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문화'와 '지역문화'의 조화가 해결점

  궁동과 어은동 주변이 관광특구로 지정된 후, 심야영업으로 말미암아 주거환경과 교육환경에 악역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다.
  이에 우리신문과 총학생회에서는 그에 관한 문제와 해결점을 논의해 보기위해 공개 좌담회를 열었다.

 ㆍ일시 : 1995년 10월 10일 오후 4시
 ㆍ장소 : 공과대 취봉홀
 ㆍ참석자 : 이승원 학생처장, 한영목 주간교수, 송석찬 유성구청장, 이충재 참여자치 대전시민회의 사무처장, 김영덕 부총학생회장
 ㆍ사회 : 양중모 편집국장
 ㆍ정리 : 김영미 학술부장

 

  사회자 : 대학 주변이 관광특구로 지정되었고 그 때문에 많은 문제점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학 주변이 관광특구로 지정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영덕 : 시의 관광정책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 우선 정부의 관광정책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한다. 정부는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지 못하고 단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하여 말뿐인 관광특구를 정하고 학교 주변인 궁동, 어은동까지 관광특구로 지정하는 큰 과오를 범했다. 지금 우리학교와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학교 보건법, 식품위생법의 재검토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송석찬 : 정부에서는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해서 5군데의 관광특구를 지정하였고 그 중 하나가 우리지역이다. 지금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온천 지역과 엑스포의 연계를 위해 심야영업을 허가한 것이다. 이에따라 관광시설은 없고 단지 심야영업만이 존재하는 심야영업 단지가 조성돼 면학 분위기와 쾌적한 주거환경을 해친 것이 사실이다. 우리 구청에서는 계속적으로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서 설문조사를 할 예정이다. 이 결과를 중심으로 모든 정책을 다시 고려할 것이다. 유성구청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공개행정을 펼쳐 더 좋은 도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승원 : 관광특구라는 점에 대해 너무 부정적인 면만을 바라봐서는 안된다. 관광특구의 폐지를 논의하기 전 우선 유성이라는 특성, 즉 학문과 온천의 조화가 있는 곳이라는 것을 살릴 수 있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할 것이다. 단지 심야영업 해제만이 해결점은 아니다. 관광특구라는 의미와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이충재 : 학교주변이 교육특구로 지정되지 못하고 '압구궁동'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으로 불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의 대학은 상아탑을 조성하기 위한 외형적인 면만이 발전했을 뿐 실질적인 면은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일반인들의 생각으로는 단지 관광특구가 심야영업 제한 해제만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전시에서 유성구의 관광특구 지정 이후 이에 대한 재정예산편성이 있었는지 구청장에게 묻고 싶다.

  송석찬 : 관광특구로 지정만 되었을 뿐 실질적인 관광지 개발을 위한 혜택은 없었다. 정부에서는 내년 96년에 세제혜택을 준다고 하지만 현재는 아무런 지원이 없다.

  이충재 : 민선 시장은 잘못된 시의 정책에 따르기보다는 시민단체, 시민들과 힘을 합쳐 잘못된 점은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

  한영목 : 대학은 빛, 학문, 자유를 구가하는 곳이다. 그러나 관광특구로 말미암아 많은 문제점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 우리가 접하고 있는 문제점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가 있다. 첫째는 심야영업으로 말미암아 교육특구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학생들이 그들의 자유와 욕구를 발산시킬 만한 장소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충대인들의 의식문제라고 생각한다. 충대인들도 냉철하게 자신들의 가치관에 대해 반문하고 지금의 문제들에 대해 주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김영덕 : 모든 참석자들이 영업시간 연장의 문제점에 관해서는 모두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 시의 입장은 유성의 관광특구 지정으로 말미암아 다른 지역의 장사가 타격을 받기 때문에 다른 곳도 심야영업을 허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쪽이 곪았으니 다른 쪽도 마찬가지로 곪아 터지게 해야 한다는 논리와 같다. 이것은 모순이다. 이것은 모든 문화를 소비, 향락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만약 어쩔 수 없이 야간영업을 허가해야 한다면 주거지역과 교육지역만이라도 심야영업시간 허용이 있어서는 안된다.

  사회자 : 궁동, 어은동이 특구로 포함된 후 교육과 주거환경에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궁동, 어은동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

  김영덕 : 먼저 대학문화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지금의 소비지향적이고 개인적인 문화는 진정한 대학문화라고 할 수 없다. 과거 대학문화는 시대에 있어서 나침판 역할, 사회현실에 있어서 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칠 수 있는 저항적 역할, 올바른 사회건설을 위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이것은 대학생들이 다른 계층의 사람들보다 이익에 얽매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생들이 경제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궁동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시킬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상 불가능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기업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정부는 올바른 문화를 선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비 향락적 문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업가들 또한 자신의 이익 창출만을 위해 학생들의 충동을 자극시키고 있다. 문제의 해결방법은 삼위일체 즉 당국, 주민, 학생이 모여 발전방향을 논의하고 그 논의를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송석찬 : 대학인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변에 재투자가 필요하지만 현실상 유흥가로 발전된 상태에서 그러한 재투자가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유흥가로 자리잡기 위한 투자가 많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유성발전이나 계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는 문제와 해결을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승원 : 궁동이나 어은동이 특구속에 포함되어 있지만 그 나름대로 자치방범대원을 활용하고 있어 그안에서 질서는 유지되고 있다고 본다. 궁동, 어은동까지 관광특구로 지정한 것은 관이 첫 발을 잘못 디딘 것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그렇다고 손놓고 방관할 일도 아니다. 관에서 관광특구의 상징으로 '심야영업'을 내놓은 것이 잘못이다. 지금의 상인들은 이익을 위한 문제이지 생사를 위한 문제는 아니다. 공동적으로 건전한 환경을 만들 수 있는 대안을 속히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성만이 내놓을 수 있는 독특한 문화공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일은 시뿐 아니라 우리 지역사회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특색이 있는 도시로의 탈바꿈이 중요하다.

