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운영진과의 만남

 캠퍼스의 낭만은 여러 가지 색깔을 지닌다. 가령 미래를 향한 도전은 붉은빛을 내고, 갓 성인이 된 순수함은 햐얀빛을 연출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아름다운 것은 핑크빛, 연애의 낭만이 아닐까? 이 빛에는 누구나 호기심을 갖고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있다. 대학생활의 단꿈에 젖어있는 신입생이라면 그 빛은 더욱 찬란하다. 이럴 때 눈에 들어오는 곳이 있으니 바로 “충남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이하 ‘충좋사’). 다음 카페에서 ‘충남대’를 검색하면 가장 처음 나오는 카페로 그 이름에서도 설레임이 묻어난다. 햇빛 좋은 날 ‘충좋사’ 카페의 운영자 이준형(독문·04) 학우와 카페 아이디 ‘지메르’ 학우를 만나봤다.

 언제나 우린 3자일뿐
 2003년 10월 25일 처음 문을 연 ‘충좋사’는 이제 겨우 5살이지만 회원수가 약 2만 3천명에 이르는 제법 덩치 큰 꼬마다. 그리고 이 꼬마 녀석의 부모격인 사람들이 운영자. 뼈를 깎는 고통이 자식 키우는 일이라는데 부모로서 그들의 역할에 대해 물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 역할은 그리 크지 않다”며 “‘충좋사’는 학우들이 키워나가는 공간”이라 덧붙인다. 학우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온라인 공간에서 그들은 공간제공자로서 제3자의 역할을 하며 학우들의 참여를 유도할 뿐이다.

 제발 악플은 그만!!
 운영자의 역할에 대해 겸손하게 이야기했지만 사실 온라인 카페의 성패는 치밀한 관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공한 카페들의 맥을 잇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은 “악플에 대처하기가 정말 힘들다”는 한 마디로 정의된다. “우리도 학생이기에 24시간 모니터링은 불가능하다”며 빠르게 악플을 삭제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는 운영자들. 또한 악플이 아니어도 익명을 통한 선정적 글들 또는 학교서열을 조장해 올린 글들도 처치 곤란이라며 한숨을 토한다. 이어 “우리 카페의 회원은 대학교라는 울타리에 있는 사람들”이라며 “대학생쯤 되었으니 성숙된 온라인 문화를 보여주자”고 학우들에게 당부했다.

 ‘충좋사’는 학우들의 이야기가 있는 곳
 ‘충좋사’는 점점 더 그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사실 첫 목적은 카페이름 그대로 충남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찾아달라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단순 이성문제만이 아닌 충남대에 관한 정보 공유의 장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거주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학우들의 요구에 맞춰 ‘충대타운’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코너를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카페의 영역이 커지다 보니 운영진들은 무리한 요구를 받기도 한다. 이 군은 “가끔 상업적 목적을 지닌 사람들로부터 회원들에게 전체메일을 보낼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그 일례를 소개했다. 하지만 운영진들은 이러한 요구를 모두 거절한다. 학우들이 만들어가는 카페인 ‘충좋사’의 순수한 목적을 퇴색시키길 원치 않기 때문이다. 학우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카페의 원칙을 지켜나가는 운영진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이었다. 

후드티에 MLB모자?!
 카페가 커지면서 더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가는 공간이 됐지만 역시 ‘충좋사’의 대표 게시판은 ‘나만의 왕자’와 ‘나만의 천사’이다. 매일 같이 올라오는 수많은 학우들의 글을 모두 확인하는 운영자들이 종합해볼 때 학우들에게 인기 있는 남성, 여성은 각각 어떤 타입일까?
 여학우들의 경우 “키 180이상에 차를 갖고 있고 후드티에 MLB모자를 쓰고 있는 남자를 좋아하더라”라며 취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반면 “남자들은 궁동 근처에서 알바하는 예쁜여자를 좋아한다”고 말해 여자와는 다른 남자들의 단순함을 보여줬다. 한편 그들은 게시판에 오르기 위한 방법으로 “정문 앞 신호등 근처에 있으세요”라는 팁도 전한다.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점차 대학생들의 교류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지금, 이 정도로 학우들의 관심이 모이는 장이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운영자들도 그러한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활동 중이며 “학우들이 카페에 관심을 갖고 찾아와 준다면 우리는 이곳을 계속 지킬 것이다”는 의지를 다진다. 그리고 그들은 마지막으로 외친다. “‘충좋사’에서는 카페 운영에 관심 있는 학우를 찾습니다. 언제라도 운영을 맡고 싶은 학우들에게 기회가 열려 있으니 마음 놓고 두드려 주세요!”

이기복 기자 lkb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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