인터넷 게시판이나 이런 저런 통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길을 찾는 중이다.

 모교와 후배들을 위한 동문회
 송 동문은 해외에서의 동문회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곳에도 각 동문회들이 많이 활성화가 되고 있는데, 사실 국내에 있을 때는 동문회가 그렇게 큰 도움을 주고 받을 수가 없다”며, “해외에서는 지역 연고, 학교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세계 각 지역에 동문회가 형성되어 있으면 이런 저런 자료를 구하거나 정보를 물을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토론토 대학에 문의를 하게 된다면 직접 문의를 할 수도 있지만, 이곳에 있는 동문들의 자제분들이 토론토 대학에 많이 다니고 하니까 보다 자세한 정보를 우리를 통해 얻을 수도 있다”며 “언제든 도움을 줄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다”는 송 동문. “후배들과 모교에 이러한 도움을 주기 위해 이런 모임을 갖는 것”이라는 말에서 후배로서 든든한 마음이 든다.
 “학업 외에도 이민이나 정착이라든지, 선배님들이 많이 계셔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러한 동문회들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세계에 이런 동문회들이 움직이는구나’하는 것을 학생들이 알 수 있는 창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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