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악몽

  팀버튼의 영화에는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하다. 단순한 흑백논리에 물들어 착한 자와 나쁜 자의 흥미진진한 대결에 관심이 많은 관객들은 편을 나누기 힘든 그의 영화에 짜증이 날 수도 있다. 팀버튼의 여섯번째 장편이며 애니메이션인 이 작품에도 역시 착하고 용감한 주인공은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 잭은 누더기 인형을 사랑하는 해골귀신이다. 잭은 유령마을의 근사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산타클로스를 납치하고 인간마을로 내려가 아이들의 양말에 무시무시한 선물을 넣어준다.
  그러나 그는 악인으로 묘사되기 보다는 고독하고 유쾌하며 호기심 많고 노래도 잘하는 근사한 해골귀신으로 보여진다. 그는 누더기 인형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카리스마적인 분위기마저 지니고 있다.
  이 영화는 팀버튼 자신이 직접 원작자로 나서고 있다. 모호한 선악구분과 비정상적인 크리스마스. 가슴 한구석이 허전해 오는 외로움등은 팀버튼의 불우하고 고독한 성장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인형을 조금씩 움직이며 한장면 한장면씩 찍어야 하는 스톱모션 기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의 전편에는 매혹적이고 환상적인 오페라틱 스코어가 깔려 음악영화로도 손색이 없을 묘미를 선사한다.

김녹연(중문ㆍ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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