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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글내게 5천억이 생긴다면
충대신문 | 승인 1995.12.04 00:00|(756호)

 기쁨없는 종이 뭉치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내가 만약 1억을 손에 쥔다면 무엇을 할까?’ 하고 이리저리 상상을 하곤 한다. 아마도 1억이란 돈을 손에 넣는다는게 우리와 같은 보통사람으로서는 너무 힘든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5천억은 어떨까?
  솔직히 말하면 난 이제까지 5천억이란 돈을 상상조차 해본적이 없는 것 같다. 영화 ‘돈을 갖고 튀어라’에서처럼 만약 나의 통장에 갑자기 5천억이 생긴다면 나는 과연 그 돈을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나는 그 돈을 쓸 것이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그렇게 흥청망청은 아니고 어떤 굉장한 투자를 하고 싶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나오는 그러한 거대한 공원도 만들어보고, 또한 SONY와 같은 거대그룹을 인수하고도 싶고(과연 5천억으로 인수될지는 모르지만). 하지만 이런 것들이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것들의 성취에 대한 나의 기쁨은 나의 노력에서 나왔을때 그것이 값진 것이지 그렇지 않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성공한 결과보다는 어떠한 능력을 가지고 노력해 나간 과정이 정말로 값지기 때문이다.

남    임성묵(화공ㆍ2)

 

 낙엽처럼…
  글쎄 5천억이라…. 죽을때까지도 그런 엄청난 돈-사실 그것이 어느 정도인지 지금으로서는 감도 잡지 못하겠다-을 가졌으면 하는 꿈은 아예 꾸어보지도 못했을 거라서 선뜻 그 돈으로 무얼 했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이 떠오르질 않는다. 그런 돈종이들이 수없이 많이 쌓여있다면 차라리 그것들은 저 앙상한 나무 아래 아무렇게나 널려있는 낙엽과 같지 않을까. 그저 돈나무가 월동준비를 하느라 자연의 질서에 따라 하나씩 하나씩 떨궈버리는 낱개의 종이잎에 불과하지 않을까?
  세상에 나온지 2주된 조카가 우유병 꼭지를 빠는 모습을 보면서 아직 사람도 구별 못하는 속세보다는 아직까지는 천사의 세계와 더 긴줄을 잇고 있는 이 아기의 까만 눈동자를 보면 우리 좀 자랐다고 하는 사람들은 무얼 위해 더 많이 소유하려고 쌓아 놓으려고 하는 것인지 새삼 되뇌여 보았다.
  내게 5천억이라는 종잇장이 주어진다면 성냥개비 하나를 조심스레 그어대어 보고 싶다. 앞뜰에 긁어 모은 낙엽들을 태우듯 모든것이 헛됨을 알려주는 그 진한 가을타는 냄새를 맡으며.

여    손정숙(신소재ㆍ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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