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성, 대중성, 담보된 아시아영화 상영

 

  9월 13일부터 21일까지 한국 최초의 국제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P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하 PIFF)가 열린다.
  비경쟁영화제와 야외상영, 해변영화학교 등 특색있는 영화제로 대중과의 접촉을 가장 많이 확보하려는 이번 행사는 한국과 아시아권의 유망한 감독들의 성장과 개최국이나 개최도시의 문화적 자부심을 알릴 수 있다는 좋은 계기이다. 이에 간담회를 통해 국제영화제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편집자주-

 * 일    시 : 1996년 8월 9일(금)
 * 장    소 :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PIFF 조직위원회
 * 참가자 :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 문화분과 공동기자단, PIFF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 김동호, 프로그래머 김지석<부산예술대ㆍ교수>, 페스티벌 어드바이저 폴리

△왜 부산인가
   부산에 있는 교수들과 몇몇 영화인들이 오래전부터『해야 되겠다』라는 열망을 갖고 해외 영화제를 다니면서 자료를 수집하고 준비해왔다. 1991년에 영화가 등장하면서 사실은 부산에서 영화프로덕션이 가장 먼저 생기기도 하였다. 또한 부일영화제라고 해서 부산에서 가장 먼저 영화제를 개최한 역사적인 배경도 있다. 이에 영화의 발생지인만큼 영화에 인연이 있으며 저력이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또한 항구를 끼고 있는 관광도시인 부산에서의 개최는 세계 영화인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지역적 특성이 있다.
 
△이번 영화제의 가장 중점에 둔 것은 아시아 영화의 상영에 있다고 들었다. 아시아 영화의 선정기준은 무엇인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아시아인들의 정서적 유대감이고, 출품작 대부분이 아시아 감독들의 신작이며 화제를 낳았던 작품이다. 자국의 정치, 사회적 흐름들을 작품성과 대중성이 함께 담보되어 그나라의 사회를 읽을 수 있는 영화를 선정한다. 또한 서양, 유럽에 비해 열악한 상황속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아시아 영화를 소개하려는 측면이 강하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통해 국제 영화제의 장점만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보인다. 독특한 시도라 할 수 있는 비경쟁영화제의 성공여부는
   금년에 세계 유명 작품이나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품들을 골라서 가져올 수 있었다. 헐리우드 영화들 중에서 국내 미개봉작을 포함해서이다. 더구나 아시아 지역의 첫 데뷔작품을 선정하고 보여준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외국 영화제의 중요한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오겠다고 요청했다. 영화계의 관계자들이 우리나라에 1백여명 이상이나 들어오는 걸 보면 반 성공을 거둔 것이라 확신한다. 그 후 우리 영화제에 대한 그들의 가치판단을 통해 자국으로 돌아가 인식의 확대가능성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제에선 전혀 가위질을 당하지 않았는가? 이번 국제영화제에서 일본영화가 상영된다고 들었는데 현재까지 우리는 일본영화에 대해서 표면적으로 폐쇄의 입장에 놓여있었다. 일본영화 개방의 물꼬를 틀 시점에 놓여있는데, 일본영화 개방의 의도성이 있다는 입장표명인지 궁금하다.
   작년 말 개정된 영화진흥법의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심의에서 예외’라는 규정의 첫 시도가 될 것이다. 일본 영화를 처음으로 공개상영했던 것은 88년 세계우수영화제에서 ‘고향’을 상영했던 것이며, 92 아ㆍ태 영화제가 우리나라에서 열렸는데 시네하우스 등 4개 극장이 일주일동안 각각 3번씩 유료로 상영했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부산이 서울의 충무로처럼 자체 제작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알고 있다. 전망은 어떠한가
   문정수 부산시장님이 영상산업분야에 열의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영상산업단지와 스튜디오를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고, 촬영장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부산의 영상산업을 진흥시키는데 관심을 기울일 것 같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시각이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며, 해외 마케팅에 대한 정보를 통해 넓게는 한국영화를 해외에 진출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시에서 그러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면 앞으로는 관이 주도하는 대규모 행사가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시가 직접적으로 간섭할 가능성은 없다. 이번 기회를 통해 민간과 관의 행사 운영방침이 어떻게 설정되어야 하는가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시에서는 프로그램과 인사권, 예산건까지 모두 손놓고 있다. 홍보의 부분에 있어서는 시의 도움을 받을만도 하지만 독립성은 100% 확보한 상태다. 앞에서 말한 스튜디오나 촬영지원의 부분은 영화제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어떤 식으로든 연관관계를 찾는다면 스튜디오를 구성하기 위한 인적측면의 구성은 있다. 우리나라에서 스튜디오를 설치하는데 있어 제일이라고 꼽을 수 있을만한 인재는 김동호위원장이다. 시가 오히려 부산 국제영화제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다. 부산시 집행위원장의 조언을 듣지 않으면 스튜디오 구성시 힘이 들 것이다.
 
△국내 영화인들 사이에서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젊은 프로듀서나 감독들은 국제 영화제쪽에 많이 진출하고 관심을 많이 가진다. 영화제의 인식을 새롭게 하고 점차 국제화하려고 한다. 그러나 최근 기자회견의 결과를 봐서는 아직 일반적인 관심이 별로 없다. 영화제작자들이 판촉시 별도의 비디오 테이프나 선전자료홍보 등을 준비해서 필름의 손상을 막아야 한다. 영화 한 편을 만들고 계속 복사해 들어가야 한다. 현상하지 않은 상태의 필름을 네거라고 하는데 네거필름을 자주 쓸 경우 필름이 상할 수 있다. 그것을 방치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잘 안되고 있다. 이것은 아직 국제영화제에 대한 인식이 소홀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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