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질적저하' 우려

  '세계화'의 논리로 치장된 5ㆍ31 교육개혁안이 발표된지 4개월 만인 지난 9월말 우리학교는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개혁 기본과제를 발표하였다. 이에 대한 분석과 대안을 2회에 걸쳐 싣기로 한다.
 1. 교육의 질 저하
 2. 민주적 교육논리 부재
                  <편집자 주>

   '우리학교 교육개혁과제 발표'
  96년 고등교육(대학)시장 개방에 대비하고 대학의 특성화된 교육을 통한 질적향상을 목표로 삼은 우리학교의 교육개혁과제는 한마디로 잘못된 교육논리, 교육의 질저하, 비민주적인 절차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 기본 바탕인 5ㆍ31 교육개혁안의 빈약한 논리를 그대로 답습한 셈이다.
  교육개혁의 기본방향 중 하나로 제시한 '열린교육'의 취지로 빠르면 97학년도 2학기부터 시행하려고 하는 학점은행제는 객관적으로 인정된 교육기관에서 학점을 취득하여 이것이 충족되면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이다. 예를들어 본다면 'A대학에 입학하여 45학점을 딴 뒤 휴학→복학 후 25학점을 따고, 경제적 사정으로 학업 중단→컴퓨터학원과 직업기술교육기관에서 각각 20학점 취득→B대학에서 20점 취득 후 취업→취업 후 사내 연수원에서 10점 취득'의 과정을 거쳐 1백 40학점을 취득하면 학위가 수여되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과정평가원이 선정해주는 대형학원이나 전문교육원, 사내대학에서의 원격강의를 인정하는 것이다. 나름대로의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현재 운영되고 있는 4년제 대학이나 전문대학의 재정적 압박, 교수ㆍ시설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이러한 제도의 도입은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을 더욱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 예로 방통대가 교육의 질을 제대로 보장 못하고 있음을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사내교육과 원격교육을 통한 대학교육은 방통대나 독학사 시험처럼 4지선다형 객관식 시험으로 학위취득의 요식행위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96학년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 다전공, 최소전공 인정제의 도입이 될 경우 현행 1백 40점으로 되어있는 졸업이수 학점의 1/4~1/6수준을 취득하였을 때 전공으로 인정하고 여러개의 전공과목을 취득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는 여러개의 과목을 전공으로 인정받게 되어 취업이 유리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문서상 전공과목을 습득했다 하더라도 과연 4학년 졸업시 자신있게 과목을 습득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며, 이는 과에 대한 기본적인 교양 수준으로 그칠 것이다.
  96년까지 자체적으로 추진하기로 한 대학의 평생교육 기능 확대는 '국민공동 기본교육 연한의 연장' 차원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되어 진다. 이는 교육기회의 확대와 계속적이고 평생교육을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교육과정을 바라볼 때 역시 대학교육을 '전문교육'에서 '보통교육'으로 떨어뜨리는 의미가 짙다. 근본적으로 단순 암기식 초ㆍ중ㆍ고교 교육을 탈피하여 기초 전문지식으로 습득하는 과정으로 만들어야 하며 대학 교육에서는 전문교육의 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학교는 '교육개혁 과제의 필요성'에서도 밝혔듯이 교육의 질향상을 제고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개혁과제에서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질적 저하'를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 교육의 특성화와 수준높은 교육을 위해서는 단과대학 체제로 학문의 전문성을 높이고 연구소의 집중육성과 교수연구 인력의 집중화를 통해 연구능력의 강화와 전공의 전문성 강화까지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

 

백상현 기자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