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느끼자

“TㆍV를 통해서 본 농촌은 무척 힘들게 느껴졌어요. 같이 일하면서 몸으로 느껴보고 싶어요.”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같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행동을 통해서 직접 부딪혀 보고 싶습니다”
 농활을 떠나는 1,2학년들의 말이다. 확실히 우리나라의 대학사회는 무언가 새로운 경험을 시도할 수 있는 곳인가 보다. 호미질 한 번 안해본 새내기들도 대뜸 농촌봉사활동(이하 농활)을 나서는 것을 보면 그들에게 농촌은 아직도 호기심의 대상인 것 같다. 농활 역시 새로운 경험중 하나로써 질퍽한 논과, 메마른 밭을 잠시나마 일구어 본 사람이라면 그곳에서 느끼는 향수와 같은 애틋한 정으로 인해 또 다시 농촌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농촌을 우리 마음의 고향, 언제나 돌아갈 수 있는 어머니의 품처럼만 생각한다면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제대로 느끼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지금의 농촌은 무척이나 어렵다. UR타결로 밀려오는 수입 농산물과 쌀의 시장경제화,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많이 가는 의료보험, 열악한 복지시설 등으로 농촌은 메말라 가고, 황폐해져 가고 있다. 지금 세계는 인구의 10~20% 만이 풍족하게 먹고 산다고 한다. 이는 곳 현재의 식량위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잘 말해주고 있는데 우리 대학인들은 거의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식량의 위기를 농촌 살리기와 연관시키는 듯 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로 보나 국제적으로 보나 식량위기는 안심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그리고 농촌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규모로 볼땐 작을지도 모르겠지만 생존과 관련한 본질적인 생활 문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고 농촌을 기반으로 한 우리의 전통은 국민들의 정서적인 고향이라고 할 수 있겠다. 확실히 농촌에는 우리들을 이끄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은 아마 땅을 일구며 자연의 혜택을 받아가며 살아가는 농민들의 정(情)일 것이다. 생명이 붙어있는 모든 사물에 대한 정, 특히 인간들에 대한 정이 우리들에 대한 정이 우리들을 돌아오게 한다. 이제 농활을 다녀온 학생들이 다음에 농촌을 찾을 때면 이러한 소리들을 했으면 한다.
 “거머리와 새참이 생각나구요. 아저씨들이 며느리 삼고 싶다는 소리와 일 잘한다고 칭찬해주는 소리가 듣고 싶습니다.” 라는 농촌을 진정으로 걱정하고 농민의 마음을 이해해줄 수 있는 소리를 말이다.

박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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