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낭만'이 살아있는 충대의 보배

  "그 당시에는 인쇄 매체가 무척 귀했습니다. 예술가가 한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서 수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처럼 신문 한 부를 만들기 위해서도 많은 사람들의 남모르는 땀이 베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냥 버릴 수 없어 창간호부터 차곡차곡 모았습니다."
  우리 신문이 41번째 생일을 맞는다. 사람으로 치면 중년의 멋이 한창 풍겨져 나올 시기이다. 우리 신문을 아끼고 소중히 모아온 민동근 교수를 찾아 신문에 관한 옛기억을 들추어 보았다.
  우리 신문이 '충대신문'이란 이름을 달고 나오기 전부터 우리 신문을 모아 보관하고 계셨던 민교수는 철학과 명예교수로 계신다.
  "신문사에서 창간호 부터 신문을 모은다는 소식을 듣고 16년간 모은 신문을 내놓았습니다. 좀 섭섭하기도 했지만 시원하기도 했습니다."
  3-4개나 되는 신문을 모은 상자로 인해 이사를 갈때마다 커다란 짐이 되어 부인의 볼멘 소리를 항상 들어야 했다는 민교수는 무거운 짐과 부인의 불만이 한꺼번에 모두 없어지고 자신이 모은 신문들이 신문의 축쇄판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어 일거양득의 이익을 얻을 수 있어 행복했다고 옛 일을 회상하며 밝은 웃음을 보인다.
  "그 당시의 신문은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정서를 심어 줄 수 있는 문학 작품이 많이 나왔습니다. 지금과 같은 경쟁이 심한 때가 아니었기 때문에 여유로움이 있는 글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겠죠. 지금은 신문사에서 그러한 여유를 찾아 볼수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발표한 글은 그 속에 그들만의 사상이 묻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문제들이 그 속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글하나 하나도 소중하게 여긴다는 민교수는 책을 가장 아껴야 한다고 힘있게 말한다. 민교수는 절대 책이나 책이든 가방도 땅에 내려놓지 않을만큼 학문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다.
  "항상 탐구하고 노력하는 자세만이 모든 일에 있어서 성공하는 지름길입니다.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일어났던 상황 하나 하나가 더욱 중요하고 아름다운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항상 탐구하는 사람으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민교수는 체력관리를 위해 한달에 한번 우리학교 교수들로 이루어진 '요산회(樂山會)'회원들과 같이 산을 찾는다. 가장 나이가 많지만 다른 사람에게 절대지지 않는다는 민교수의 얼굴에서 자신감과 열정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자신의 건강은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고도 보는 민교수는 항상 학생들 앞에서 당당하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옛날의 신문은 학생들에게 지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 당시는 전공서적과 좋은 책을 구하기가 힘든 때였기 때문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두번 학교에 나오지만 전혀 힘이 들지않고 오히려 일이 있어 행복하다고 밝히는 그의 순진무구한 얼굴에서 삶의 원동력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을 살아갈 때 남에게 절대 피해를 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입장에 서서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삶은 행복하고 아름다운 것이 될 것입니다. 남을 돕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일이 아닐까요."
  요즘도 세끼중 한끼를 굶어 모은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다는 민교수는 자신의 신념을 생활 속에서 실천해 나가고 있다.
  사회의 문제를 다룬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만 대학인들에게 낭만을 심어줄 수 있는 기사가 많아서 메마른 정서를 좀 더 감성적으로 고쳐 나갈 수 있는 영향력이 있는 신문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히는 민교수의 말에서 신문에 관한 관심을 읽을 수 있었다.
  신문은 어느 개인의 관심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1만8천의 학우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을때 더좋은 신문으로써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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