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콘 동아리 '치우천왕'을 만나다

 지난 4월 5일 KBS 수원센터에서 열린 제7회 KBS 로보콘 코리아 대회에서 우리학교 기계설계학과와 메카트로닉스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로보콘 동아리 ‘치우천왕’이 3위에 입상했다. 이번 충대신문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온 치우천왕 팀의 김효희(기계설계·4) 군, 이경철(기계설계·4) 군, 최종미(메카트로닉스·3) 양을 만나보았다. 대회에 대표로 참가하진 않았지만 서포터로서 도움을 준 김미르(기계설계·2) 군, 고정현(기계설계·4) 군도 자리에 함께 했다. 팀원 중 한명인 김현기(기계설계·4) 군은 개인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우리는 치우천왕이에요!
 1회 때는 ‘U-No’, 2회 때는 ‘WILL+’로, 팀명은 지금과 달랐다. “3회 때 한국대표로 세계대회에 나가게 되었는데 선배들이 한국을 알릴만한 이름을 지으려 했었다”는 김효희 군. 그렇게 탄생한 이름이 ‘치우천왕’이다. 전통을 이어나가자는 의미에서 3회 때부터 그 이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동아리방 한쪽에는 대회 때 활약했던 로봇 4대가 나란히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인식하고 있는 로봇이라기엔 조금은 낯선 모습이다. 이경철 군은 “로보콘 대회는 그 대회 주제에 맞게 작동할 수 있는 (로봇이라기 보단) 기계를 만드는 것이 그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상상 속의 최신식 로봇들은 아니지만 이 녀석들도 이미, 아니 처음부터 치우천왕의 일부다.

 바쁜 준비기간
 매년 다른 사람들로 팀을 꾸려 대회에 나가는 이들은 작년 2학기 말부터 대회를 준비했다고 한다. 매년 4월에 있는 국내대회를 준비하려면 본격적으로 로봇 만드는 일은 겨울방학 내내 해야 한다. “밤새는 것은 기본이고 동아리방 밖에 나가는 일이 거의 없다”고 말하는 이경철 군. 워낙 일이 많다보니 대회참가자 외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서포터들도 많이 있다. 대회에는 주로 3, 4학년이 나가고 서포터는 1, 2학년들이 주로 맡는다.
 로봇 제작에 쓰일듯한 각종 장비들이 눈에 들어왔다. 위험한 일은 없냐는 질문에 김효희 군은 “한 번은 드릴을 사용하다가 손이 말려들어간 적도 있다”고 말한다. “로봇에 동력으로 쓰이는 배터리가 터지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이는 이경철 군의 말을 듣자니 위험할 법도 해 보인다. 하지만 “터지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일부러 배터리를 터뜨려 보는 것이 아니냐”는 최종미 양의 반문에 웃음이 터지는 모두의 모습을 보면 그간 큰 사고는 없었던 모양이다.

 승부, 그리고 조금은 아쉬운 입상
 대회는 단 하루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5개월 전부터 참가신청을 한 후 1, 2차 보고서를 한 달 단위로 제출해야 한다. 중간 중간 제작진과 자문단의 방문 점검도 이뤄지며, 대회 3일 전 부터는 합숙을 하게 된다.
 한편, 대회가 시작되면 동시에 서로 다른 팀들을 견제하기 위한 심리전이 시작된다고. “준비하는 동안 다른 학교 참가팀들과 전화를 하면 오고가는 내용이 다 거짓말뿐”이란다. 합숙때는 “다른 팀들 전략을 훔쳐보러 다니기도 한다”며 이경철 군은 웃는다. 하지만 합숙기간 로봇을 다시 만들거나 고치는 팀이 있으면 서로 도움을 주기도 하는 등 대회를 즐길 줄 아는 그들이다.
 “본선보다 예선이 더 힘들었다”며 입을 떼는 김효희 군. 최종미 양은“광운대와 경북대가 강팀인데 예선에서 같은 조가 돼서 어려웠다”며 “예선이 강팀은 강팀끼리 약팀은 약팀끼리 같은 조로 편성이 되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다. 이날 치우천왕은 4강전에서 한국기술교육대학 팀에 패해 3위에 그치고 말았다. 입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선배들하고 교수님의 기대에 못 미쳐서 아쉽다”는 이경철 군. 그 말을 듣는 모두의 얼굴에도 안타까움이 배어나는 듯하다.

 그리고...
 “대회 준비로 동아리에 얽매여 있다보면 시간을 많이 뺏긴다”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사실 그들은 얻은 것이 더 많아 보인다. 이경철 군은 “대회를 다니다 보면 많은 사람들을 알게 돼서 좋다”고 말한다. 최종미양은 “전공지식을 얻을 수 있고 실전에 부딪쳐 가며 이해하는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고3 때 국내대회 방송을 보거나, 사촌의 권유로 동아리에 한 번 와 봤던 것 등 처음엔 다른 계기로 모인 그들이지만 지금은 한 마음으로 움직이는 진정한 한 팀이다.  마지막으로 김효희 군은 “내년에 맡을 후배들이 부담 갖지 말고 열심히만 해주면 바랄 것이 없다”며 후배들에게 당부를 남겼다. 노력하는 만큼 내년에는 더 값진 결과가 피어나길 기대한다.

 권민지 기자 
 ariarirang@cnu.ac.kr
 사진/ 이기복 기자
 lkb23@hanmail.net

 *로보콘?
 Asia-Pacific Robot Contest의 약자로 로보콘은 세계 50여개국 100개 이상의 방송국이 소속되어 있는 아시아·태평양 방송연맹(ABU)이 주관하는 국제협력 이벤트를 말한다.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모여 공학적 창의력을 겨룰 수 있는 장으로 매년 다른 주제와 경기규칙으로 개최된다. 각국 국내대회를 통해 선발된 한 팀만이 ABU Robocon에 참가할 수 있다. 올해 대회의 주제는 크리슈나(힌두교의 신)와 매년 북부 인도에서 열리는 Dahi-Handi 축제와 관련된 신화에 바탕을 두었다. 치우천왕팀은 과거 3년간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올해 대회는 KBS1TV에서 7월에 방학특집으로 방송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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