  한영목 : 대학문화는 순수를 지향하여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대학의 문화는 다양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지금 현대인들이나 대학생들이 겪고 있는 문화는 전쟁을 통한 문화, 지나친 경쟁의 문화, 분주함의 문화로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그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다양한 문화의 형성을 통해 공동번영체적인 문화를 형성하여야 한다. 시민단체들 또한 대학문화와 지역문화의 공존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보여진다.

  이충재 : 무척 풀어 나가기 어려운 문제라고 본다. 사회는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생활하여야 한다. 그런 공동체 의식을 가지게 된다면 많은 문제점들이 해결될 수 있다. 우리의 문화는 너무 개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기 진로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동문화의 진로를 위해 거시적인 문화형성을 이루어야 한다.

  사회자 : 토론자 모두가 공동체 문화 형성의 필요성에 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대안은 학생, 학교, 시민단체, 주민들의 구체적인 지역문화창출이 필요하다. 이에 관한 의견을 밝혀 달라.

  김영덕 : 탁상 공론식 토론보다는 실질적인 해결방법이 필요하다. 지금의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에서는 학교주변의 거리에 관한 규정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 구역안에 유흥업종을 설치하고 싶을 경우는 '학교환경정화위생위원회'의 심의를 걸쳐야만 허가가 난다. 지금 충대 주변이나 봉암국민학교 주변에 이러한 법의 대상에 들어 있어 생겨서는 안되는 업종들이 버젓이 들어서 있다. 위원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위원회의 직무유기라고 밖에 할 수 없다. 법조항에 들어있는 일반음식점이라는 모호함이 그 많은 유해업소들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학교보건법을 충분히 검토하고 그 속의 모순점들을 모두 고쳐야 한다. 철저하게 집행할 수 있는 법은 집행하고 말로 풀어나갈 수 있는 정화는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 아직까지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정문 앞의 공간에 대해서는 사전논의를 거쳐 자금과 같은 문제점들이 나타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여야 한다.

  이승원 :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유성이 제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 시작되었다고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온천은 온천휴양지다운 면모를 찾아야만 한다. 단지 심야영업만을 위한 관광도시가 되어서는 안된다.

  사회자 : 김원웅 의원이 '학교보건법'을 '학교보건법 및 교육환경보전법으로 고치고, 학교주변환경 구역안에 5층 이상의 건축물을 신축할 때에는 시도 교육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을 중심으로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한 개정 방향을 제시해 주기 바란다.

  김영덕 : 과거에 있었던 법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다. 문제는 새로 만들어지는 조항인데 우리학교가 겪고 있는 문제는 건물의 높이가 아니라 앞에서 밝혔듯이 일반음식점이란 정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는 락카페, 단란주점 등이 일반음식점이란 이름을 달고 영업을 하고 있다. 일반음식점이란 정의를 세분화하여 다시금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또 그 속에서 영업시간 제한이 삽입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충재 : 방향 제시는 올바르게 된 것 같다. 지금의 법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면 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것은 한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개정이 되어야 하며 시민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계속적으로 기술적인 문제들까지 가미해가며 푸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

  송석찬 : 영업허가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구청이 제재를 가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본다. 거리 제한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위원회'의 허가가 난 곳을 우리가 제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승원 : 대교협에서 제출한 법 내용과 비슷하다. 우리학교 주변에서 겪고있는 문제는 건물의 높이제한이 아니라 영업시간의 제한과 일반음식점의 정의라고 생각된다.

  사회자 : 교육-주거환경대책위원회 구성의 필요성과 활동 방향에 대해서도 말을 듣고 싶다.

  송석찬 : 적극적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노력하겠다. 우리는 법을 집행하는 집행기구일 뿐이다. 우리 뿐 아니라 의회에 시민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구청만의 노력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한영목 : 대책위원회가 학교주변의 문제만을 바라보는 좁은 시각을 가지기보다는 지역 전체의 문제를 두루 살필 수 있는 장기적이고 넓은 시각이 필요하다고 본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개방적이어야 하며 지역사회와 학교사이의 공동체를 위한 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영덕 : 문제의 해결방향이 좋은 쪽으로 결론나고 있는 것 같아 좋다. 하지만 이러한 토론이 토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천까지 이루어져야 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지역구성원들과의 공유가 중요하다고 본다.

  사회자 : 마지막으로 이 토론회에 대해 정리하였으면 좋겠다.

  이충재 : 번영회 회장님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 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해결방법도 모색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김영덕 : 토론회에 참가한 학우들이 적다고 해서 이 문제에 관심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외형적인 것이아니라 공유의 과정이 중요하고 앞으로의 실천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송석찬 : 적극적으로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노력하겠다.

  이승원 : 민선시장과 구청장이 뽑힌 만큼 공개 행정을 통해 더욱 나은 지역사회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한영목 : 학생들이 학생과 교수를 하나의 학문 공동체로 보지 않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하나로써 학생과 교수간의 대화가 우선 되어야 하고, 또한 이러한 생각은 지역사회와의 유대로 이어줘야 한다. 그러자면 학교, 학생 모두는 지역사회를 이해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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