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14대 신수용 사장을 만나다

        신수용 대전일보 사장과 권민지 기자의 인터뷰 모습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겨레신문.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일간신문들이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지역 일간지들은 얼마나 있을까. 우리학교가 속해 있는 대전의 대표 신문으로 자리 잡고 있는 대전일보. 지난 달 27일 이곳에 새로운 사장으로 우리학교 신수용(식품공학·77) 동문이 취임 했다. 신수용 사장을 만나 언론과 우리 대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자의 매력을 느끼다
 어렸을 적 시골 5일장에서 국회의원 후보자 연설을 본 적이 있습니다. 후줄근하고 술 때 묻은 바바리를 입고 수첩에 쉼없이 글을 적으며 취재를 하고 있는 기자들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습니다. 그 때 ‘정치인들과 기자들이 세상을 이끌어간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시절에는 영상매체보단 음성매체가 주를 이루던 시대라 라디오 기자를 마음에 품었습니다. 특히 연예부 기자가 하고 싶었죠.

 대전일보와의 인연
 특히 대전일보를 택한 것은 우리 지역 신문이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충남 서천에 살았는데 집에 대전일보와 경향신문이 배달되어 왔습니다. 대전일보는 충청도이고 경향신문은 서울신문이라는 생각에 기왕이면 우리 지역 신문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사람들이 중앙지보다는 지역신문을 많이 보던 시절이어서 대전일보를 보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또 대전일보에는 우리학교 선배들이 많았어요. 선배들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도 있습니다. 

 지방지? 우리 지역의 중앙지!
 요새 언론의 꿈을 가진 학생들을 보면 너무 중앙지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중앙지가 다들 큰 신문들이고 유명세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늘 강조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요. 중앙지는 중앙지대로 특성이 있고 지방지는 지방지대로 역할이 있다는 것입니다. 방송은 방송, 종이신문은 종이신문의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일들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지라고 해서 국민을 계몽하고 선도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역민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지방이익을 선양, 보호하는 것은 지방지의 역할이 더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중앙지를 선호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군요. 일부 신문들의 재정적인 부분, 과거로부터 누려온 언론권력이라는 우월감 때문에 막연히 동경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방지에서도 중앙지 못지않은 꿈과 소신을 펼 수 있습니다.

 대화의 장, 대학신문
 이 사회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이 대학신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그를 걸러주는 것이 신문의 역할입니다. 그 중에서도 대학신문은 여과의 과정이 잘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대학신문은 대화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신문의 지면을 통해 목표 의식이 같은 동료, 선후배들이 함께 고민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물론 학생들이 대학신문을 읽어야 하고 더 많은 참여를 해야 합니다. 대학신문을 사랑하는 학교는 명문학교가 됩니다. 또한 대학신문을 만드는 구성원들도 신문에 다시 올 수 없는 대학생활의 열정, 미래에 대한 고민 그리고 포부를 쏟아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사는 것이 저널리즘
 저널리즘이란 ‘대중뉴스’입니다. 공부하고 연구해서 분석하는 아카데미즘도 신문에 있지만 신문이 갖는 저널리즘은 또 다른 것이라 생각됩니다. 신문에 여러 기능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 전달을 통해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공감대의 중심이 저널리즘입니다.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실생활에 관한 정보와 시시각각 변하는 국내 환경들을 독자들하고 가까이 하는 것이 대중언론, 그것이 진정한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합니다.

             금강시대를 대전일보와 함께' 라는 문구가 적힌 기산 정명회 화백의 
             그림이 접견실 한켠에 놓여있다. 신수용 신임 장의 각오가 담겨있는 
             듯 보였다.
 그때 그 시절
 나도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가고 싶군요. 그 시절은 유신시대라 제약도 많고 나라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데모나 시위 등을 그렇게 주도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학교는 굉장히 모범적인 학교였죠. 또, 전반적으로 의식화된 학생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인재들이 많이 모인 학교였습니다.
 대학시절에 동아리 활동을 많이 했었습니다. 건전하고 계몽하는 동아리들이 많았습니다. 또 그 시절 우리들이 방송반도 만들었죠. 예전에는 학교에 입학하면 1학년들은 교양과정부라는 것이 있어서 반으로 나뉘었습니다. 덕분에 전교생을 다 알고 지내 지금 대학생들보다 더 끈끈하게 동료애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집사람도 대학시절 만났습니다. 공개적인 캠퍼스 커플은 아니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누구와 누가 사귄다는 것은 부끄러워 숨기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아내는 그 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충분한 조력자이자 조언자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제 대학시절 속에는 캠퍼스의 낭만, 보람이 숨 쉬고 있답니다.

 신사장의 역사 속 인물
 ‘손자병법’의 손무가 기억이 납니다. 요새 내 상황과 맞는 것 같습니다. 그 책에는 지금의 말로 풀면 CEO가 갖추어야 할 ‘지신인용엄’이라는 자격들이 나옵니다. 지란 실력이 있어야 하며 현장을 알아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이란 믿음을 말합니다. 부하를 믿고 믿게 하고, 믿게 하려면 부하를 먼저 생각하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인이란 어질고 올바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용이란 용기가 있어야 하고 시류에 편성하지 않고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엄이란 공과 사를 분명히 구분하는 것을 말합니다.

 후배들에게
 요새 젊은이들은 책이든 신문이든 잘 읽지를 않는 것 같습니다.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에 가고 현재를 보려면 시장에 가고 미래를 보려면 대학의 도서관을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얼마 전 학교 도서관에 가보니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보이더군요. 대다수의 학생들이 취업에 관련된 책들만 보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떤 책이든 많이 읽는 것은 중요합니다. 선진국을 지향하는 나라일수록 책을 많이 본다고 합니다. 책 속에는 꿈도 있고 명예도 있고 모든 것이 다 들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학교를 사랑해 주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고 우리 학교는 가능성이 있는 학교입니다. 그런 학교를 선후배 모두가 아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자가 되려고 하는 우리 후배 언론인들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마십시오. 그리고 도덕적인 사람이 되십시오. 지금은 결코 작아보일지라도 내가 결정하고 내가 판단하는 모든 것들이 이 나라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을 꼭 기억하며 부단히 노력해 주길 바랍니다. 

 권민지 기자
 ariarirang@cnu.ac.kr
 /사진 이기복 기자 
 lkb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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